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열차 타고 에베레스트 보러 간다
북경-(칭짱열차편)→라사-(차량편)→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장무→네팔
히말리아 로체삿
▲ 칭짱열차 라싸역.(왼쪽) / 칭짱열차 6인 침대칸의 베드. (오른쪽)
칭짱열차를 타기 전에 매점에 들려 간식거리를 사고 6인석 침대칸 표를 들고 칭짱열차에 탑승했다. 열차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맨 위에는 빈 공간이 있어 간식거리와 짐들을 올려 놓았다. 침대들도 딱딱하지 않고 푹신푹신했다.
▲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가는 도중 만난 롱북사원. 뒤로 에베레스트가 솟아 있다.
▲ 세라사원에서 토론 중인 스님들.
라싸에 예정보다 1시간 일찍인 8시에 도착했다. 이로써 칭짱열차를 타고 47시간, 2박3일간의 여행은 끝났다. 이젠 티벳이다!
불교의 나라 티벳
오늘은 티벳의 수도 라싸(Lasa·3,650m)에서의 첫 날이다. 3일 동안 열차 안에만 있다가 오랜만에 마시는 바깥 공기와 오랜만에 밟아보는 땅은 너무 산뜻해서 좋았다. 거리, 건물, 사람들 모두 색다르게 느껴졌다. 우리는 먼저 조캉사원에 들렀다. 광장 앞에 있는 사원인데 광장에는 사람들이 모여 사원을 향해 오체투지를 하고 있었다. 옥상에는 팔정도를 상징하는 법륜상이 있고, 내부에는 불상과 순례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 네팔로 가는 5,000m대 고개.
'아니'란 티벳어로 여자스님이라는 뜻이다. 즉, 아니상쿵은 여자스님들이 다니는 사원이다. 마니차 안에 들어가는 불경들을 만드는 곳을 보고서 나오니 쉬는 시간인지 스님들이 앉아 있는 우리에게 웃으시면서 다가오시더니 옆에 앉으시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셨다. 해서 스님들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
세라사원에서는 스님들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며 토론하는 것을 보았다. 토론 방식이 색달랐다. 서있는 한 명이 앉아있는 여러 명에게 질문을 던지면 앉아있는 사람들이 대답하는 형식의 토론이었다.
드레풍사원은 산 위에 있는 사원이라 올라올수록 고도가 높아지고 산소가 부족해서인지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찼다. 오르는 도중 바위에 사다리가 그려져 있어서 낙서인 줄 알았는데, 티벳인들이 죽으면 그것을 통해 하늘로 올라가는 길이라고 만든 것이었다.
이 사원은 불상이 있는 방들이 많았다. 그 많고 많은 불상들 중 제일 인상적인 불상은 천장보다 더 높아 허리를 굽히고서 봐야 될만큼 큰 것이었다.
노블린카는 여름궁전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반겨주는 대나무와 여러 나무들, 궁전에 들어가면 펼쳐지는 경치. 왜 이곳을 14대 달라이라마가 좋아했는지 알게 되었다.
▲ 목숨을 걸고 오체투지하는 순례객.
포탈라궁은 겨울궁전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이 궁전도 드레풍사원처럼 산 위에 지어져 있었다. 드레풍사원보다 포탈라궁 올라가는 길이 더욱 힘든 것 같다. 포탈라궁 안에는 달라이라마께서 생활하던 곳과 불상, 입체 만다라, 역대 달라이라마들의 영탑 등이 있었다. 영탑은 역대 달라이라마의 업적에 따라 크기가 달랐다. 그래도 아무리 작아도 높이 4m는 족히 넘는다. 구경하는 데만 해도 1~2시간은 소요되었다.
다 보고서 내려오는데 하늘에 뜬 구름과 멀리 있는 산에 걸린 구름의 그림자가 아름다웠다. 포탈라궁 앞 광장에는 중국 국기와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왠지 티벳이 안쓰럽게 여겨졌다. 돌아오는 길에 인력거 같은 릭샤를 탔다. 낑낑거리면서 가는 게 불쌍해서 왠지 타고 있는 것이 미안했다. 그렇지만 그들의 생계수단인 릭샤를 우리가 안 탄다면 돈을 못 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탈 수밖에 없다.
오늘은 방에서 푹 쉬다가 점심때가 되어서야 밖에 나왔다. 아리랑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한국음식을 먹으려니 가슴이 설레었다. 그런데 막상 식당에 가니 무엇을 먹어야할지 망설여졌다. 비빔밥을 먹기로 했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구수한 참기름 냄새, 그리고 비벼서 한 입 먹을 때의 고추장과 나물 맛. 너무나도 정겹게 느껴졌다. 다른 나라에서 먹는 우리 음식은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다.
▲ 포탈라궁과 중국국기와 군인.(왼쪽) / 샤카사원 나팔.(오른쪽)
저녁 때는 일행들과 아리랑식당에 가서 삼겹살을 먹었다. 삼겹살을 쌈장에 찍어먹는 맛.
