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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인생을 바꾼 5.18이 안쓰러운 이유

화이트보스 2015. 5. 18. 13:42

내인생을 바꾼 5.18이 안쓰러운 이유

글 | 김석수 직접민주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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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광주 금남로의 모습. /조선DB.

뭇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도 5.18로 인해 인생길이 바뀐 사람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사회는 아직도 5.18을 전선으로 해서 이쪽과 저쪽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심지어 김대중팔이, 노무현팔이, 종북팔이, 빨갱이팔이 못지 않게 5.18을 팔며 먹고 사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미래로 나가지 못하고 과거를 선동하며 먹고 사는 인생들이지요. 물론 5.18정신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들은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러니 낡음과 낡음의 대결이 수십년째 되풀이 되는 사이 양극화로 인한 민생은 피폐해지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말입니다. 과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면 갈등과 대립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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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수 직접민주연구원 원장.
전두환의 쿠데타와 광주학살, 그리고 민주화요구를 짓밟은 폭력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니 생략합니다. 문제는 그런 전두환을 두둔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단순한 경상도 지역주의 때문만은 아닙니다. 생활과 경험으로 전두환을 인정하는 국민도 적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전두환 집권 때 경제가 잘 나갔습니다. 당시 세계경제가 3저(저금리, 저달러,저유가) 호황시대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본주의시장경제에서 호황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닙니다. 경기가 활성화될 때에 어김없이 따라오는 '사고뭉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물가인상(인플레)입니다.
 
근데 전두환정권이 이 물가를 잡았습니다. 임기내내 1 자리수로 물가를 잡았습니다. 그러니 일반 서민들은 살기가 좋습니다. 경제는 활성화되어 소득은 올라갔는데 물가는 안올라갔다, 그러니 서민들은 전두환시대가 가장 살기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저같이 전두환과 죽기살기로 싸웠던 사람들이 그 시절의 서민생각을 알 수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국민을 총칼로 학살한 정권을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쳐있었지요. 대학 때려치고 공장으로 들어가 시행착오만 되풀이하느라 청춘을 다 보냈으니 지금도 전두환 생각만 하면 이가 갈립니다.
 
그러나 민족, 민중, 민주(3민)를 떠들면서도 정작 당시 서민들 생각을 알아보려 하지도 않은 저의 태도를 보면, 한쪽만(앞만) 바라보게 눈을 만든 조물주의 섭리를 이해하게 됩니다. 종합적인 관점이 없었던 것이죠.
 
정작 문제는 패륜적 전두환과 서민경제 살린 전두환이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대립하고 투쟁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쪽은 민주화운동 세력으로, 다른 한쪽은 경제살리기 세력으로!
 
생각해보자구요. 지금의 시대정신이 민주화투쟁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보다는 더 앞선 의제가 있습니다. 양극화로 피폐해진 민생경제살리기, 더 구체적으로는 소득을 뒷받침할 좋은 일자리만들기라고 봅니다.
 
가정과 일이 균형이루는 선진복지사회, 빈부격차를 줄이고 미래를 대비하는 사회경제체제, 이것이 우리시대의 시대정신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좌절로 인한 자살 속출과 묻지마 살인과 같은 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우리 사회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금 우리 앞에 놓여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사회 일부는 지금도 허깨비 같은 민주화투쟁으로 날을 지새고 있습니다. 유승민의 국회연설내용을 보면 민주화투쟁의 대상들이 더 많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민주팔이하는 이들의 해법을 보면 낡은 20세기 냉전시대의 무책임한 좌파정책들이 줄을 잇습니다. 그 정책들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고, 좋은 슬로건과 좋은 말은 다 갖다 붙이고 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왜 그들이 국민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지요.
 
그러니 제 눈엔 5.18을 맞아 아직도 5.18팔이에 정신빠진 이들이 한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전야제에 참석한 김무성대표 쫒아내는 것으로 할일 다했다는 태도도 답답한 대목이지요. 보훈처장이라는 자가 아직도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합창으로 우기고 이를 방조하는 박 대통령이라는 원인제공이 있습니다만, 어쨌든 대통령에 대한 암묵적인 저항의 표시로 전야제에 참석한 여당대표를 몰아내는 것은 스스로를 국민속에서 소수로 고립시키는 짓이라는 걸 저들은 모릅니다.
 
시대는 시대정신을 실천해나가는 사람을 선택합니다. 지금의 야권에선 김대중과 노무현 정도가 그런 길을 걸어갔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사람이 눈에 띄질 않습니다.
내 인생을 바꾼 5.18이 2015년에는 안쓰러운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