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를 소각시 나오는 유해가스'에 대해 궁금합니다
매칭된 토픽국어/한국어 쓰레기 재활용/분리수거 음식물 처리기 폐기물 2018.06.27 신고
이홍세의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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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 광우병 우려가 이제 우리나라 소는 안전한가 하는 문제로 비화되는 듯합니다.
여기 '첨단환경 2001년 8월호'에 실렸던 나의 글을 전재합니다. 2006년 말에 나온 '비판적 환경주의자'(브레인북스)에도 실려 있는 글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우리나라 정책 결정자들이 얼마나 무지한 족속들인지를 느껴 보십시요. 내가 보기에는 김대중 정권이나, 노무현 정권이나 이명박 정권이나 똑 같습니다. '보건복지가족부'라는 괴상한 이름을 갖고 있는 부처의 장관이라는 김성이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 얼마나 명담입니까 ? 자기는 10년 정도 자란 소를 먹는 줄 알았다 합니다. '화성에서 온 우주인'이 국민의 생명을 담보하는 보건정책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기가 막힌 일입니다.
21세기에 운하를 파겠다는 대통령과 비서실장, 10년 자란 소의 고기를 먹는 보건부장관, 남의 나라에선 광우병 구제역으로 난리가 났는데 음식물 쓰레기 사료를 소와 돼지에 먹인 환경부장관.. 전부 똑같은 '부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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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가 ‘자원’인가 ?
(첨단환경 2001년 8월호)
1. 환경부장관의 ‘재검토’ 약속
2000년 4월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김명자 장관은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정책이 문제가 많음을 인정하고 이를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장관 등 고위 정책결정자들이 자주 쓰는 말 중에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겠다”는 것은 어떤 정책을 도입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시행 중인 정책이 문제가 많아서 사실상 백지화하겠다는 뜻인 경우가 많다. 김명자 장관의 이 발언이 과연 백지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인지, 아니면 이 문제를 제기한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의 질의에 대해 답변이 궁색한 나머지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한 말인지는 알 수 없다. 여하튼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정책이 문제가 있음을 장관이 인정한 것은 틀림없다.
2. 음식물 쓰레기
음식물을 남기는 것은 우리나라만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언젠가 뉴욕시 맨해튼의 식당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두고 아프리카 빈곤국가를 먹여 살릴 만한 분량이라고 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이른바 유기성 쓰레기인데 미국과 유럽도 이런 유기성 쓰레기가 전체 생활쓰레기 중 30-40%를 차지 한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가정에서 나오는 유기성 쓰레기 중 비중이 가장 큰 것은 정원 쓰레기, 즉 잔디 쓰레기다.
실제로 미국의 부유층 동네의 가정에선 잔디 쓰레기와 음료수 용기만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소 과장됐겠지만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임이 틀림없다. 부유층은 도무지 집에서 음식을 해 먹지를 않는다. 부유층에서 버려지는 옷, 가구 등은 모두 쓸만한 것이라서 중고품 장사꾼들이 부지런히 수집해 간다. 부유층일수록 정원이 넓으니 잔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이는 것은 당연하다.
잔디 쓰레기라고 해서 특별한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니고, 이것들도 대개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향한다. 최근에는 잔디 쓰레기를 퇴비화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퇴비를 만든다고 해서 수요가 많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퇴비로서 처분할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퇴비화를 하고 있다. 잔디 쓰레기에 비하면 가정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양적으로 볼 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서양 음식은 음식 자체가 물기가 적고 또 남기는 것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음식물 쓰레기가 큰 문제다. 신토불이(身土不二) 한식 때문이다. 한식은 된장찌개, 김치, 각종 반찬 등 남는 음식이 많다. 남는 것도 그렇지만 수분과 염분성분이 많고 냄새도 고약하다. 우리나라 매립장에서 악취가 심한 것도 음식물 쓰레기 때문이다. 젖은 쓰레기가 많으면 소각할 때도 문제를 야기한다.
