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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남일보]`식품 천일염` 기회를 살리자

화이트보스 2014. 10. 5. 13:51

'식품 천일염' 기회를 살리자
(1)뒤떨어진 유통 시스템
도매상이 가격 '좌지우지'
전체물량 70% 중간상 통해 유통
시장 주도…산지가격까지 왜곡
"생산자유통센터 설립 서둘러야"
입력시간 : 2008. 11.17. 00:00


 

 

막바지 소금 수확이 한창인 영광 염산의 한 염전. 날씨가 좋아 대풍을 이룬데다 올해부터는 식품으로 지위까지 바뀌었지만 판매의 대부분을 재래식 유통망에 의존하면서 미래산업으로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천일염이 올 초부터 광물에서 식품으로 지위가 바뀌면서 전남을 이끌 미래 산업으로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전남도도 '천일염 산업화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천일염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염부(鹽夫)들에게 이 같은 장밋빛 청사진은 아직도 남의 얘기나 마찬가지다. 법적 지위만 바뀌었을 뿐, 값싼 수입산 소금은 여전히 시장을 뒤흔들고 있고 재래식 유통 시스템 또한 천일염 산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전남의 특화산업인 천일염의 현황과 과제를 5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버릴 수도, 그렇다고 싸게 팔 수도 없어 이렇게 창고에 쌓아둔 채 빚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안 신의면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는 윤인우(50)씨는 요즘 천일염이라는 말만 들어도 울화통이 치민다. 올해부터 소금이 식품으로 바뀌면 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말만 믿고 무리하게 염전을 확장해 올 한해 2만포대(1포대 30㎏)의 천일염을 생산했지만 가격이 형성되지 않으면서 한 포대도 팔지 못한 채 그대로 창고에 쌓아두고 '또 다른' 빚을 내 생활비를 감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씨는 "생산비와 인건비를 감안하면 최소한 한 포대에 8000원은 받아야 하는데 현지 거래가격이 5700~5800원에 머물러 원가에도 못 미친다"면서 "식품으로 바뀌어 효자가 되기는커녕 울며 겨자 먹기로 값이 오를 때만 기다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국의 염업자 1200여 명이 모여 설립한 대한염업조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조합 관계자들은 조합이 보유한 올 재고분이 19만 포대에 이르지만 이 물량이 모두 시장에 출하될 경우 천일염 가격을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아 판매를 줄이면서 극심한 자금경색에 시달리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국내산 천일염이 식품으로 인정받은 지 8개월여가 지났지만 기대를 모았던 천일염 산업은 여전히 활기를 찾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천일염 산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농협이나 중간 도매상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재래식 유통방식.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산 천일염은 중간도매상과 농협을 통해 전체의 70%가 유통되고 염업조합이나 택배 등 자가 판매는 10%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해 전남에서 생산된 25만8000톤의 천일염 가운데 18만여 톤이 중간 도매상과 농협을 통해 판매되는 셈.

더욱이 유통 물량의 53%인 13만2000톤을 점유한 도매상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무기로 생산자간 가격경쟁을 유도하거나 자체 보관중인 물량을 이용해 가격을 조절하는 등 천일염 시장을 주도하면서 산지 가격마저 왜곡시키고 있다. 실제 천일염은 광물로 취급되던 지난해 이맘때 30㎏들이 한포대가 7000~8000원선을 홋가했지만 식용으로 바뀐 지금은 5700~5800원으로 오히려 30%가까이 떨어졌다. 도매상들이 이미 확보해 둔 물량으로 가격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안 사옥도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는 신택근(46)씨는 "생산자가 팔고 싶을 때 파는 것이 아니고 도매상이 필요할 때 팔아야 한다는 것이 천일염 유통의 가장 큰 문제"라며 "유통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천일염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김성보(57ㆍ영광 염산)씨도 "천일염은 유통 단계가 복잡해 과다한 유통비용이 발생하고 도매상과 생산자간 세력불균형으로 산지 가격까지 도매상이 좌지우지 한다"면서 "생산자들의 목소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산지유통센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통방식도 문제다. 소비자의 인식이나 시장 여건 등 모든 것이 바뀌었지만 천일염만은 아직도 30㎏짜리 단순 PP 포대 판매가 대부분으로 상품성뿐만 아니라 제품의 신뢰성까지 떨어뜨린다는 것.

대한염업조합 박석재 업무지원팀장은 "식품으로 바뀌었지만 포장을 개량하거나 유통단위를 바꿔 시장에 나가는 물량은 전체 출하량의 1%도 안 된다"면서 "부가가치와 제품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통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ㆍ사진=이용환 기자 hwany@jnilbo.com

출처 : 나의살던 고향 비금도사랑
글쓴이 : 돌고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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