입력 : 2014.06.04 15:38 | 수정 : 2014.06.04 15:48
“중국이 앞으로 25년 내에 민주국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세계적인 민주주의 이론 대가인 래리 다이아몬드(Larry Diamond)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는 지난 1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톈안먼(天安門)민주대학’ 개교식 강연에서 중국 정치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톈안먼민주대학은 1989년 톈안먼사태 당시 시위 현장에서 만들어졌다가 계엄군 진압과정에서 하루만에 해체된 학교로, 톈안먼사태 25주년을 사흘 앞둔 지난 1일 사이버대학 형태로 미국에서 다시 문을 열었다.
스탠포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을 겸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민주화의 조류는 전지구로 확산되고 있으며, 전세계 국가의 60% 이상이 선거를 통해 정권을 선출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도 지역 국가의 50% 가량은 민주 국가”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 국가가 발전하면서 국민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문맹율이 떨어지면서 수명이 연장되면 국가가 민주화될 가능성도 올라가게 된다”면서 “중국도 이런 방향을 향해 발전하고 있으며 정치 개혁 압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시민사회는 성장하고 있고 국민들의 정치 의식도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중국 정부가 겉으로 매우 자신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녀나 재산을 외국으로 보내는 것을 보면 그들도 미래에 대해 그다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경제 성장을 지속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고, 성장을 계속하게 되면 더 많은 정보와 교육, 독립적 사고 능력을 갖춘 시민들이 정치 개혁 요구를 제기하게 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중국식 독재 통치는 25년 이상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다만, 중국의 민주화 과정이 비폭력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공산당이 더 많은 자유와 정치 다원화, 시민 활동의 공간을 허용하는 형태로 점진적으로 민주화된 사회로 전환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왕톈청(王天成) 전 베이징대 법학원 강사는 “중국 공산당은 이미 탐욕과 부패에 눈이 멀어 스스로 점진적인 민주화를 이뤄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중국 독재정치는 어느날 돌발적인 방식으로 붕괴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톈안먼사태는 1989년 5~6월에 걸쳐 베이징 톈안먼 광장 등지에서 벌어진 학생·지식인·노동자의 민주화 요구 시위로, 중국 당국은 그해 6월4일 인민해방군 27군을 동원해 이 시위를 유혈 진압했다. 진압 과정에서 수백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식 사망자 집계는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