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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를 중국 이류업체에? “먹튀 우려 높은데 전략이 없다”

화이트보스 2017. 2. 6. 13:06


금호타이어를 중국 이류업체에? “먹튀 우려 높은데 전략이 없다”

뉴스1

입력 2017-02-06 07:48:00 수정 2017-02-06 09: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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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모습(금호타이어 제공)/News1
그래픽=방은영 디자이너© News1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국내 2위 타이어업체 금호타이어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산업계에선 한국 정부가 오랫동안 힘들게 축적해온 기반산업을 산업정책상 전략적 판단없이 자본시장 논리로만 중국에 팔아넘기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인수, 비오이그룹의 하이디스 인수 등에 이어 이번에도 중국계 자본의 먹튀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2월 중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다.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계약 이후 한달 안에 권리 행사여부를 결정해야한다. 이때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거나 자금조달에 실패하면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에게 넘어간다. 

고용승계 등을 약속한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자에 선정됐지만 이를 지킬지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 특히 중국업체 입장에서 큰 효용가치가 없는 금호타이어의 국내공장 매각을 추진할 경우 기술유출 및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버스 타이어업체 더블스타, 금호타이어 기술력에 '눈독'

중국계 기업인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경계하는 배경은 크게 3가지다. 일단 매출기준 국내 2위 업체인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게 넘어가면 기술 및 영업망을 흡수한 중국업체들이 글로벌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02년 국내 1위, 글로벌 9위에 이름을 올렸던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전까지 국내 타이어부문 선도 기업으로 여겨졌다. 항공기 타이어 생산능력을 갖춘 금호타이어는 2006년 세계 최초로 아로마 타이어 및 32인치 초고성능 타이어를 개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더블스타는 그동안 버스 및 트럭용 타이어 공급에 주력해왔던 글로벌 30위권의 타이어 회사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품에 안게 되면 글로벌 순위 톱10 업체로 단숨에 뛰어오르게 된다.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하면 몸집도 커지지만 큰 노력 없이 열세에 놓였던 승용차 및 항공기용 타이어 생산 기술 확보가 가능하다.  

금호타이어가 거래해왔던 글로벌 자동차업체와의 판매채널까지 더블스타가 흡수하게 된다. 이럴 경우 그동안 '메이드 인 코리아'를 강조하며 해외에서 공동전선을 펼쳐왔던 한국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업체들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 中현지 공장도 더블스타 손으로 


금호타이어 핵심자산인 해외공장이 모두 더블스타에게 귀속된다는 점도 감안해야할 부분이다.  

중국 칭다오와 시안 2곳에 공장을 보유한 더블스타는 그동안 신규 생산시설 확보에 공을 들였지만 중국 정부의 공장 건립 제한 정책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더블스타는 이에 대한 해법을 금호타이어 인수에서 찾았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남경과 천진, 장충 등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2000만개로 추산된다.  

워크아웃 이후 설비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산능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가동률만 끌어올리면 더블스타는 중국 내 생산량과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미국 현지 생산시설인 금호타이어의 조지아 공장도 더블스타에겐 매력적인 자산이다.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매기고 있는 미국 시장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어서다. 현지 공장의 효용가치를 감안하면 더블스타가 제안한 9600억원은 그리 큰 금액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규모로 봤을 때 몸집이 금호타이어 10분의 1수준에 불과한 더블스타가 기술력과 노하우에 무임승차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 회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해외공장 등 국부유출에 따른 국내 타이어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더블스타의 매출액은 2100여억원으로 금호타이어 2조1570억원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 "제2 쌍용차 사태 재현될라"…국내공장 매각가능성 배제 못해

무엇보다 쌍용차에 큰 상처를 남겼던 차이나머니의 먹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더블스타가 고용승계 등을 약속하며 비가격요소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이를 지킬지는 장담할 수 없다. 더블스타에게 광주와 곡성, 평택 등 3곳에서 운영 중인 금호타이어의 국내 공장은 큰 효용가치가 없다.  

국내에서 제조한 타이어는 프리미엄이 붙지만 인건비나 수출선을 감안했을 때 더블스타에게 꼭 필요한 핵심자산은 아니다. 여기에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가 2014년 워크아웃 졸업 당시 채권단으로부터 상환을 2년간 유예 받았던 부채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한다. 

공장설비 고도화 등 추가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부채압박이 심화되면 금호타이어의 국내공장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금호타이어는 더 이상 국내기업으로 볼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국내공장 3곳에서 일하는 생산직 3000여명의 고용안정도 흔들릴 우려도 있다.

이 관계자는 "독자경영 능력이 떨어진 상하이차가 2009년 쌍용차를 법정관리로 내몰면서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가 벌어진 전례가 있다"며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서는 낙후된 공장설비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더블스타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제2의 쌍용차 사태가 재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70206/82727884/1##csidx39cbdb4ff9bfe649b26ee2870402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