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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한국 칭찬하다가 불법시위를 보고는...

화이트보스 2015. 11. 24. 16:12

대만에서 한국 칭찬하다가 불법시위를 보고는...

 최근 8만~1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시위’ 광경을 대만과 홍콩 TV를 통해 정말 오랫만에 보면서 필자는 아마 누구보다도 할 말이 많고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고백한다.

24년 전인 1991년 6월 필자는 대만에서 조선일보에 ‘한국 대학생 시위-이웃 나라가 비웃는다’란 글을 실어 한국 대학생들에게 시위를 자제해 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며칠 지나 경남 진해시에 사는 독자 양상후씨는 나의 졸고를 읽고 난 후, 나를 ‘바른 말을 하는 사람’으로 평가해 주었다. 당시 나에게는 너무나 고마운 ‘후원자’가 생겼다. 왜냐하면 나는 이 졸고 때문에 대만 직장(외교부)으로부터 징계를 받을 지경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양씨 덕분에 그냥 쉽게 넘어 갈 수 있었다. 바른말을 하는 사람을 징계하다니…말이나 될 일인가!


 
광화문 광장의 불법 시위. /조선DB 광화문 광장의 불법 시위. /조선DB십 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이 말해 주듯이 보릿고개를 겪던 대한민국은 오늘날 눈부신 세계 경제 10위권에 들어가는 국가로 성장했다. 그리고 여러 국가의 주목과 선망을 받고 있다. 필자는 대만, 태국, 중국에 살면서 유명 관광지 어느 곳에 가도 한국 관광객을 만날 수 있고 반갑게 서로 인사도 건낸다. 불행히도 딱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폭력 시위가 아닌가 생각된다. 1960년대, 필자가 10 살 때로 기억한다. 고무신에 ‘빤스’만 입고 어른들 따라 고령 경찰서 앞에서 돌을 던지는 소위 4·19 학생 의거에 참가한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 대한민국은 그렇게 ‘약소’한 국가가 아니다.

한국이 ‘한강 기적’에 ‘아시아의 4마리 용’이란 칭송을 받고 있을 때, 대만은 깊은 자극으로 언론에서 ‘한국을 배우자’, ‘한국은 할 수 있는데 왜 우리는 못하는가’, ‘한국 정신’ 등 구호를 계속 외치고 있었다. 사실 필자는 대만에서 ‘한국정치평론가’로 활약한지 30~40년이 된다. 그 동안 신문, 잡지에 투고한 글이 꽤나 많다. 책을 몇 권 낼 정도라 하겠다. 대부분 내용이 한국 정치에 관한 글들이다. 한국을 높히 평가하고 대만이 배워야 한다는 주장들이라 이곳에서는 나를 ‘한국 사람’으로 오해할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작년 대만에서 발생한 대학생 시위가 대만 국회 의사당을 불법 침입하여 장장 21일 동안 점거하고 있을 무렵, 나는 한국 경찰이라면 몇 시간만에 학생들을 의사당에서 몰아 낼 것이라고 대만 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하였다. 또 근자에는 한국 야당은 정부가 교과서 내용을 ‘친일’할까봐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는 반면, 대만 야당은 국정 교과서 내용을 ‘친일’쪽으로 편찬하도록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것을 신문 기고를 통해 비판한 적이 있다. 이번 폭력 시위로 필자의 ‘한국 사랑’ 노력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난도 교수의 저서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에는 이런 글이 실려 있다. 한국은 역시 ‘동방 예의지국’이라는 것을 찾아 볼 수 있는 대목이라 매우 흥미롭다.

며칠 전 둘째아이 학교에 간다고 열심히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있던 아내에게 물었다.
“왜 미국에서 애들 학교 갈 때는 안 하던 화장을 여기서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
아내의 너무나도 간명한 대답.
“여기는 보는 눈이 많잖아.”

한국을 보는 눈은 이젠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가 다 지켜보고 있다. ‘민주노총’이다 ‘조계종’이다 구분 없이 대한민국의 ‘얼굴’을 함께 더욱 아름답게 화장할 때다.

유순달/한국(경북 고령)에서 중국화교로 태어나 대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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