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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크루즈 관광객 폭발...2012년부터 79%씩 성장

화이트보스 2016. 4. 6. 17:21


중국 크루즈 관광객 폭발...2012년부터 79%씩 성장

  • 허욱 기자


  • 입력 : 2016.04.06 06:00

    미국 크루즈 선사 로얄캐리비안의 크루즈 여객선 퀀텀오브더씨즈호/로얄캐리비안 홈페이지
    미국 크루즈 선사 로얄캐리비안의 크루즈 여객선 퀀텀오브더씨즈호/로얄캐리비안 홈페이지
    ‘부산항의 새벽 안개를 뚫고 고속버스 124대가 22개국 승객 4737명을 나눠 싣고 부산 시내로 향한다.’

    중국 상하이를 출발한 초대형 크루즈 여객선인 퀀텀오브더씨즈호(로얄캐리비안 소속)가 지난달 31일 아침 7시 부산항에 도착한 직후 연출된 풍경이다. 퀀텀오브더씨즈호의 길이는 348미터, 축구장의 3배가 넘는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크루즈 여객선이다.

    ‘바다 위의 리조트’를 타고 부산에 도착한 여행객들은 시내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자갈치 시장, 해운대, 태종대 등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를 돌아 본 뒤 오후 6시쯤 일본 나가사키를 향해 출발했다.

    퀀텀오브씨즈호 안에 있는 수영장, 식당, 객실, 카지노 시설 /로얄캐리비안 홈페이지
    퀀텀오브씨즈호 안에 있는 수영장, 식당, 객실, 카지노 시설 /로얄캐리비안 홈페이지
    시속 22노트(40km)로 움직이는 거대한 배 위에서 승객들은 초호화 리조트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끽한다. 주로 밤에 이동하고 새벽에 기항지(배가 운항 중간에 정박하는 곳)에 도착한다. 워낙 거대해서 배의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여행객들은 끼니마다 진수성찬을 즐긴다. 일주일에 1톤 넘는 바닷가재, 10톤의 소고기를 먹어 치운다. 배 안에 호화롭게 꾸민 식당이 20여개, 객실이 2090개나 된다. 숙련된 승무원 1500명이 24시간 대기하며 손님을 모신다.

    18층 높이의 갑판 위 수영장에서 헤엄치고, 전망대에서 한가로이 망망대해를 감상한다. 심심하면 쇼핑하고, 밤에는 뮤지컬을 본다. 매일 밤 선상 카지노에선 흥미진진한 게임이 벌어진다. 밤 바다를 바라 보며 잠들면 이튿날 아침, 배는 다음 항구에 도착해 있다.

    그래픽=이진희 디자이너
    그래픽=이진희 디자이너
    세계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날 줄 모르지만 한켠에선 크루즈 여행이 뜨고 있다. 지갑이 두둑한 관광객들이 ‘휴양과 여행’을 찾아 대형 크루즈 여객선으로 몰리고 있다.

    국제크루즈선사협회(Cruise Lines International Association·CLIA)는 최근 2015년 크루즈 관광객 수가 2245만명으로 2000년(721만4000명)에 비해 3배 늘었다고 발표했다. 15년 동안 연평균 7.8%씩 늘었다.

    크루즈 여행 관계자는 “불황에도 크루즈 여행객은 증가 추세”라며 “새로운 방식의 여행을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유럽 지고 아시아가 뜬다…“아시아 시장 6년 만에 5배 성장"

    크루즈 여행은 전통적으로 북미와 유럽인들이 중심이다.

    취항지 승객수를 기준으로 북미(52.3%)와 유럽(26.4%) 시장이 78.7%를 차지한다. 아시아(10.4%), 호주(3%), 아프리카(2.7%)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다.

    유럽과 미국을 오가는 대서양 횡단 크루즈(1.4%) 여행객을 더하면 크루즈 여행객 10명 가운데 8명이 북미인 아니면 유럽인이다.

    그래픽=이진희 디자이너
    그래픽=이진희 디자이너
    최근 크루즈 시장의 중심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CLIA는 지중해 지역 크루즈 여객선 운항 수가 2년 전에 비해 2.3% 감소했다고 밝혔다. 북서부 유럽도 0.5% 줄었다. 반면, 아시아는 2.4% 증가했다.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인 카니발크루즈라인의 운항관리책임자 알란 버클로(Alan Buckelew)는 작년 5월 “아시아의 크루즈 관광객이 앞으로 6년 간 5배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폭발적으로 팽창하는 아시아 지역 크루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 1, 2위 크루즈 선사인 카니발과 로얄캐리비안이 각축하고 있다.

    카니발은 적자를 감수하고 2009년부터 자사 크루즈 브랜드인 코스타(Costa)를 중국 운항에 투입했다. 로얄캐리비안은 17만톤급 초대형 호화크루즈 여객선을 배치했다.

    그래픽=이진희 디자이너
    그래픽=이진희 디자이너
    ◆ “중국인 여행객 2012년 이후 해마다 79%씩 성장, 한국 유치 방안 시급”

    아시아 크루즈 여행의 중심은 단연 중국이다. 2014년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수는 69만7000명으로 아시아 전체(140만명)의 절반을 차지했다. 2012년부터 매년 79%씩 증가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으로 크루즈 선사들도 전망을 다시 짜고 있다. 업계와 각 기관들은 2030년 중국의 크루즈 관광객을 1000만명으로 전망했지만, 로얄캐리비안은 최근 2000만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 유명 크루즈 선사들도 앞다퉈 중국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MSC크루즈는 오는 4월 5만8000톤급 크루즈선을 투입하고, 세계 3위 크루즈 선사인 겐팅(Genting)의 스타크루즈(Star Cruise)도 올해 15만톤급 여객선을 상하이에 취항시킬 예정이다.

    카니발크루즈는 중국 현지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카니발크루즈의 브랜드 코스타, 프린세스(Princess), 홀랜드(Holland), 아이다(AIDA) 등이 참여한 중국 법인 ‘카니발차이나(Carnival China)’가 내년 설립된다.

    노르웨이안크루즈라인(Norweigian Cruise Line)도 내년 상반기 중국 이름을 붙인 16만톤급 크루즈 여객선을 신규 취항한다. 현지인 방식으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자국의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해외 자본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크루즈 승무원 교육기관 설립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 크루즈 산업이 ‘남의 집 잔치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대비책”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이미 국적 크루즈 선사 3개를 보유하고 있다. 보하이크루즈(Bohai Cruise), 스카이씨크루즈(SkySea Cruise)가 세계의 바다를 누비고 있고, 타이후크루즈(Taihu Cruise)도 취항을 준비 중이다.

    김종남 대경대 교수는 “중국을 중심으로 동북아 크루즈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크루즈 관광객들을 한국으로 유치할 구체적인 방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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