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정치, 외교.

김종인 “낭떠러지서 구해놨더니 문재인 엉뚱한 생각

화이트보스 2016. 4. 25. 13:29



김종인 “낭떠러지서 구해놨더니 문재인 엉뚱한 생각”

실시간 트렌드 뉴스 순위 101
PDF인쇄기사 보관함(스크랩)
‘김종인-문재인’, 총선 전까지만 해도 선거 결과를 놓고 ‘공동 운동체’라는 평가를 받던 두 사람의 관계가 악화일로다.

22일 회동 이후 ‘각자의 길’ 가나
김 “당신 편 발언 통제하라 했더니
문, 말 안 듣는 친노도 많다고 대답
거기에 대고 내가 뭐라고 하나”

총선 이후 지도체제 문제를 교통정리하지 못해서다. 급기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입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더 이상 안 본다”는 말까지 나왔다. 2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다. 총선이 끝난 지 11일 만의 일이다.

22일 두 사람은 만찬 회동을 했다. 김 대표가 향후 당 대표를 맡아야 하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회동 이후 양측이 서로 다른 말을 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표가 ‘경선에서 나서시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관심이 없다고 했고, 당이 정비를 하려면 현 비대위 체제를 조금 더 가지고 가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를 열어 서로 경쟁하다 보면 (비례대표 공천 순번을 주류 측이 뒤집은) 중앙위원회 같은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데, 그렇게 과거로 돌아가는 식으로 하면 이 당은 희망이 없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합의추대든 경선이든 당권에 욕심이 없다’고 말해 저도 ‘출마하시면 괜히 상처만 받게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합의추대론’은 그래서 사실상 힘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비대위 체제 연장에 대해선 즉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골이 오히려 깊게 파인 양상이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문답.
 
기사 이미지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사진)와 문재인 전 대표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두 사람은 지난 22일 만찬 회동을 했으나 오히려 회동 후 잡음이 커지고 있다. [중앙포토]

 
질의 :만찬에서 나눴다는 대화의 내용이 서로 조금씩 다른데.
응답 :“문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내가 출마하면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더 이상 개인적으로는 문 전 대표를 안 만날 것이다. 믿을 수가 없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려는 것을 구해놨더니 문 전 대표와 친문(親文)이라는 사람들이 이제 와서 엉뚱한 생각들을 한다.”
질의 :문 전 대표가 아니라 주변 인사들이 그런 논리를 펴는 것 아닌가.
응답 :“별개는 무슨 별개냐. 같은 사람들이지. 그래서 내가 만찬에서도 친노, 즉 당신 편은 당신이 통제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문 전 대표가) 청와대 행정관 등을 한 사람은 많지만 자기 말을 안 듣는 친노도 많다더라. 거기에 대고 내가 뭐라고 하나.”
질의 :대선 때 문 전 대표를 돕지 않을 생각인가.
응답 :“내가 어느 특정인을 위해 하긴 뭐를 하나. 선거를 끝냈으면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냉철한 분석도 해보고 해야 하는데(그 사람들은) 결과가 좋으니 그냥 기쁜 거다. 대통령을 하고 싶은 사람이면 모든 걸 스스로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
질의 :문 전 대표는 대선 때 수권비전위원회를 만들어 경제민주화 추진을 위한 역할을 맡아달라는 입장인데.
응답 :“대선 후보로 확정된 것도 아닌데 그런 제안이 말이 되나. 특히 기분이 나쁜 게 호남 표 안 나오는 게 나 때문이라며 책임을 돌리는데, 내가 그런 수법을 모를 줄 아나.”
 
기사 이미지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사진)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두 사람은 지난 22일 만찬 회동을 했으나 오히려 회동 후 잡음이 커지고 있다. [중앙포토]


김 대표는 한때 ‘햇볕정책 수정론’을 제기한 일이 있다. 이를 호남표와 연결해 비판한 인사는 정청래 의원이다.

문 전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유지’ 문제와 관련해 “선거에서 고생한 걸 위로하는 편한 자리에서 나눴던 얘기가 자꾸 (외부로) 나오는 게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 전 대표는 “김 대표가 대선 때까지 역할을 계속 하셔야 한다. 가칭 ‘수권비전위원회’ 등을 맡아서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과 대안을 발전시켜 주신다면 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단독] 김종인 “당대표 추대 논란 자체가 불쾌” … 문재인은 침묵
② 문재인 "김종인 추대 논란 개입하지 않겠다"
"문재인 더는 안 볼 것… 친문사람들 괘씸하다"

DA 300


더민주는 오는 7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전·현직 대표의 갈등기류속에 정해진 일정대로 대표 경선을 하느냐, 아니면 전대를 연기하고 당분간 김 대표의 비대위 체제를 유지할 것이냐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게 됐다.

문 전 대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친문계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까지 “계파 싸움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전대를 다소 미루는 안을 토론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당 대표 후보로 꼽히는 김진표 당선자도 이미 “비대위 체제를 연말까지 연장하고 전당대회를 해도 늦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 대표로 나설 후보들이 반대하면 전대는 예정대로 치러야 한다. 전대 출마 의사를 밝힌 송영길 당선자는 “전대 연기는 기득권층의 논리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김성탁·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단독] 김종인 “낭떠러지서 구해놨더니 문재인 엉뚱한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