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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업2.0]① 초대형 선박서 송어 양식하는 시대... "ICT 접목해 수출산업으로 키운다"

화이트보스 2017. 6. 2. 11:06


[양식업2.0]① 초대형 선박서 송어 양식하는 시대... "ICT 접목해 수출산업으로 키운다"

  • 세종=김문관 기자
  • 입력 : 2017.05.31 16:30

    지난해 세계 최초, 아시아 최초라는 두 개의 타이틀을 거머쥔 분야가 있다. 바로 양식업이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 기술을 개발했다. 또 아시아 최초로 연어를 양식해 상업 출하하는 데 성공했다. 바다의 날을 맞아 양식업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편집자]

    전남 완도군과 전남 서부 어류양식수협은 지난 2014년 ‘완도 명품 광어 프로젝트’를 시작해 
    ‘무항생제’ 양식시대를 열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백신 공급이다. 백신 접종후 폐사율이 크게 줄며 매출액이 20% 이상 올랐다. 

    완도에서 이뤄지는 전복 양식은 철저한 수질관리가 핵심이다. 먼바다로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끌어온 바닷물을 압력 여과기를 통해 양식장에 공급한다. 액화산소를 주입하고 냉각수도 공급해 적정 수온을 유지한다. 수온이 올라 생기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수조의 물을 매일 1~2회 교체한다. 이런 방식으로 콜레라, 비브리오패혈증에 감염될 위험을 크게 낮췄다.

    환경공학(BT)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양식산업을 결합한 ‘스마트 양식업’이 확산하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연근해 어류 생산이 대폭 늘어나고, 양식어가의 수입도 쑥쑥 늘고 있다. 시장이 커짐에 따라 양식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국가간, 기업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난 2015년 8월 알제리 중북부 와글라주(州)에 축구장 12개 크기(약 10㏊)의 새우 양식장이 건설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양식 기술 이전과 현지 인력 교육 등을 전담했다. 69억원이 투입됐고 작년 1월, 새우 5톤을 처음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해수부 제공
     지난 2015년 8월 알제리 중북부 와글라주(州)에 축구장 12개 크기(약 10㏊)의 새우 양식장이 건설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양식 기술 이전과 현지 인력 교육 등을 전담했다. 69억원이 투입됐고 작년 1월, 새우 5톤을 처음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해수부 제공
    ◆ 사막에서 새우 키워낸 한국 기술력

    지난해 10월 26일 오후 2시(현지시각), 아프리카 알제리의 사하라 사막 내 위치한 새우양식연구센터 야외양식장에서 새우 5톤을 수확하는 행사가 열렸다. 사막 한 가운데서 대량으로 생산된 새우다. 이 양식장은 한국 기술로 건설됐다.

    한국은 지난 1963년 처음으로 새우 인공부화에 성공했지만, 생산량은 크게 늘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신기술 개발을 계기로 매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지난 2008년 개발해 보급한 '바이오 플락' 기술의 성과다. 바이오 플락은 생물이 자라면서 배출하는 노폐물을 미생물로 정화해 재사용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일반 양식장은 수온 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물을 갈아줘야 하지만, 바이오플락 기술을 쓰면 대부분을 재사용할 수 있다. 그만큼 유지비용은 적게 들이면서 생산량은 늘릴 수 있다. 수온도 수개월 동안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알제리에선 앞으로 매년 최대 100톤의 새우를 양식할 수 있게 됐다. 알제리 정부는 2025년까지 사막 지대에서 지하수가 흐르는 100여곳을 골라 양식장을 세울 계획이다. 주변 아프리카 국가는 물론 아시아, 중동의 개발도상국에서도 국내 기술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세계는 첨단 양식기술 전쟁중

    세계는 첨단 양식기술 전쟁에 한창이다. 생명공학, 환경공학, 정보기술(IT)이 결합된 첨단 양식업이 구현되고 있다. 세계 최대 연어 양식기업인 노르웨이의 ‘마린 하베스트’는 연어 양식으로만 연간 3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훌라후프처럼 생긴 양식장 ‘피셔 케이지’ 옆 바지선에서 대형파이프를 통해 사료가 자동으로 공급된다. 컴퓨터가 수중 산소 농도, 수온 등에 따라 적절한 사료의 양을 계산해 공급한다. 사람이 하는 일은 별로 없다. 

    첨단 수질관리 기업 옥시가드의 사업영역./홈페이지 캡쳐
     첨단 수질관리 기업 옥시가드의 사업영역./홈페이지 캡쳐
    덴마크의 ‘옥시 가드’는 첨단 수질관리 기술의 선두주자다. 양식장 물의 산소 농도와 산성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양식업체에 제공한다. 이 시스템을 설치한 양식장은 수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세계 어디서든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옥시가드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이 회사 임직원의 3분의 1은 IT 전공자다. 

    덴마크의 양식 사료 생산업체인 ‘알레르 아쿠아’는 최근 새끼 물고기를 증식하기 위해 알을 낳는 물고기에 특화된 사료를 개발했다. 건강한 알을 낳도록 하기 위해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등의 성분을 강화한 사료다. 알레르 아쿠아는 지난 2014년 사료 연구소를 세우고 맞춤형 사료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초대형 선박에서 양식을… “도시형 아쿠아팜도 주목”

    정부는 양식산업의 첨단화·규모화를 통해 한국판 마린 하베스트를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 중이다. 한국이 보유한 첨단 ICT 기술 등을 접목해 양식업을 키우고, 수출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해수부는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과 양식기술 간 융복합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 양식의 전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하는 친환경 양식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해수부는 특히 스마트 양식시대에 대응한 세 가지 프로젝트를 검토중이다. 첫 번째 사업 모델은 원자재 운송 전문 선사인 ‘폴라리스 쉬핑(Polaris Shipping)’사의 대형선박을 활용해 수산 양식, 신재생 에너지 생산, 해양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한 외해 양식 기지를 마련하는 ‘블루 레볼루션 프로젝트(Blue Revolution Project)’다. 20만톤 급 초대형 선박에서 바다 송어 등을 양식한다.

    넙치 등 양식 수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새로운 수산물 주문·유통시스템 도입도 검토한다. 소비자들이 많이 드나드는 온라인 소통망을 통해 국민들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1인용 회 등 수산물 가정 간편식을 1~2일 전에 주문하고, 가까운 편의점, 마트 등에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평소 이용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수산물 구입을 망설였던 잠재 고객들을 추가로 확보헤 소비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장소·기후 등 주변 환경의 영향 없이 수산물을 손쉽게 양식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형 아쿠아 팜(Aqua Farm)’ 도입도 검토한다. 이 사업의 목표는 도시형 아쿠아 팜을 운영하는 생산자들로 생산자 조합을 구성하고, 가공·유통·판매 등을 공동 진행할 수 있도록 해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기존에 양식업을 어렵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보다 쉽게 양식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독려해 양식 분야 창업을 장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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