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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봉개동 회천쓰레기매립장. 제주도민일보DB. |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매립장 포화시점이 내년 7월로 닥쳤지만 아직까지도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이 이뤄지지 않아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도는 쓰레기매립장 입지 선정과 관련해 최근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이 마무리됨에 따라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제주시 명도암 마을을 시작으로 매립장 및 광역소각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총 8개 마을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5일 첫 설명회인 제주시 봉개동 명도암마을 주민설명회부터 주민대책위가 회관 문을 걸어 잠그며 설명회 개최 자체를 거부해 결국 무산됐다.
이후 동회천동(12월 1일), 용강동(12월 2일), 봉개본동(12월 4일)에서도 잇따라 주민들이 설명회를 보이콧하면서 예정됐던 봉개동 4개 마을 설명회가 모두 무산됐다.
봉개동 쓰레기매립장 주민대책위원회는 주민설명회가 예정돼 있을 때마다 마을에서 '봉개동이 또 다시 후보지에 들어간 것부터 잘못됐다'며 집회를 열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아니라 지난 5일 구좌읍 동복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설명회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조천읍 교래리(12월 9일)와 북촌리(12월 10일), 봉개동 서회천마을(12월 12일) 역시 설명회를 거부하고 있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쓰레기매립장 포화시점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발만 동동 굴리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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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봉개동 회천쓰레기매립장. 제주도민일보DB. |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윤춘광 의원(민주당, 비례대표)은 6일 환경도시위원회 소관 2014년도 제주도 예산심사에서 "쓰레기매립장 조기만적을 진작에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느냐"며 제주도정을 질책했다.
윤 의원은 "쓰레기 매립장 주변마을에 대해 5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봉개동 주민들에게 지원된 내역을 보면 2010년 3억원, 2011년 10억원, 2012년 10억원, 올해 급하니까 25억원으로 올리게 된 것 아니냐"며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정책적으로 제대로 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공직자들이 주민들을 무시하니까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다른 지역도 봉개동 사태를 보면서 폐기물처리장을 유치하려고 하겠느냐"며 "쓰레기 처리 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이에 대한 예방책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현을생 제주도 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장은 "당초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이 2016년까지 만적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앞당겨졌다"면서 "임시방편일 수 있지만 현 매립장의 3·4공구 높이를 5m 정도 높여 폐기물을 압축 포장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압축포장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침출수 유출 등에 따른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상임위에서 관련 예산 12억원을 삭감했다"며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윤 의원은 "쓰레기 대란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12억원이 삭감된 것은 문제"라면서 "예산이 잘렸는데도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하나. 사표 쓸 각오로 잘린 예산을 살려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예산을 살린다고 하더라도 갈 길이 멀어보인다.
지난달 봉개동 쓰레기매립장 주민대책위원회에 증설과 압축포장시설을 협의하자는 공문을 보냈지만 돌아오는 답은 '새 매립장 입지 선정이 먼저'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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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개동주민대책위원회는 몇 차례에 걸쳐 제주도의회 앞에서 '이행약속을 지켜라'는 피켓시위를 벌인 바 있다. |
이어 "협약 체결 당시 이설 과정에서 공사기간이 길어질 경우 연장을 합의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매립장 이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증설 관련 협의도 할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여전히 도민들을 설득할 논리도 개발하지 못한 채 주민설명회를 강행하며 계속해서 설득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쓰레기 소각장 및 매립장 후보지는 봉개동(2곳), 동복리(2곳), 교래리(1곳) 등 모두 5곳이다. 봉개동은 기존 회천매립장과 인근 동쪽에 있는 국유지 목장지대(20만㎡)가 후보지에 올랐다.
구좌읍 동복리는 기존 동부폐기물매립장과 채석장이 후보지로 꼽혔으며 조천읍 교래리는 한화리조트 동쪽 바농오름 일대 국·도유지 17만㎡가 후보지로 올랐다. /제주도민일보 안서연 기자
안서연 asy01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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