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의 넋, 아직도 日 손아귀에…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9.01.29 20:18
의거 100주년… 하얼빈 동상 日 압력에 철거
"기념표지석 건립 등 숭모사업 교묘하게 방해"
올해 안중근 의사가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한 하얼빈(哈爾濱) 의거 100주년(10월26일)을 맞는다. 그러나 안 의사의 넋은 일본의 마수를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 의사가 이토를 총살한 현장인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과 최후를 맞은 랴오닝(遼寧)성 뤼순(旅順) 현지를 취재한 결과, 중국 당국에 대한 일본의 압력으로 안 의사 숭모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의사 의거 97주년을 맞아 2006년 1월16일 하얼빈시의 번화가인 중양다제(中央大街)의 백화점 앞에 세워졌던 높이 3m 크기의 대형 안 의사 동상은 일본의 압력을 받은 중국 당국의 조치에 따라 철거돼 백화점 내 지하 사무실로 옮겨져 있다. 수억원의 사재를 털어 안 의사 동상 건립을 주도했던 진안궈지(金安國際) 이진학 사장은 "일본 정부의 항의를 받은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요청한 뒤 선양(瀋陽) 주재 한국총영사관 관계자가 협조를 부탁해 동상을 백화점 지하로 옮겼다"며 "중국 정부가 계속 압력을 넣었어도 버텼겠지만 '국익'을 생각해 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 때문에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당시 "중국에서는 외국인 동상의 건립을 불허한다"는 규정을 내세워 동상을 천으로 둘러싸 행인들이 볼 수 없도록 한 뒤 철거를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에는 항일전쟁에 참여했던 캐나다인 노먼 베순, 중국 최초의 외국인 공장장인 독일인 베르너 게리츠 등 외국인 동상이 건립돼 있음이 확인됐다.
하얼빈의 한인사회에서는 수년 전부터 의거 현장인 하얼빈 역내 플랫폼에 안 의사 기념 표지석을 세우고, 중양다제를 안중근로(路)로 만드는 등 숭모사업을 추진했으나 답보 상태다.
안 의사가 순국한 뤼순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여순순국선열기념재단 박귀언 상임이사는 "(숭모사업을 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일본이다. 일본인들은 절대 앞에 나서서 반대하지 않지만 실력자나 관계회사 등을 통해 교묘한 방법으로 숭모사업을 교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얼빈·뤼순=김청중 특파원
"기념표지석 건립 등 숭모사업 교묘하게 방해"
◇2006년 1월16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번화가인 중양다제에 세워졌다가 현재 백화점 지하 사무실에 모셔진 안중근 의사 동상의 건립 경과를 이진학씨가 설명하고 있다. 하얼빈=김청중 특파원 |
안 의사가 이토를 총살한 현장인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과 최후를 맞은 랴오닝(遼寧)성 뤼순(旅順) 현지를 취재한 결과, 중국 당국에 대한 일본의 압력으로 안 의사 숭모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의사 의거 97주년을 맞아 2006년 1월16일 하얼빈시의 번화가인 중양다제(中央大街)의 백화점 앞에 세워졌던 높이 3m 크기의 대형 안 의사 동상은 일본의 압력을 받은 중국 당국의 조치에 따라 철거돼 백화점 내 지하 사무실로 옮겨져 있다. 수억원의 사재를 털어 안 의사 동상 건립을 주도했던 진안궈지(金安國際) 이진학 사장은 "일본 정부의 항의를 받은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요청한 뒤 선양(瀋陽) 주재 한국총영사관 관계자가 협조를 부탁해 동상을 백화점 지하로 옮겼다"며 "중국 정부가 계속 압력을 넣었어도 버텼겠지만 '국익'을 생각해 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 때문에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당시 "중국에서는 외국인 동상의 건립을 불허한다"는 규정을 내세워 동상을 천으로 둘러싸 행인들이 볼 수 없도록 한 뒤 철거를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에는 항일전쟁에 참여했던 캐나다인 노먼 베순, 중국 최초의 외국인 공장장인 독일인 베르너 게리츠 등 외국인 동상이 건립돼 있음이 확인됐다.
하얼빈의 한인사회에서는 수년 전부터 의거 현장인 하얼빈 역내 플랫폼에 안 의사 기념 표지석을 세우고, 중양다제를 안중근로(路)로 만드는 등 숭모사업을 추진했으나 답보 상태다.
안 의사가 순국한 뤼순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여순순국선열기념재단 박귀언 상임이사는 "(숭모사업을 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일본이다. 일본인들은 절대 앞에 나서서 반대하지 않지만 실력자나 관계회사 등을 통해 교묘한 방법으로 숭모사업을 교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얼빈·뤼순=김청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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