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3년간 70억 투입
市, 9월까지 영향평가 용역
우선 해룡면 농주리 등 대상
연말 땅 매입·내년 시설공사
참굴 양식으로 高소득 창출
세계자연유산 등재 ‘부푼꿈’간척 과정에서 사라진 전남 순천만의 갯벌을 ‘역(逆)간척’을 통해 복원하는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 갯벌의 경제적 효용성이 간척농지에 비해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100여 배에 이른다는 국내외 연구결과가 이미 나온 가운데, 실제 경제효과가 어느 정도에 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순천만은 연안습지로는 국내 최초로 지난 2006년 람사르협약에 가입될 만큼 생태적 가치를 자랑하며,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유명 관광지다.
순천시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3년간 70억 원(국비 49억 원, 시비 21억 원)을 들여 ‘순천만 갯벌복원 1단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최근 100여 년 동안 순천만에서 간척사업을 통해 확보된 농지는 총 374.6㏊에 달한다. 이 가운데 폐염전 등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주는 면적이 40∼78㏊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는 우선 해룡면 농주리, 별량면 장산리 등에 산재한 폐염전을 사들여 갯벌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1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2단계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별량면 거치·용두리 일대의 페염전 등도 갯벌로 복원한다.
이 사업의 목적은 단순히 폐염전 등 오염원을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건강한 갯벌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갯벌 생태관광의 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안정적인 양식기반을 조성해 주민 소득창출을 도모하려는 목적도 있다. 또 1970년대 전후 크게 늘어난 간척농지로 인해 그 주변에 갈대가 급속히 팽창함에 따라 대체 습지가 필요한 점도 사업 추진의 배경이 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한꺼번에 ‘네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시는 이를 위해 오는 3월부터 9월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추진하는 것을 비롯해 갯벌환경 기초조사(4∼9월)와 영향평가 용역(5∼9월)을 실시한다. 이어 연말부터 해당 토지를 매입하고 내년부터는 해수 유통 공사, 양식기반 시설 공사 등을 추진한다.
시 관계자는 역간척을 통한 갯벌 복원의 경제효과와 관련, “과학저널 ‘네이처’ 등에는 갯벌의 경제적 가치가 ㏊당 9900달러로 간척농지 92달러에 비해 100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있다”며 “이는 생산활동의 결과물뿐 아니라 생물 서식지, 환경 정화기능, 경관 등의 가치가 망라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국내외 연구에서도 갯벌의 가치가 간척농지에 비해 수배에서 수십 배 많다고 분석됐다”며 “순천만의 경우 용역 결과가 나와봐야 구체적인 추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특히 갯벌이 복원되면 그동안 쇠퇴한 이 일대 수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략 품목인 ‘갯벌 참굴’의 양식을 유도하는 등 어민들의 고소득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 시는 더 나아가 순천만의 갯벌 복원을 세계자연유산 등재로 연결할 계획도 갖고 있다. 시는 앞서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에 관계 공무원 등을 보내 역간척을 통한 갯벌 복원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순천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