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기행/102동 702호

3000㎜ 줌 니콘 쿨픽스 P1000, 123만원에 달 촬영과

화이트보스 2018. 11. 25. 23:05




테크 [사용기] 3000㎜ 줌 니콘 쿨픽스 P1000, 123만원에 달 촬영과...

테크ICT/미디어

[사용기] 3000㎜ 줌 니콘 쿨픽스 P1000, 123만원에 달 촬영과 덕질 대만족

조선비즈
  • 김범수 기자
  • 입력 2018.11.25 08:00

    사진을 찍는 일 자체가 취미일 수 있다. 그러면 카메라는 누군가의 취미를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카메라가 ‘연예인 직캠(연예인 공연 장면 등을 직접 촬영한 영상)’과 같은 덕질(한 분야에 열중한다는 뜻의 일본어 ‘오타쿠’를 변형한 단어로 특정 분야에 팬 활동을 뜻함)의 도구로 쓰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투자를 많이 한 팬은 렌즈와 몸체를 모두 합해 1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쓰기도 한다.

    니콘 쿨픽스 P1000은 똑딱이로 분류되는 콤팩트 카메라에 속하지만 렌즈와 센서 일체형이란 조건 때문일 뿐 겉으로 보기에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에 가깝다. 삼각대에 두고 달을 촬영하는 모습. 액정 화면에 비친 동그란 물체가 달이다. /김범수 기자
    그런데 이런 덕질에 가격대비 성능에서 만족감을 줄 카메라를 니콘이 만들었다. 지난 9월 출시된 쿨픽스(Coolpix) P100이다. 123만원의 가격으로 3000㎜ 줌이 가능한 거대한 콤팩트 카메라를 내놨다. 우선 3000㎜ 렌즈는 일반 카메라 시장에서는 찾을 수도 없고 쓰기도 힘들어 연구용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 렌즈를 2.3분의 1인치 센서와 조합해 24㎜부터 3000㎜까지 카메라를 손으로 들 수 있게 만든 모델이 쿨픽스 P1000(이하 P1000)이다. 2주일간 사용한 카메라는 확실한 줌 성능으로 새로운 촬영 시야를 제공해 놀라게 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만큼 초점 성능이나 화질 한계가 있다는 점은 아쉬웠다.

    ◇ 123만원에 달 촬영부터 덕질까지 확실하게 즐긴다

    유독 가격을 강조하게 되는데, 다른 성능은 모두 떠나서 123만원에 손에 들 수 있는 3000㎜ 줌렌즈를 탑재한 카메라라는 점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위기를 맞은 카메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카메라가 등장하고 있다. 컴팩트 카메라에 고배율 줌을 탑재하는 경우도 많아졌지만 3000㎜ 광학줌(디지털 확대가 아닌 렌즈만으로 확대할 수 있는 줌기능)은 최고치다.

    2400㎜ 줌으로 촬영한 달 사진. 11월 23일 밤에 찍은 사진이다. 카메라 광고에서 실제로 이런 달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강조하는데 실제로 저렴한 삼각대로도 충분히 찍을 수 있었다. 해당 사진보다 더 확대해 찍을 수도 있다. /김범수 기자
    달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데 카메라에는 손떨림 방지 기능이 있어 영상 촬영에도 도움을 준다. 화소가 1605만에 그치지만 이면조사형으로 비교적 적은 화소 수에서 화질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화소가 낮지만 4K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무게가 가벼운 것도 손에 들고 촬영할 수 있게 해주는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200㎜급 줌렌즈만 되도 렌즈 무게만 1키로그램(㎏)은 쉽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 카메라는 배터리를 모두 합해 1.4㎏이어서 손에 들고 고배율 줌에서의 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손떨림 기능도 수준급이다. 카메라로 아이유 콘서트 공연에서 사진과 영상 촬영을 했을 때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고배율 줌이 가능하기 때문에 좁은 촬영범위만 나와도 쉽게 촬영할 수 있다. 다만 저작권 문제로 촬영 사진과 영상은 실을 수가 없다. 하지만 개인 소장하기에 만족할 정도로 수준급 성능을 자랑해 몇백만원짜리 카메라가 부담되는 팬에게 추천하기에 좋다.

    줌 기능은 광학에서 그치지 않고 디지털 줌으로 최대 1만2000㎜ 초점 길이를 가질 수 있는데 사실상 화질이 많이 나빠지기 때문에 광학 줌으로 만족하는 것이 좋다.
    P1000으로 촬영한 경복궁과 광화문 앞 수문장 줌 촬영 테스트 영상. /김범수 기자
    ◇ 초점 기능 떨어지고 처리 속도 아쉬워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초점을 맞추는 성능인 오토포커싱(AF) 기능이 고급 렌즈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고배율 줌을 탑재한 만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데 특히 영상 촬영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AF 바로 잡도록 하는 기능을 잘 넣어줬지만 연습 없이 사용할 경우 다시 보지 못할 영상을 촬영할 수 없으니 참고해야 한다.

    초점을 놓쳤을 경우에 프로그램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때가 있는데, 달 촬영시에도 가끔 전원을 껐다 켜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카메라 촬영 모드 전환시에도 LCD 창에 표시해주는 데 역시 처리속도가 다소 아쉽다. 하지만 이미지 처리 속도는 늦어지지 않는 편이다.

    조작이나 손에 쥐는 느낌은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무게가 있는 만큼 튼튼한 삼각대를 쓸 필요가 있다. 기자가 사용하는 삼각대는 가격을 밝히기 애매할 정도로 저렴한 제품인데 카메라 몸체에 삼각대 접합부가 있어 고정시키기 어려웠다. 렌즈 중간 부분에 접합 부분이 있었다면 더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광학 최대 배율인 3000㎜로 촬영한 달 사진. 달 표면의 거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촬영이 잘 된다. 저렴한 가격으로 줌 기능을 확실히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른 단점을 상쇄킨다. /김범수 기자
    아쉬운 점이 분명하지만 튼튼한 삼각대와 약간의 촬영 기술만 있다면 더 다양한 사진도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상에 없던 제품이라는 점에서 니콘이 스마트폰 시장으로 위기를 맞은 카메라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제품이다.

    하지만 한계도 명확해서 조리개값이 5.6~8.0에 그친다는 점 ISO도 최대 6400에 그치는 점은 아쉽지만. 사용자의 요령으로 극복할 수 는 있다. 가급적 ISO를 100에 두고 삼각대를 사용하는 요령을 키우는 노력이 가장 좋은 결과물을 얻게 해줄 수 있다.

    북서울꿈의숲 전망대에서 650㎜ 줌으로 직선거리 13.5㎞ 떨어진 롯데월드타워를 촬영했다. 야경 촬영시 특정 건물을 확대할 수는 있지만 빛의 양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특특한 삼각대가 필요하다. 가벼운 삼각대로는 사진처럼 흔들림이 발생하기 쉽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