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인한 군사옵션 뭘까]
핵추진 항모전단 한반도 출동 등 對北 무력시위 수위 끌어올릴 듯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재개 검토
北시설 정밀타격·ICBM 요격 등 고강도 군사행동 가능성은 낮아

미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대북 군사옵션은 2017년 8월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당시 군사옵션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대북 무력 시위의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었다.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2017년으로 돌아가 보면 우리가 당시 해놓았던 것들이 많이 있어서 꽤 빨리 먼지를 털어내고 이용할 준비가 될 수 있다"고 말했었다.
2017년 당시 이뤄졌던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은 우선 전략폭격기, 항모 전단(戰團) 등 전략자산과 스텔스 전투기들의 한반도 출동이다. 당시 B-1B, B-52 전략폭격기와 B-2 스텔스폭격기 등 미 전략폭격기 3총사가 모두 한반도로 출동해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해 11월엔 로널드 레이건함(CVN 76)과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 니미츠함(CVN 68) 등 미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이 처음으로 동해상에 집결해 무력시위를 했다.
이번에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면 2017년 9월처럼 미 폭격기와 전투기들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 동해안과 가까운 공해상에서 시위성 비행을 할 수도 있다. 당시 미 B-1B 폭격기와 F-15 전투기, 공중급유기 등이 심야에 편대를 이뤄 NLL 북쪽에서 2시간여 동안 비행을 했다. B-1B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불과 130㎞ 떨어진 곳까지 접근하기도 했다. 당시 북 레이더는 미 공군기들의 비행을 탐지하지 못해 미국이 공개한 뒤에야 비행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6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감시 등을 위해 P-3C 해상초계기를 한반도 상공에 띄웠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중단 상태인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재개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연합 상륙 훈련이 포함된 독수리 훈련이나 대규모 공중 기동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가 우선적인 부활 대상이다. 2017년 12월 '비질런트 에이스'엔 F-22 6대, F-35A·B 18대 등 총 24대의 스텔스 전투기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참가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미국과 한국은 연합훈련을 대북 협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강도 군사옵션으로 북한의 상징적 시설 한두 곳을 정밀 타격하는 이른바 '코피작전'과 발사된 북 ICBM을 공중 요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당장 타격이나 요격을 실시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현 단계에서 미국은 도발 억제를 위한 압박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이 군사적 무력시위와 함께 대북 제재 이행을 강화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