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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 발전 위한 3大 전략

화이트보스 2016. 3. 28. 11:59



글로벌 침체에도 中 관광객 2배 느는데… 한국行 주춤, 日·태국으로

  •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입력 : 2016.03.28 00:09

[관광산업 발전 위한 3大 전략]

- 떠오르는 아시아·태평양 관광 시장
2030년엔 관광객 5억3000만명… 세계 관광 시장 성장세 주도
- 해외 관광객 유치 전쟁
韓, 지난해 中 관광객 2.3% 감소… 日·태국 찾는 발걸음은 늘어
- 성장하는 관광 시장 차지하려면
국가전략산업으로 추진하고 다시 찾는 관광객 늘려야… 지방 관광 활성화로 인프라 구축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세계경제는 우울합니다. 언제 장기 침체로 접어들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혀 분위기가 다른 산업이 하나 있습니다. 관광입니다.

OECD가 예상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 반면 ITB(국제관광박람회) 세계 여행 동향 보고서(World Travel Trends Report)가 추정한 관광 시장 성장률은 4.4%에 달합니다.

이 성장세를 주도하는 지역은 아시아·태평양입니다. 성장률도 6.1%로 다른 대륙과 비교해 월등하고 2030년까지 5억3000만명 관광객이 세계를 누빌 전망입니다.

그중에서도 중국인 관광객이 핵(核)입니다. 이들은 2005년 3000만명에서 2010년 5700만명, 2015년 1억2000만명까지 숨 가쁘게 해외로 나가고 있습니다. 과거 한때 세계를 돌아다니던 일본인을 빗대 중국인 관광객을 '신일본인(New Japanese)'으로 부르는 나라도 있습니다. 이런 국가들은 '차이나 마니아(China Mania)'를 자처하면서, 중국인을 반기고 있습니다.

여행도 수중에 돈이 있어야 나가는 법. 아시아 지역에선 1인당 연 소득이 8000달러는 돼야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내에서 이런 지방은 톈진·베이징·상하이 등 13개 성(省)에 지나지 않았지만, 2020년에는 27개로 늘어나면서 더 많은 중국인이 해외여행길에 나서게 된다고 관광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향후 중국 최대 수출품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런 호황을 앞두고 한국 관광산업 현실은 어떨까요. 지난해 메르스라는 복병이 나타나면서 6월부터 4개월 동안 관광 시장은 한파에 꽁꽁 묶였습니다. 6월과 7월 (전년 대비) 관광 성장률은 -41%와 -53%. 그나마 메르스가 잡히면서 10월부터 회복하기 시작한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해 전체 중국 관광객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598만명을 기록했습니다. 1995년 이후 중국 관광객 상승세가 꺾인 건 지난해가 처음이었습니다.

전체 중국 관광객은 많아지는데 한국에 오는 중국인들은 줄어든 거죠. 그럼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주목할 곳은 일본입니다.

성장하는 세계 관광 시장 외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지난해 499만명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다른 나라 관광객도 1973만명 들어오면서 일본 관광업계는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여행 수지 흑자 액수만 1조1217억엔(약 11조원). 지난해 일본 사회에서는 중국인들이 무지막지하게 쇼핑을 하고 있다는 뜻의 '바쿠가이(爆買い)'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습니다.

어쩌다 한국이 주춤하니까 운이 좋았던 걸까요. 그렇게만 볼 수 없습니다. 일본은 오랫동안 무역 흑자에 따른 통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국인들 해외 관광을 권장해 왔습니다. 무역으로 번 돈, 나가서 좀 쓰고 오란 거죠. 그런데 잃어버린 20년으로 상징하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관광으로 돈을 벌자는 야심을 내보이기 시작한 거죠.

2006년 관광기본법을 '관광입국추진기본법'으로 전면 개정하면서, '관광입국(觀光立國·관광으로 나라를 일으킨다)'을 21세기 국가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국가 과제임을 천명했습니다. 2008년 국토교통부 산하에 일본 관광청(Japan Tourism Agency)을 세웠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대지진으로 관광객이 급감하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위기 탈출을 꾀했습니다. 비자 면제 확대와 중국·한국 등을 대상으로 대규모 모객 행사, 간소한 한국 출입국 절차 벤치마킹, 항공 노선 확대 등을 꾸준히 강화하면서, 면세 제도 다양화, 지방 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 관광입국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여기에 '엔저(低)'라는 초강력 무기가 장착되면서 이를 관광입국 호기로 활용하는 전략이 총리실 주도로 이뤄졌습니다.

일본에서만 교훈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태국도 그동안 정치적 불안으로 고전하던 침체기를 지나 지난해 전년 대비 관광객 수가 22.1% 늘어난 2992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이 중 중국인은 800만명. 한국·일본보다 많습니다.

태국 역시 중국인들 입맛에 맞게 육로 입국 추진, 장기 복수 비자 발급, 인기 스타 중국 공연, 대형 쇼핑몰을 통한 쇼핑 관광 활성화 등 다양한 시책을 마련했습니다. 낮은 물가·여행 비용도 다채로운 태국 내 문화와 더불어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해외에서 쓰는 돈은 2019년 26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메릴린치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핀란드 경제 규모와 맞먹는 금액입니다.

과연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한국 관광산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먼저 국가 경제 차원에서 관광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추진하는 게 필요합니다. 선언에 그치는 게 아니라 예산·인력·리더십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수출 산업으로 간주해 거시적이면서 구조적인 지원을 쏟고, 일본처럼 환율 정책을 연계해야 합니다. 수출 제조업에 준하는 세제 혜택, 지방 관광을 연결할 수 있는 교통·숙박 시설, 민간 관광 교류를 활성화하도록 외교 지원 등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둘째,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서 비전이 분명해야 합니다. 관광객 수에 집중하기보다, 양질(良質)의 경험을 하는 관광으로 변해야 합니다.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도 중요하지만 다시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아야 산업 자체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관광객 평균 체제 일수와 1인당 지출액이 줄어드는 현상은 성찰해야 할 대목입니다. 또 외래 관광객 수에서 중국이 45%, 일본 14%, 미국 6% 등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이렇게 한쪽으로 몰리면 그 나라 정치·경제·외교 상황에 따라 한국 관광 토대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셋째, 외래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국내 지방 관광 활성화가 중요합니다. 지방에서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기 어려운 건 콘텐츠 부족뿐만 아니라, 숙박과 교통 등 관광 인프라 부족이 큰 원인입니다. 외래 관광객만으로 지방 관광 수요와 수익 구조를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자국민 국내 관광을 통해 60~70% 충당하고 , 외국인 관광객이 30~40%를 차지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일본 역시 내국인 지방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전반적인 관광 인프라가 구축됐고 이게 외국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졌습니다.

관광은 행복 산업입니다. 여행 욕구를 충족시키고, 문화를 교류시키며, 경제 효과와 고용을 창출합니다. 이를 미래 전략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새로운 발상과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