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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절하 망령

화이트보스 2009. 3. 9. 23:07

경제학자 등 화폐가치 떨어뜨려 성장 뒷받침 제기
국제금융계선 "中 보호주의, 환율전쟁 촉발 우려"

중국의 '위안화 절하' 망령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성장을 떠받들어 보자'는 주장이 중국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외환당국에서는 '절하'를 암시하는 말이 나오고 경제학자들은 절하론을 펴기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세계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지난해 10월 이후 위안화 절하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미국이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면서 절하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중국이 위안화를 절하하면 보호무역주의는 환율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의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열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융위기로 어떤 상황이 벌어지느냐에 따라 대응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경제 상황은 불확실성이 크며 상황에 따른 여러 가지 대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국제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위안화 환율 방향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았기 때문이다. 중국 인허(銀河)증권의 수석경제분석가인 쭤샤오레이는 "기존의 대책이 효과가 없을 때에는 위안화 절하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른 영향은 중국 외환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9일 고시된 위안·달러화 환율 중간가격은 달러당 6.8355위안. 상하이 외환교역시장에서는 이날 위안·달러화 환율이 장중 6.8473위안까지 뛰었다.

싱가포르의 연합조보(聯合早報)는 많은 중국 경제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수출을 늘리자면 위안화를 절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은 부문은 수출이다. 전인대에서는 이에 대한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은 "2월 수출입 감소폭이 지난 1월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무역의존도는 60%에 이른다. 광둥성의 무역의존도는 155%다. 수출은 중국 경제의 고율성장을 뒷받침하는 동력이라는 뜻이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4조위안의 경기부양자금을 쏟아붓더라도 '경제성장률 8%' 목표 달성이 의문시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취할 수 있는 다음 조치는 부양자금 확대와 위안화 절하"라고 분석하고 있다.

강호원 선임기자 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