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치 (Snachi)
아그라를 둘러본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산치...
2005년도에는 아그라에서 잔시를 거쳐 오르챠 - 카주라호 - 바라나시로 여행하였지만 이번에는 산치를 가보기로 했다.
아그라가 있는 우타르 뿌라데쉬(UP)에서 마드야 뿌라데쉬(MP)로 내려가야하며 그 이후 MP와 UP를 넘나들게 된다.
마드야 뿌라데쉬(MP)의 주도(州都)는 '보팔(Bhopal)'...
1984년 12월 2일, 다국적기업인 유니언카바이드사의 유독가스 유출로 2,500명이 사망하고 60만명이상이 부상한20세기 최대의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더욱 유명한 도시....
그 보팔 바로 위에 있는 도시가 산치인데 이상하게도 부다의 일생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를 대표하는 불교유적이 남아 있는곳이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에 과감히 기수를 남쪽으로 돌렸다.
조금 더 내려가면 석굴사원들로 유명한 아잔타(Ajanta)가 있어 욕심이 나기도 하였지만 뭄바이 가까이까지 지나치게 멀리 내려가야하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산치까지만 돌아보고 다시 올라오기로 하였다.
철도 지도에는 산치역이 나오는데 열차 시각표 책자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정차하는 열차가 없다.
산치는 처음가는 길인지라 긴장이 될수밖에 없고 궁리끝에 보팔에서 버스로 가라는 안내책자를 무시하고 비디샤(Vidisha)에서 내려 찾아가기로 하고 아그라 역에서나 열차 안에서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역시 비디샤에서 가는게 빠르다고 한다.
역 구내에서 플래트 폼과 코치 위치를 몰라 답답할때 사람들이 '블랙코트'에게 물어보라고 하였는데 역 구내 여기저기 검정 베레모에 군용담요 원단같은 상의와 카키색 하의를 입은 사람들을 말하는듯.... 그들에게 물어보니 상세히 알려준다.
앞으로 인도 어느 역에서나 내가 타야 할 기차를 잘 모르거나 코치(열차 칸)이 어디쯤 서는지 궁금할때는 빨간 조끼를 입은 '포터'를 활용하거나 군복을 입은 '블랙코트'에게 물어보면 해결 할 수 있음을 참고 바란다.
<아그라포트역... 보팔을 거쳐 뭄바이까지 가는 기차를 타고 비디샤에서 내리기로 하였다.>
<초행길... 긴장된 가운데 자료를 보고 또 보고... 기차안에서 공부하는 모습>
아그라 포트역에서 9시 10분에 출발한 열차는 오후 12시 30분에 잔시를 지나 4시 30분에 비디샤에 도착하였다.
약 7시간여 달려가는 동안 인도여행중엔 처음으로 비가 내렸다.
달리는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노라니 문득 집생각이 나고 가족들, 친구들... 두고온 사람들이 불현듯 그리워진다.
두어시간 내리던 비는 비디샤에 도착하니 어느새 그쳐 있었고, 우리는 릭샤 2대를 잡아타고 산치로 가서 숙소부터 잡아야 했으니 GOVERMENT호텔이 맘에 들었으나 1,500~1,700루피로 너무 비싸서 일반 호텔로 옮겨서 800루피를 주고 머물기로 하였다.
ㅇ #1번 스투파(STUPA)
스투파(STUPA)란 무엇인가?
부처님이 쿠쉬나가르에서 80세에 열반에 드신후 가까운 간지스 강가에서 화장을 했는데 조그마한 물체들이 많이 나왔다.
이를 영원한 물체...Sarira라고 하며 한문으로 '사리(舍利)'라고 한다.
佛典에 보면 사리가 모두 8말 4되가 나왔다고 하는데 당시 인도는 8國으로 이루어졌을때인지라 이 사리를 8分하여 나눈다.
이때부터 分사리가 생긴것이며 나누어진 사리는 8개의 塔을 세워서 모시니 그 명칭을 STUPA라고 하는데 이는 인도말로 '높은분이 돌아가서 계신곳'이라는 뜻이다.
STUPA는 다시 TUPA로...... 이를 한자로 쓰다보니 塔이라 쓰게 된것이다.
인도최대의 전성기는 아쇼카 大王이다.
그는 넓은 대륙국가인 인도를 사상적으로 통일할 필요가 있었고 그를 위해 불교를 선택하였다.
따라서 위에 8개의 탑을 헐어서 다시 모아서 84,000개의 탑을 세우니 이때가 기원전 약 1세기경....
그 탑들중 아직 남아있는 탑이 산치市 남쪽 동산 위에 있는 산치탑이다.
바로 아쇼카 왕때의 탑인것이다.
........................국립박물관 특설강좌 #32기 단국대 박물관장 정영호 교수
다음날 호텔에서 나와 스투파를 보러 갔다.
3개의 스투파와 사원들이 모두 한곳에 모여 있어서 걸어다니며 둘러 볼 수 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1번 스투파, 왼쪽에 #3번 스투파가 있으며 #2번 스투파는 오른쪽 언덕아래로 다소 걸어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1, #3번 스투파의 뒷쪽과 왼쪽으로는 많은 기둥들이나 건물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사원이나 수도원의 유적들이 있다.
