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기행/백두대간을 가다

백두대간 에코 트레일 | 백범영 교수의 산행 갤러리] 풍상의 세월 견뎌내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아름드리소나무에

화이트보스 2018. 11. 9. 22:20


백두대간 에코 트레일 | 백범영 교수의 산행 갤러리] 풍상의 세월 견뎌내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아름드리소나무에 경외감!

  • 글·그림 백범영 한국화가 용인대 회화과 교수
  • [589호] 20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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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구간 개머리재~화령~비조령

끊어질 듯 이어지는 대간길 지기재

[백두대간 에코 트레일 | 백범영 교수의 산행 갤러리]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인 해발 260m 지기재는 901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고개다. 주변의 구릉지에는 당도가 높고 맛도 좋은 포도밭이 많다. 지기재는 도둑들賊이 출몰하던起 고개峙로 적기치, 적기재로 불리다가 지금은 지기재旨起峙로 부른다. 안심산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서면 지기재다. 백두대간은 지기재에서 끊어질 듯하다가 멀리 금은봉으로 이어진다.

지기재, 48x74cm, 한지에 수묵, 2018

아름드리 상현리 소나무

[백두대간 에코 트레일 | 백범영 교수의 산행 갤러리]

화령 부근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에 천연기념물 제293호로 지정된 상현리 반송이 있다.

수령이 500년이나 된 소나무 두세 그루에서 5개의 줄기가 나와 그중 하나는 벼락을 맞아 고사하고 또 하나는 우듬지가 부러졌다. 비록 풍화에 훼손되었지만 긴 세월을 견딘 늠름한 자태는 경외감을 자아낸다. 아름드리 반송은 모양이 탑같이 생겨서 탑송으로 불리기도 한다.

묵송墨松, 48x74cm, 한지에 수묵, 2018

대간길의 솔그늘을 지나며

[백두대간 에코 트레일 | 백범영 교수의 산행 갤러리]

백두대간의 소나무는 남다르다. 물을 가르고 생활권을 나누는 능선에서 비바람과 눈보라를 겪은 소나무는 기품보다 야성이 앞선다. 활엽 속성수에 햇볕을 빼앗긴 제 가지들을 희생하며 버틴다. 높은 가지는 바람에 꺾어질지라도 더욱 길게 뻗어나간다. 그 아래로 지나가는 대간꾼을 살포시 보듬는다. 처절하게 사는 소나무라도 대간꾼을 사랑으로 반긴다.

송음松陰, 48x74cm, 한지에 수묵담채, 2018

귀여운 아기 고래바위

[백두대간 에코 트레일 | 백범영 교수의 산행 갤러리]

갈령삼거리에서 갈령으로 내려가면 크고 둥그런 바위를 만난다. 연갈색 석질에 산화된 검은 얼룩, 곳곳에 붙은 백록색 바위솜이 어우러지고, 깎이고 금이 간 풍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바위다. 바위는 보는 사람에 따라 새롭게 태어난다. 언뜻 보면 돼지 같기도 하고 다르게 보면 물고기를 닮았다. 먼 옛날 아기고래가 살던 바다가 바로 여기라는 전설이 생길 수도 있다.

고래바위, 48x74cm, 한지에 수묵담채, 2018

구병산이 보이는 산의 운치

[백두대간 에코 트레일 | 백범영 교수의 산행 갤러리]

봉황산 정상에서는 숲에 가로막혀 조망이 없지만 조금 내려가면 툭 트인 곳에 이른다. 구부러진 소나무 사이로 능선이 오른쪽, 왼쪽으로 죽 이어져 중경에서 오른쪽으로 아스라한 속리산으로 이어진다. 심한 비탈길을 내려가 먼저 건너간 산우가 저쪽 암봉에서 손을 흔든다. 저 멀리 가운데 대간길에서 비껴난 구병산이 우뚝 서있다.

산운山韻, 48x74cm, 한지에 수묵담채, 2018

[백두대간 에코 트레일 | 백범영 교수의 산행 갤러리]

1 중양절에 채취하는 구절초

구절초는 번식력이 대단히 강한 식물이다. 양기가 극에 달한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채취한 것이 가장 약효가 좋다고 하여 구절초九節草, 九折草라 한다. 가을에 뿌리째 캐어 말려서 약으로 쓴다. 방향제로도 좋다. 구절초로 달인 차를 마시면 아기를 가지게 된다고 하여 선모초仙母草라고도 불린다. 연보라색으로 피었다가 흰색으로 변한다.