3. 자원화 정책
환경부가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나 비료 등 자원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채택하게 된 데는 사정이 있었다. 쓰레기 종량제를 채택한 후 가정에서 쓰레기 봉투비용을 줄이기 위해 종이, 플라스틱 등 가연성 쓰레기를 재활용 쓰레기로 분리해서 내어놓는 바람에 매립장으로 가는 쓰레기 봉투에는 음식물 쓰레기만 가득 들어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매립장 부근 주민들이 젖은 쓰레기 반입을 실력으로 저지하는 사태에 이른 것이고, 이에 환경부는 음식물 쓰레기를 자원화 해서 종국적으로 음식물 쓰레기의 직접매립을 금지하는 방향을 정책을 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반가정도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게 되었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염분을 빼기 위해 물에 헹구고, 수분을 빼서 배출하도록 했고, 생선 가시, 계란 껍질, 조개 껍질 등은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도록 했다. 순진한 주부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물로 빨고 쥐어짜고 또 생선가시를 가려내는 등 ‘영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4 . 자원화 광풍(狂風)
한번 결정하면 ‘브레이크 없는 벤츠’ 같은 것이 우리나라 환경정책인지라 불과 몇 년만에 퇴비화 및 사료화 시설이 전국 각지에 생겼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1999년에는 1일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 12,000톤 중 약 30%인 4,000톤이 자원화되었다 한다. 그중 2,400톤은 사료로 만들어 졌고 1,200톤은 퇴비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그러나 환경부 자료는 사료와 비료로 만들어진 음식물 쓰레기의 분량에 대한 것으로 끝난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료와 비료 중 얼마나 실제로 사료와 비료로 쓰였는지, 또 어떤 부작용이 있었는지에 대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그간의 몇몇 보도 등으로 실태를 짐작할 수밖에 없다. 우선 돼지에 음식물 쓰레기 사료를 주었더니 발육이 좋지 않아서 그만 두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 사료를 처치하기 곤란해진 서울의 북부 지역의 구청직원들이 이를 근처 포천군의 농가에 주었더니 이 사료를 먹은 소 떼가 몰살당한 일도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 퇴비도 정작 농가에서 환영받지 않는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아파트 단지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설치해 놓았다가 악취가 진동해서, 또는 기계가 썩어서 그대로 방치하는 일이 흔히 생겼다. 이렇게 초기부터 문제가 발생했건만 환경부는 자원화 정책을 결코 재검토하지 않았다. 도무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5. 광우병, 구제역
그러다가 광우병과 구제역 파동이 불어 닥쳐 음식물 쓰레기 사료화에 결정적 타격을 주었다. 영국에서 돼지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농장을 조사했더니 돼지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먹였음이 밝혀졌고, 이에 영국정부는 음식물 쓰레기를 돼지에게 먹이는 것을 금지했다. 하지만 이미 돼지와 양을 대규모로 도축한 후였으니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인 셈이다.
동물성 성분이 섞여 있기 마련인 음식물 쓰레기 사료를 소에게 먹이는 것은 더욱 더 위험한 일이다. 광우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광우병 소동이 일어났을 당시 조선일보에는 음식물 쓰레기 사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독자투고가 날라 들었다. 처음에 우리 당국자들은 음식물 쓰레기 사료는 소에게 먹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천 소 몰살 사건에서 보듯이 소에게 이런 사료를 먹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며칠이 지나더니 정부 당국은 슬그머니 음식물 쓰레기 사료를 먹인 소가 있으며 상당수는 이미 도축됐다고 발표했다. 그리고는 음식물 쓰레기 사료를 먹인 소를 모두 도축하고 소에게 이런 사료를 먹이는 것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음식물 쓰레기 사료를 소에게 먹이지 않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어떤 학자는 음식물 쓰레기 사료를 돼지에게 먹이면 돼지가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끔직한 주장을 하기도 한다. 사람이 광우병 원인물질인 프리온에 오염된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리는 것처럼 돼지와 오리도 이런 물질에 오염된 쇠고기나 양고기가 섞인 음식물 쓰레기 사료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광우병 전문가들은 광우병이 종(種)의 장벽을 뛰어 넘어 얼마든지 전염한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6. 몰상식한 정책
참으로 답답한 것은 왜 그리도 상식적 판단이 부족한가 하는 점이다. 좋은 고기를 얻기 위해선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료를 먹여서 가축을 키워야 한다. 미국, 호주, 캐나다 소고기가 값싸고 좋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혹시 수입 소고기가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수입 소고기가 저질인 것은 소고기 수입 창구가 단일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000년 가을 세계무역기구는 한국이 소고기 창구를 단일화하고 수입고기 판매소를 제한한 조치가 자유무역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정했다.) 다른 나라에선 좋은 사료를 먹여 좋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경쟁을 하는 판국인데 우리나라만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는 음식물 쓰레기 사료를 가축에게 먹이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신기한 것은 극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되었다고 하자 해당 식품을 판매금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환경단체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사용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것은 아마도 사람이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소, 돼지, 닭, 오리에 먹이고, 사람은 소, 돼지, 닭, 오리를 먹는다는 발상이 그들이 좋아하는 ‘자원순환형’ 지속가능한 사회의 전형적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광우병 문제를 접어 두고라도 대도시에서 쏟아져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사료화는 무모한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사용하는 것도 작물을 죽게 하고 토양을 오염시키는 등 부작용이 매우 크다. 이를 발효시켜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것은 비쌀뿐더러 잔존물 처리 같은 골치 아픈 문제를 일으킨다. 이제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사업은 원점에서 냉철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다. 과연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퇴비가 제대로 퇴비로 쓰이고 있는지, 생산만 해놓고 농민들이 기피해서 그대로 창고에 썩고 있는지, 애써 퇴비로 만들어서 결국은 매립하고 있는가를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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