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기행/백두대간을 가다

[백두대간을 가다] 제7구간 (5)삼도봉 ~ 밀목재 ~ 화주봉 ~ 우두령

화이트보스 2009. 1. 24. 16:17

[백두대간을 가다] 안개 수줍게 빗장을 걸다

제7구간 (5)삼도봉 ~ 밀목재 ~ 화주봉 ~ 우두령
아침 삼도봉에선 지리산도 안개속 푹
매년 10월10일 삼도민 화합 축제 개최

 

[백두대간을 가다] 화합탑

삼도 대화합의 새로운 장을 열면서 소백산맥의 우뚝솟은 봉우리에 인접 군민의 뜻으로 이 탑을 세우다.
1991년 10월 10일

 

 

한 웅큼 무거웠던 마음이 절로 열린다.

안개가 무리를 이루는 곳에서는 높고 낮음도 무의미 했다. 이른 아침 자리잡은 안개에 사로잡힌 백두대간 마루금에선 지리산 천왕봉도 저 멀리 가야산도 고만고만 하다.

시큰한 아침을 가르고 다시 오른 삼도봉(1천177m)은 전날과는 다른 모습으로 일행을 이끌었다. 해인산장에서 삼도봉 밑 주차장 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후 가파른 나무 계단을 40분쯤 올랐고 다시 20여분을 더 간 후에야 삼도봉에 닿았다.

#그림1중앙#

골 깊은 골짜기를 가득 메운 아침 안개에 정신이 아득하다. 깍아지른 계곡속에 자리잡은 해인산장이 손톱 만한 크기로 희미했고 하늘에 아무렇게나 펼쳐진 구름이 눈에 한 가득이다.

삼남지방인 충청도와 전라도, 경상도 땅을 한꺼번에 밟고 서있다는 생각에 묘한 희열이 느껴진다. 삼도봉에서 시작해 한쪽은 전라도, 다른 한쪽은 경상도, 또 충청도로 이어진 능선들 모두 정감이 간다.

삼도봉 정상에서 민주지산을 뒤로하고 바라보면 멀리 남쪽 산하가 한눈에 들어온다.

무량하게 펼쳐진 광경에 잠시 넋을 놓는다. 몸이 온전치 못해 삐걱거리는 틈은 가만히 있어도 메워진다. 오른쪽으로는 무주 덕유산이 선명하다. 덕유산 자락을 파헤치고 자리잡은 스키장이 가슴 한곳을 후빈다.

#그림2중앙#

전북 무주군과 충북 영동군, 경북 김천시가 만나는 삼도봉 정상에는 1991년 화강암으로 조성된 삼도 화합탑이 서 있다. 또 이곳에서는 매년 10월 10일 전북 무주, 충북 영동, 경북 김천 등 3도 3시군민이 정기적인 만남의 날 행사를 갖고 있다. 올해로 16번째를 맞는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는 오는 10일 무주 문화원 주관으로 열릴 예정이다.

삼도봉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잡았다. 고만고만한 능선을 타고가다 심한 잡목숲 내리막을 한참 내려선다. 밀목재 인듯 싶은 안부에는 키큰 억새만이 홀로 가득하고 좌우로 예전의 길 흔적이 희미하다.

#그림3중앙#

한참은 잡목숲과 풀숲을 헤치는 고행의 연속. 더운 날씨탓에 반바지 차림을 했던것이 후회 막심이다. 삼도봉을 출반한지 2시간 30분 만에 간간히 바위지대를 지나 1천175m 봉우리에 오르니 전망이 탁 트인다. 좁은 바위 봉우리지만 그야말로 전망은 최고. 남동쪽으로 화주봉(1천207m)이 지척이다. 뚝 떨어지는 내리막길을 지나 다시 급경사. 화주봉까지 한시간 정도 거리지만 힘이 부친다.

화주봉을 뒤로하고 우두령으로 향하는 길은 무리가 없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한 시간쯤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우유 가공공장이 있고 포장된 고갯마루가 나타난다. 1박 2일 산행의 끝 우두령이다.

#그림4중앙#


/글 강현석 기자kaja@kj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