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유정란

축사 개선과 판로개척 농가 스스로…머나 먼 '녹색축산' -전남 동물 복지형 농장 현황과 활성화 과제 입력시간 : 2017. 09.04. 00:00 복지농장 규격

화이트보스 2017. 9. 4. 14:19


축사 개선과 판로개척 농가 스스로…머나 먼 '녹색축산'
-전남 동물 복지형 농장 현황과 활성화 과제
입력시간 : 2017. 09.04. 00:00


복지농장 규격 축사시설 현대화 비용 70% 농가 부담

채산성 낮아 유통구조 개선 가격 낮출 방안 모색해야



정부가 '살충제 계란' 파문의 주범으로 지목된 밀집사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복지형 농장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최대 30%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전남도가 지난 2006년 최초로 동물복지농장을 추진했지만 농가들은 축사 개선과 판로 개척을 위한 지원을 받지 못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여러 기관에서 받아야 하는 각종 인증과 여러 절차들이 농장주를 본연의 업무에 몰두하지 못하도록내몰고 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갈길 먼 동물복지농장

전남도는 지난 2006년 10월 전국 최초로 친환경축산 5개년계획을 선포했다. 

가축사육시설을 개선하고 최소한의 운동여건을 확보하는 동물복지를 병행한다는 취지다.

2008년에 가축의 생태에 맞게 축산환경을 개선해 동물복지를 추구하는 '녹색축산' 선포식도 가졌다.

지난 2011년에는 전국 최초로 '동물복지형 친환경녹색축산 육성 조례안'을 제정했다. 동물복지형 축산 실천을 위한 가축운동장 확보, 친환경녹색축산농장 지정 등이 조례의 골자다. 

2012년 정부가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시행했으니 전남도가 선진국형 축산 정책을 선도한 셈이다.

전남도가 동물복지 축산을 시행한 지 10여년이 지난 현재, 전남지역에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장을 받은 곳은 19곳이다. 산란계 농장이 15곳으로 가장 많고 4곳은 산란계를 자유 방목하고 있다. 육계 농장 2곳과 돼지 농장 2곳도 동물복지형 농장으로 인증받았다.

전남지역 산란계 사육농장이 97곳인 점을 감안하면 15% 가량이 동물복지 축산농장인 셈이다.



◆ 동물복지농장 강화·확대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농림축산식품부는 계란·닭고기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밀식 사육에서 동물복지형으로 축산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축산물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정부는 우선 내년부터 신규 농가에 유럽연합(EU) 기준인 마리당 0.075㎡ 사육밀도를 의무화한다. 현재 사육밀도 규정은 마리당 0.05㎡다. 2025년부터는 기존 농가에도 전면 시행한다. 

이와 함께 동물복지형 농장을 현재 전체 산란계 농장의 8%에서 2025년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직불금·시설 보조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신규 및 기존 농가를 동물복지형 농장으로 적극 전환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사육환경 표시제와 2019년 달걀·닭고기 이력표시제를 도입하고, 계란유통센터(GP)를 통한 수집·판매 의무화와 난각 표시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올 겨울 국제 행사인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오는 10월부터 심각단계 수준의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을 시행하고 신고시 119와 같은 신속방역 출동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초기비용·판로 개척 지원 확대 필요

동물복지형 농장으로 시설을 바꾸기 위해서는 농민 부담이 만만치 않다.

전남도는 올해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에 583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은 동물복지 농장 추진을 위해 선행돼야 하는 사업이다.

A4 용지(0.06㎡)보다 좁은 공간에 산란계를 가둬놓고 키우는 공장식 사육환경에서 탈피해 최소한 1㎡당 산란계 9마리 이하를 사육하는 방식이다.

농가에서 동물복지 농장 규격에 맞게 시설을 개선하려면 닭 1만 마리를 기준으로 1억~2억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나 축사시설 개선에는 자치단체 보조금이 30% 지원되며 나머지는 농가가 융자(40%)와 자부담(30%)을 해야 한다. 비용의 70%는 농가부담인 셈이다.

동물복지 농장을 유지하려면 생산비도 높다. 생산비의 60% 가량이 사료비인데 일반 사료보다 2배 가량 값비싼 유기사료를 써야 한다.

생산비가 많이 든 만큼 계란 가격도 비싸다. 닭을 방목해 키우는 동물복지 농장에서 생산되는 계란은 20개당 1만6천원 정도로 일반 계란보다 2~3 배 비싸다. 판로 확보가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고스란히 농가부담으로 돌아온다. 대부분 초기에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위기를 맞는다.

농민들은 동물복지 농장을 통해 계란을 생산하면 채산성이 낮기 대문에 보다 많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유통 구조를 개선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상호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 연구관은 "지속 가능한 동물 복지형 산란계 농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동물복지를 실행하는 농가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현실적인 정책 지원이 무엇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jtsun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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