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군인과 주민은 죽을 때까지 지켜야 하는 생활준칙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김일성과 김정일을 보위하는 사업’이다.김일성 부자에 대한 보위사업은 일명 ‘높이 모시는 사업’으로, 직접적인 보위사업과 간접적인 보위사업으로 구분된다. 직접적인 보위사업이란 북한군호위사령부.
국가안전보위부 5총국처럼 김 부자의 저택이나 중앙당 청사·초대소(특각) 경호와 1호 행사 등 김 부자를 근접 경호하는 것을 말한다.간접적인 보위사업은 군인과 주민이 김 부자와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의무적으로 권위 있게 높이 모시는 것을 말한다.
당의 유일사상 체계 확립의 10대 원칙 제3조 6항에는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동지의 초상화·석고상·동상·초상휘장·수령님의 초상화를 모신 출판물, 수령님을 형상화한 미술작품, 수령님의 현지 교시판, 당의 기본 구호들을 정중히 모시고 다루며 철저히 보위해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북한군의 ‘보위사업’ 즉, ‘높이 모시는 사업’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한 분위기에서 진행한다.보위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근무생활의 첫 번째 임무가 병실(내무실)에 걸려 있는 김 부자 초상화와 현지 교시판·미술작품·동상 등을 청소하는 사업이다.
북한군의 군단급이나 사단 지휘부는 이를 얼마나 잘 관리하는가에 따라 그 부대의 충성도를 평가한다. 북한군은 일주일에 한 번씩 대청소라는 명분으로 병실과 근무생활 지역에 대해 대대적으로 청소작업을 한다. 이때도 빠짐없이 김 부자에 대한 정성사업을 정치군관 또는 사로청 일꾼이 책임지고 진행한다.
북한에서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의 최고 표현이 보위사업을 잘 하는 것이다. 충실성을 최고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김 부자 사진이 들어 있는 출판물·초상화·동상·미술작품 등을 정중히 다뤄야 함은 물론, 자기 심장과 같이 모실 것을 강요하고 있다.심장과 같이 모셨는가를 감시하고 적발하는 일도 충실성의 최고 표현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북한군 내에서 군인들이 김 부자 사진이나 작품을 잘못 관리해 총살당하거나 노동연대로 끌려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남한 사람들이 소지품으로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는 것처럼 북한 군인들은 언제 어디를 가든 항상 초상 배지를 달고 다닌다. 겨울에 외투나 솜옷을 입을 때도 안에 입은 군복에 달아야 한다.
군인들이 초상 배지를 착용했는지 여부는 부대에서 아침 점검을 통해 확인하고, 부대 밖으로 외출할 경우에는 경무부(헌병) 요원의 감시를 받는다. 훈련 과정에서 초상 배지가 훼손된 줄 모르고 외출했다가 경무부 단속에 걸리면 해당 부대 정치조직에 통보된다.
그렇게 되면 그 군인은 사상 검토와 비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수령에게 충실하지 못한 인간으로 매도당한다. 입당이나 군관 선발, 대학 추천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이다.군인에 한해서 해당 정치조직을 통해 오손되거나 손상된 초상 배지를 교환해 달 수 있다.
신문이나 출판물에 김 부자의 초상화와 현지시찰 사진, 김 부자를 그린 미술작품 사진이 실리면 그 면이나 부분을 제외하고 소각하거나 폐기처분해야 한다. 신문이나 출판물에 있는 김 부자의 사진은 잘 오려내 보관해야 하며, 보관할 때도 구김살 없이 정중히 모셔야 하는 것이 북한 군인들의 일상화된 법도다.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우상숭배의 극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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