구절초九折草, 29.5x21cm, 당지에 수묵담채, 2018

2 향기로운 봄나물 쑥부쟁이


쑥부쟁이는 봄의 새싹이 자주색이라 자채紫菜라고 한다. 향기롭고 맛있는 봄나물로 먹을 수 있다. 쑥부쟁이와 개미취는 꽃 모양이나 피는 시기가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들국화’라는 식물은 따로 없다. 흔히 노란 산국과 감국, 보라색의 쑥부쟁이와 개미취, 흰색의 구절초 등 국화과 야생화들을 통틀어서 들국화라고 부르는 것이다.


쑥부쟁이, 29.5x21cm, 당지에 수묵담채, 2018

3 우리나라 특산식물 벌개미취

개미취는 쑥부쟁이와 비슷하나 쑥부쟁이에 비해 꽃잎이 적고 뒤쪽으로 젖혀지지 않는다. 잎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으면 쑥부쟁이, 잎이 작고 가늘면 개미취다. 벌개미취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산식물이다. 속명인 Aster는 별처럼 생긴 꽃모양이고, 종명의 koraiensis는 ‘한국산’이라는 뜻이다. 왕성한 번식력과 군집생육의 특성으로 지피조경용으로 쓰인다.

벌개미취, 29.5x21cm, 당지에 수묵담채, 2018

4 구절초속에서 독립된 산국속

전국의 산야에 흔히 자라는 산국은 구절초속이었다가 1978년에 산국속으로 독립되었다. 국화과를 분류하는 기준의 하나가 꽃의 지름인데, 대륜·중륜·소륜으로 나뉜다. 산국을 비롯한 들국화들 대부분은 지름 9㎝ 이하의 소륜이다. 산국은 감국보다 꽃이 작지만 더 많이 달리고 늦게까지 피며 향기도 훨씬 강하다.

머리를 맑게 하고, 청열, 해독 효능이 있다.

산국山菊, 29.5x21cm, 당지에 수묵담채, 2018

5 꽃잎이 성근 참취

어린순 취나물은 비타민 함량이 풍부한 식품이다. 나물취·암취·마제초馬蹄草· 향소香蔬·백운초라고도 한다. 약용으로는 동풍채東風菜라 하며 타박상과 독사에 물린 데 치료한다. 동풍채근은 소풍疏風, 행기行氣, 활혈活血, 지통止痛의 효능이 있다. 잎에서 새싹이 돋아나 땅에 떨어져 번식하기도 한다. 국화과의 유일한 무성아無性芽 번식이다.

참취, 29.5x21cm, 당지에 수묵담채, 2018

6 괴발딱취 나물 단풍취

국화과에 속하며 개발딱지, 장이나물, 좀단풍취라고도 한다. 어릴 때 올라오는 순은 고양이 발처럼 생겨서 괴발딱취라 하며 나물로 먹는다. 향기로우면서도 매운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7~11갈래로 갈라진 잎이 단풍나무 잎과 비슷해 단풍취라고 부른다. 꽃은 두상꽃차례가 하나의 꽃처럼 보이며 꽃이 이삭꽃차례로 달린다.

단풍취, 29.5x21cm, 당지에 수묵담채, 2018

6 사약의 원료 천남성

양기가 가장 강한 별 천남성天南星에 빗댄 식물이다. 덩이줄기가 호랑이 발처럼 생겨서 호장虎掌이라고도 하고, 뱀이 머리를 쳐들고 있는 모양이라 사두화蛇頭花라고도 했다. <동의보감>에서는 ‘두여미조차기’라고 했는데 꽃과 잎이 두루미와 닮은 두루미천남성이 있다. 뿌리는 옛날에 사약으로 사용되었다. 독성을 완화시킨 약재는 중풍과 고혈압으로 인한 사지마비·구안와사 ·반신불수·어지럼증 등에 쓴다. 암꽃과 수꽃이 다른 나무에 육수꽃차례로 피며, 장과가 옥수수 알처럼 달려 빨갛게 익는다. 유독성 식물이므로 절대 손을 대면 안 된다.

천남성天南星, 29.5x21cm, 당지에 수묵담채, 2018

8 빨갛게 단풍 든 개옻나무

옻나무속Toxicodendro 식물로 전국에 흔하게 자생하며, 작은 가지와 잎자루는 붉은 갈색을 띠고, 열매는 겉에 황갈색 털이 많이 난다. 옻은 칠漆이다. 잎을 칠엽漆葉, 씨를 칠수자漆樹子, 건피를 칠수피漆樹皮, 심재心材를 칠수심漆樹心이라 하는데 모두 약용한다. 주로 소화계 및 운동계를 다스린다. 수액은 도료로 이용하는데 가공하지 않으면 독성이 있어 피부염을 일으킨다. 건칠乾漆은 생칠生漆이 산화된 흑색의 수지물질이다. 파어破瘀, 소적消積, 살충殺蟲의 효능이 있다. 가을이 되면 다른 나무들보다 빨리 빨갛게 단풍이 든다.

개옻나무, 29.5x21cm, 당지에 수묵담채,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