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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을 가다] 삼도봉
부항령 고개를 지나는 길에 피어 있는 들꽃. 백두대간 능선에서 하늘하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들꽃들은 보는이가 없어도 홀로 피고진다. 뒤쪽 능선은 덕산재 방향.
물부터 단단히 챙겨야 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고 이어지는 구간까지 가는 이동 시간도 부담스러워 졌다.
광주에서 꼬박 3시간 30분여를 달려 전북 무주군 무풍면 덕산재에 닿았다. 고갯마루에 작은 휴게소는 재 개장 준비가 한창이다.
#그림1중앙#
이번 산행은 1박 2일인 만큼 배낭 무게부터가 만만치 않다.
오전 9시. 아직 물기가 촉촉한 수풀을 헤치고 휴게소뒤 절개지로 올랐다. 오르막을 40여분간 오룬뒤 833.7m 봉에서 길을 왼쪽으로 잡아아 한다. 완만한 능선을 20여분쯤 더 가다보면 폐광터가 나타난다. 폐광터를 지나면서 부터가 사실상 본격적인 산행.
1시간 쯤은 고만고만한 능선이 펼쳐진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다보니 벌써 땀이 한 소끔이다.
출발한지 2시간 40분이 지난 11시 40분 부항령에 도착했다. 발 밑으로는 경상북도 김천시와 전북 무주군을 잇는 부항령 터널이 지나고 있다. 표고차가 크지 않은 능선들과 작은 봉우리들이 겹치다 보니 탁 트인 경관을 보기는 힘들다. 참나무들이 무리를 이루며 지나는 바람도 막아섰다.
사람 발길이 그리울 법한 험한 수풀 속에서 터질듯한 보라색 꽃망울이 한창인 도라지 꽃이 눈에 들어 온다. 유명산이 없는 탓도 있지만 왕래하는 일반 등산객을 마주칠 일이 없던터라 반갑기 그지없다.
#그림2중앙#
숨을 고르고 다시 출발.
벌써 허기가 지기 시작했지만 조금 무리를 해서 점심 시간을 넉넉히 잡기로 했다. 30 여분을 더 가다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았다. 챙겨온 물이 벌써 바닥이다. 아직 산행 경험이 충분치 않은 탓에 아무래도 요령이 부족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더위와의 싸움. 목이 바짝 타 들어갈 무렵 갈림길이 나타났다. 어느길을 선택해도 좋지만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작은 계곡을 만날 수 있다. 바위틈에서 조금씩 흘러내리는 물에 땀을 씻고 빈 물병들도 채웠다.
여기서 작은 봉우리 2개를 넘으면 나무도 없는 뾰족한 봉우리가 나타난다. 오르는 길이 급경사로 무척 힘들지만 올라서면 최고의 전망을 제공한다. 전망대 북쪽은 막혀있지만 남, 동, 서쪽으로는 막힘이 없다. 남쪽으로는 끝없이 이어진 능선들이 어깨를 맞대고 남쪽 산하를 단단히 받치고 있다. 왼편으로는 덕유산 밑으로 자리잡은 무주군 무풍면 자연 촌락들이 정겹게 파고든다. 그동안 잊었던 바람도 파도소리를 내며 능선을 넘었다.
#그림3중앙#
전망대에서 30여분을 내려가면 탁트인 개활지. 목장을 조성 하려다 버려둔 곳이다. 목장터를 왼편에 두고 다음 봉우리로 오르는 길은 수풀 군데 군데가 파헤쳐저 있다. 멧돼지들 짓이다.
봉우리에 오르면 비로서 오늘 목적지인 삼도봉이 눈에 들어 온다. 멀리서도 정상에 세워진 화강암으로 된 화합탑이 눈에 들어온다. 또 삼도봉 왼편으로 석기봉과 민주지산도 선명하다.
봉우리를 하나 더 넘어서면 김천시 부황면 해인리와 무주군 대불리에서 올라오는 길이 만나는 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잘 다듬어진 나무 계단을 20분쯤 오르면 백두대간에서 3번째 만나는 삼도봉(1172m)이다. 이 삼도봉은 전라도(전북 무주군)와 충청도(충북 영동군) 경상도(경북 김천시)가 만나는 유일한 곳이다.
#그림4중앙#
벌써 삼도봉 밑 해인동 에서 부터 빠르게 어둠이 찾아들고 있었다. 삼도봉에서 지체할 틈도 없이 오른쪽 길로 접어들었다.
20여분을 내려가면 헬기장이 있다. 왼쪽은 물한리로 내려가는 곳이고 오른쪽이 해인동 방면. 1박을 하기 위해 해인산장이 있는 오른쪽 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태풍으로 계곡과 이어진 등산로가 심하게 훼손돼 왕래가 그리 많치 않아 길을 찾기가 힘들어 주의 해야 한다.
1시간 정도를 부지런히 내려서서 해인 산장에 닿았다. 가슴속에서 뿌듯함이 당당하게 일었고 지나온 대간 능선들이 빠르게 어둠에 물들고 있었다. 시간은 오후 6시 30분.
#그림5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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