아침부터 분주하게 일어나 짐을 챙겼다. 짐을 전부 지프에 옮겨 싣고 출발했다. 시내 도로는 포장되어 있었지만, 벗어나자 비포장이다. 차가 덜덜거려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엉덩이와 머리가 아프다. 목적지인 시가체로 가던 도중 고도 4,794m의 캄발라고개를 지나 얌드록초 호수에 도착하였다. '분노한 신들의 안식처'라는 얌드록초는 정말 화를 가라앉힐 만큼 맑고 잠잠했다. 얌드록초를 지나 만년설 인공호수를 지나갔다.
▲ 캄발라 고개(4,794m)에 올라서자 얌드록초 호수가 펼쳐진다.
간체에 들러 팔각사(간체쿰붐)에 들렀다. 간체쿰붐에는 십만탑이라는 티벳 최고의 불탑이 있다. 총 9층에 108개 전당이 있는데, 불상이 10만개도 넘어 십만탑이다. 불상들의 모습도 다 달랐다. 불상들을 모두 보고 영웅성이라는 곳에 갈려고 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못 갔다. 그 앞 광장에서 사진을 찍고 시가체로 갔다.
시가체는 티벳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다. 그래도 거리는 지저분했다. 가축들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오늘은 운전기사에게 돈을 더 지불하고 샤카사원이라는 곳으로 갔다.
차를 타고 빨리 뉴팅그리로 향했다.
▲ 간체의 팔각사(십만탑).(왼쪽) / 샤카사원 대법당(시가체). (오른쪽)
뉴팅그리에서 에베레스트 입장권을 구입하고서 숙소로 갔다. 식당은 불이 때워져 있어서 춥지 않았는데, 방으로 가니 너무 추웠다. 옷을 두껍게 껴입고 이불을 4~5장 덮고 자도 추웠다.
플래시를 총동원해서 라면을 끓여먹고 짐을 챙겨서 차를 타고 빨리 출발했다.
에베레스트 올라가기 전 검사하는 곳을 통과하고서 꼬불꼬불한 비포장도로를 달렸다. 잠이 덜 깼었는데 비포장도로를 달리니 잠이 확 깨버렸다. 올라가다 보니 우체국이 있는데 아쉽게도 닫아서 편지를 못 썼다. EBC(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도착하고 보니 고도가 5,200m에다가 영하 17~19℃여서 추울 줄 알았는데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조금 걷기만 해도 숨이 찼다.
▲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로 들어가는 도중 펼쳐지는 히말라야 파노라마.
기념사진을 여러 방 찍고서 티벳과 네팔 국경에 있는 마을인 장무로 출발했다. 원래 일정은 올드팅그리에서 쉬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남아서 올드팅그리에서는 점심만 먹고 장무로 서둘러서 갔다. 가다 보니 히말라야 산맥에 눈에 들어왔는데 오른쪽 협곡 깊이가 대략 500~1,000m쯤 되어 보였다. 거기다가 비포장도로라 도로에 돌멩이들이 많아 조금만 실수하면 바로 저승행이었다.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장무에 무사히 도착했다.
드디어 네팔에 입성
장무의 거리는 쓰레기 천지였다. 그래도 호텔에서 보는 야경은 아름다웠다. 안에서 보는 야경과 밖에서 보는 야경의 차이가 심하긴 하다. 길대장님표 통조림 고등어 김치찌개~! 이것을 먹으니 잡생각은 싸악 사라졌다. 엄마가 만들어주신 김치찌개는 저리 가라다. 외국에서 익수아저씨표 김치찌개는 너무 반가운 음식이었다.
▲ 간체의 영웅성에서. (왼쪽) /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내려오는 길에 넘어져 있는 트럭. (오른쪽)
아침을 간단히 라면으로 때우고서 우리는 국경이 열리기만 기다리면서 짐을 챙기며 준비했다. 오전 10시가 되자 국경이 열려 짐을 들고 출국신고서를 내고 짐을 검사하고서야 통과했다. 통과하고서는 네팔 국경마을인 코다리까지 갈 차를 구해서 타고 갔다.
드디어 국경 다리를 건너 네팔에 들어섰다. 입국신고서와 30달러를 내고 비자를 발급받았다. 비자까지 발급받고 나니 '아,드디어 네팔이로구나. 여기까지 오는데 차를 얼마나 탄 건지. 이젠 차를 안 타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하기 무섭게 카트만두까지 또 차를 타고 갔다. 4~5시간 정도 지겹게 달리고서야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우선 네팔짱(식당)으로 가서 늦은 점심을 먹고 여선생님 세 분과 헤어지고 나머지 일행과 함께 마낭호텔에서 묵기로 했다. 호텔에다 짐을 다 옮겨 놓고서 방에서 쉬었다. 그러다가 저녁때가 되어서 일행들과 저녁을 먹으러 비원(http://www.ktbw.com.ne.kr/) 한식당에 갔다. 길대장님과 우리 가족과도 잘 아는 사이이신 윤기자 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식사 후 짐을 간단하게 꾸려 스와이암부나트와 파슈파티나트를 둘러보았다. 이튿날에는 두르바르 광장을 둘러보고 안나푸르나 트레킹 허가증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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