<입구에서 바라 본 전경.... 오른쪽 정면이 #1번 스투파, 왼쪽이 #3번 스투파이다.>
이곳은 모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되었으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유적이 #1번 스투파이다.
<#1번 스투파.....>
BC 3세기경 마우리아 왕조의 아쇼카 대왕에 의하여 세워졌으며 슝가왕조대에 증축된것으로 돔 부분을 덮어 씌웠다고 한다.
스투파의 높이는 16.46m, 직경 36.60m로 가장 큰 규모이며, 그래서 산치대탑이라 부르기도 한다.
주목해서 볼 것은 동서남북 사방의 문 위에 세워진 토라나(Torana)인데 여기에는 불교와 관련된 다양한 조각이 새겨져 있어서 이것이 바로 산치 유적의 백미이자 인도 불교예술의 귀한 보물로 꼽히는 작품인것이다.
북-서-남-동의 순서로 만들었다고 하니 입구 정면의 북문으로 들어가 반시계방향으로 돌면 북-서-남-동 순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따의 직접적인 모습이 보이지는 않는데 이는 자신의 상을 만들지 말라는 부다의 명령이 지켜진것이기 때문으로 해석되며 그대신 당시의 생활상을 여기저기 조각해놓아서 기원전후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입구에서 바라보아 정면, 그러니까 북쪽문으로해서 스투파로 들어섰다.
토라나 문을 통해 들어서면 제일먼저 불상을 만나게 되는데 (대부분의 유적지 불상이나 조각상들이 그렇듯이) 이 역시 얼굴이나 손, 발등이 파손되어 안타까운 모습으로 남아있다.
<북문으로 들어서 만난 불상... 흔적으로 보아 네 귀퉁이에 기둥이 있었던듯~>
<다른곳에 불상들도 마찬가지.....>
문 안으로 들어서니 스투파를 보호하듯 외벽이 휀스처럼 쳐져 있고 스투파를 한 바퀴 돌아 볼 수 있게끔 되어 있다.
여기저기 바닥이나 기둥, 벽등에는 당시에 새긴듯한 글씨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흰색 네모 부분)
<지면을 따라 스투파를 한바퀴 돌아보는 울타리.....>
<남쪽 문에는 스투파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중간부에서 스투파를 다시 한바퀴 돌아 볼 수 있는 난간이 있다.>
<스투파 본체는 벽돌을 쌓아 거대한 돔을 만들었으며 정상부에는 다시 작은 탑 모양이 있으나 거기는 오를 수 없다.>
스투파를 지면에서 한바퀴 돌아본 후, 남문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 스투파 중간쯤에 다시 만들어진 난간을 따라 다시 또 한바퀴 돌아보니 각 문마다 멋진 토라나 조각을 높은 위치에서 조금 더 가까이,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만들어진 순서대로 북 - 서 - 남 - 동문 순서로 돌아보았다.
보존상태가 가장 좋은 북쪽 토라니에는 부따의 탄생을 상징하는 부조가 새겨져 있다.
많은 그림중에는 부따가 설법을 행하는 것이라던지, 원숭이에게 꿀을 공양받은것, 슈라바스띠에서 동시에 여러 몸으로 변한 기적등을 묘사한것들이 있다.
<입구를 들어서 정면으로 마주한 곳이 북문.... 밖에서 본 모습.>
<안에서 본 북문 토라나(Torana)... 조각 장식이 정말 화려하다....>
서문 토라나에는 부따를 유혹하는 악마의 감각적인 모습이 새겨져 있다고 하며, 특히 남방불교에서 말하는 7번에 걸친 부따의 전생도 묘사되어 있는바 나무 4그루와 스투파 3개의 조각이 그것이라고 한다.
또다른 조각중 법륜과 5명의 사람은 부따가 사르나트에서 5명의 도반에게 행하였던 설법을 상징하며, 나무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코끼리는 부따에게 경배를 드리는 불교도의 모습을 형상화 한것이다.
<이쪽은 #2번 스투파가 있는 서문이다.>
<서문 토라나 확대.... 섬세한 조각들이 보이고 석재를 깎아 끼워맞춤 공법으로 세웠음을 알수 있다.>
남문은 가장 오래된 토라나로 부따의 탄생을 상징하는 부조를 감상 할 수 있다.
조각 한켠에 서 있는 부인이 부따의 어머니 마야부인이며 부따는 연꽃으로 표현되어 있다.
특히 인도를 상징하는 사자상이 눈길을 끈다.
<남문 토라나 안쪽..... 스투파 중간부 난간의 계단에서 본 모습이다.>
<남문 토라나 바깥쪽에서 본 모습.... 스투파 정상부와 중간부 난간이 잘 보인다.>
동문 토라나의 하이라이트는 망고나무에 매달려있는 요정 사라반지까(Salabhanjika)의 모습이다.
그래 기둥에는 달아래 우뚝 선 채 태몽인 코끼리 꿈을 꾸는 마야부인의 모습이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
또한 홀로 달리는 말조각은 왕궁에서 홀로 빠져나가 구조자로서의 길을 걷는 부따를 묘사한것이라고 한다.
<이곳은 동문 토라나 안쪽... 그 앞으로는 사원 유적들이 즐비하다..>
<동문 토라나 바깥쪽에서 본 모습... 스투파 돔 부분에 회벽을 덧칠했던 흔적이 보인다.>
< 계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