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추도식장에서 갈등 불 지른 친노의 자폐 정치
동아일보
입력 2015-05-25 00:00:00 수정 2015-05-25 00:00:00
노무현 전 대통령의 6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일부 추모객에게서 욕설과 물병 세례를 받았다. 추모객 일부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겐 환호한 반면 같은 당 김한길 박지원 의원, 무소속 천정배 의원에게는 욕설과 야유를 보냈다. 경건한 추모의 자리가 돼야 할 행사가 증오와 갈등의 정치적 소용돌이로 얼룩졌다.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정권 교체를 하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통탄스러운데 분열하는 모습을 보면 노 대통령께서 어떤 심정일까 싶다”며 “노무현의 이름을 앞에 두고 친노(친노무현) 비노(비노무현)로 갈등하는 모습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친노 좌장으로서 추도식장에서 벌어진 몇몇 친노 인사의 행패와 부끄러운 모습에 대해 사과하지는 않았다.
추도식에서 유족 대표로 인사말을 한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 씨도 ‘증오의 정치’에 불을 지피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노 씨는 여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김무성 대표를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국가 기밀을 읊어 대고 불쑥 나타나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다”라고 비꼬았다. 노 씨는 “제발 나라 생각 좀 하라. 국체를 소중히 여기라”는 훈계도 했다. 부친을 잃은 자식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더라도 고인을 애도하러 먼 길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유족 대표로서 할 말은 아니었다.
노 전 대통령이 죽음에 이르게 된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 그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은 국가 영토 포기 의혹의 출발점이 된 게 분명하다. 노 씨의 발언으로 이 문제가 다시 정치적 논란이 되고 국가적 갈등으로 이어지는 게 고인이 원하는 바는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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