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을 가다] 아! 바로 눈앞이 북녘 大幹인데…
[남도일보 : 백두대간을 가다]<에필로그> 국내 지방신문사 최초의 도전 성공
바쁜 신문제작속 휴일이용 매주 강행군
사장 포함 연인원 300명,
진부령 도착‘正道언론’기치 거듭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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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이 순수 아마추어로 구성됐고 초보 산악인에다 경험 있는 안내자도 없는, 단지 지도 한장에 의지한 자체 산행이었기 때문이다. 매번 고달픈 순간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간 지 20개월. 종주팀은 2005년 11월 10일 오후 3시, 마침내 백두대간 남측구간 마지막 지점인 진부령에 섰다. 마지막 종주에 나섰던 이승범, 박영래, 신광호, 김영석 등 4명의 대원은 감격어린 만세를 외치고 또 외쳤다.
그러나 완주에 대한 기쁨도 잠시, 종주팀의 가슴속에는 더 이상 갈 수 없다는 아쉬움에 왠지 모를 설움이 복받쳤다. 그렇지만 다짐했다. 통일이 되는 날 이곳에서 부터 백두산까지 끊어진 대간길을 다시 잇겠노라고.
지리산에서 진부령까지 도상거리는 784㎞, 하지만 실제거리는 1천200㎞에 이른다.
종주가 진행된 20개월동안 투입된 인원은 연 300여명. 매일 눈코 뜰 새 없는 신문제작의 바쁜 일과였지만 산행은 주말과 휴일 등 휴식시간을 이용한 강행군이었다.
종주에는 본사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 전원이 1회 이상, 1개 구간 이상에 참여했다.
평균 1박2일, 길게는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산행에는 최대 10여명까지 참여해 뜨거운 동료애를 과시했다. 당일 예정된 구간의 종주를 끝마치면 막걸리 한잔을 가볍게 돌려마시며 산행의 피곤함을 달랬다.
이처럼 참가자 전원이 순수 아마추어로 구성되면서 완주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초보 산악인들에다 경험있는 안내자 없이 지도에 의지한 자체 산행을 하다 보니 부상자가 속출하고 조난을 당하기가 일쑤였다. 등산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더위와 추위에 어려움을 겪기가 다반사였다.
겨울추위가 가장 매서운 2005년 1월 진행된 밀재∼대야산∼곰넘이봉∼버리미기재 구간의 경우는 3번의 도전 끝에야 완주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4년 11월 26일 처음 출발지에 도착한 종주팀을 먼저 반긴 것은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세찬 겨울비. 중도포기한 종주팀은 며칠을 벼르다 그해 12월 16일 다시 대간길에 올랐으나 이번엔 강추위가 가만두지 않았다.
잠깐 얼굴을 내밀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진 짧은 겨울해 때문에 산행을 더 이상 진행시킬 수 없었다. 그러나 이듬해 1월 7일. 신년 첫 산행에 나선 일행을 대간은 드디어 구간종주를 허락했다.
남자들에게도 힘든 종주길이었기에 겨울산행에 나선 여성대원들의 상대적인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종주 도중 수시로 발생하는 낙오자 처리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휴대전화 불통구역이 많은 대간길은 탈진한 대원들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길을 찾지못해 조난당한 사례도 많았다.
속리산 구간에서 문장대를 지나 출입이 통제된 백두대간 구간을 진행하다 길을 잘못 들어 목숨을 걸고 직벽바위를 올라 겨우 제자리를 찾기도 했다.
또 강원도 진입구간에서는 고랭지 채소밭으로 인해 흔적조차 없는 대간길을 찾느라 몇시간을 오르내렸던 기억들. 여름철에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로 내려갈 길이 급류가 돼 오도가도 못하고 비를 고스란히 맞았던 기억도 모두 추억이 됐다.
하지만 어려울 때마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면서 쏟아질 것 처럼 촘촘이 박힌 하늘의 별들을 느끼는 기분은 마음 깊숙히 간직되고 있다.
종주도중 겪었던 여러 불편사항들은 곧바로 신문지면을 통해 기사화 돼 하나둘 개선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뚫고 힘겹게 겨울 산행을 이어나간 종주팀은 지난해 봄에 접어들면서 종주에 탄력을 내기 시작했다.
금요일 일과를 마치고 자정께 회사를 출발, 새벽녘 목적지에 도착, 하루 평균 20∼30㎞를 걸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대간길이 점차 북쪽으로 진행되면서 목적지를 오가며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차 늘면서 대원들을 육체적으로 더욱 지치게 만들었다.
대간의 계절 변화는 하루가 달랐고, 다시 겨울이 시작되기전 종주를 끝마치려는 종주팀을 백두대간은 쉽사리 허락하지 않았다.
가을날씨였지만 설악산의 체감온도는 이미 영하 15℃까지 떨어졌고, 잔설이 덮인 공룡능선과 너덜길은 위험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10㎏이 넘는 배낭을 메고 몰아치는 찬바람 속을 뚫으며 종주팀은 목적지를 향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갔다.
종주 마지막 구간인 미시령에서 진부령까지는 몰아치는 바람에 실린 초겨울 가랑비가 매섭게 종주팀의 얼굴을 가격하기도 했다.
수많은 어려움을 딛고 종주팀은 한반도의 등줄기를 밟으며 한발씩 나아갔다.
드디어 진부령. 우리 민족의 기상을 되살리고 당사가 주창해왔던 ‘정도언론’을 가기 위한 인내와 노력의 결실이었다.
특히 이번 완주는 국내 지방신문사 최초의 도전이 성공을 거뒀다는데서 상당한 의미를 갖게 한다.
이는 곧 앞으로 부딪히는 모든 역경을 이겨내 국내 최고의 언론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성원 모두의 의지의 표현이었다.
남도일보는 독자 여러분께 재차 약속드린다.
“한민족이 하나 되는 날, 다시 진부령을 출발해 백두산까지 남은 백두대간 종주를 마무리짓겠습니다.”
박영래 기자 you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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