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기준 GNI는 4.6% 늘어
최근 원·달러환율 상승 탓도
총투자율은 ‘98년 이후 최저’
경기전망 어두워 소비도 위축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이후 6년 만에 감소한 것은 지난해 수출이 12개월 연속 감소한 데다
투자, 소비 등이 부진해 경제성장률이 2.6%에 그친 영향이 크다. 달러 환산 기준이어서 원·달러 환율이 전년보다 상승(원화 가치 하락)한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4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5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7340달러(약 3093만5000원)로 전년(2만8071달러)보다 2.6%(731달러) 감소했다.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5524달러로 2014년 1만5922달러보다 감소했다. PGDI는 국민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으로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과 밀접한 지표다.
한은은 이 같은 1인당 GNI 감소가 원·달러 평균 환율 상승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1인당 GNI는 달러화로 환산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로 표시하는 국민총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131.5원으로 2014년 달러당 1053.2원 대비 7.4% 상승했다”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였던 것이 GNI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원화 기준으로 1인당 GNI는 2014년 2956만5000원에서 지난해 3093만5000원으로 4.6%(137만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국민소득 감소는 환율 효과에 더해 실질 경제성장률을 비롯해 소비, 투자, 수출 등의 경제지표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침체한 경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로 2014년 3.3%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2012년 2.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간 GDP 증가율(실질 기준)을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1.3%에 그쳐 전년(3.5%)보다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총저축률은 35.4%로 2004년(35.5%)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았고, 가계 순저축률도 2000년(8.4%)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 국내총투자율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8년(27.9%)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가처분소득이 증가했지만, 소비와 투자는 줄고 저축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유효 소비가 크게 줄었다는 게 문제”라면서 “경제에 대한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저축은 늘리고 투자는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장기적으로 구조개혁을 통해 투자 확대를 이끌면서 단기적으로 소비·투자 심리가 너무 위축되지 않도록 재정 집행 등을 통해 유효소비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