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간의 민간 교류는 1998년 11월 18일 금강산 관광으로 시작됐다. 2000년 8월 22일에는 개성공단 설립을 합의했고, 2004년 12월 5일에는 개성공단에서 첫 제품을 생산했다.2007년 5월 17일 경의선 철도의 열차 시범운행에 이어 12월 5일에는 개성 관광이 시작됐다. 그러나 확대일로에 있던 남북한 간의 민간 교류는 지난해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제동이 걸렸다.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문제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북한은 2008년 12월 1일부터 육로통행을 제한하고 차단했다. 이로 인해 경의선 열차가 멈춰 섰고 개성 관광이 중단됐으며, 개성공단 인원도 축소하도록 요구해 공단 운영에도 많은 제한을 받게 됐다.남한의 민간단체가 2003년부터 대북 전단을 살포해 왔는데, 북한이 지금 문제 삼아 남북 관계를 경색국면으로 몰고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정일의 건강 이상설과 함께 체제 위기가 증폭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최근 북한이 취하고 있는 일련의 대남 압박은 계획적이고 조직적이다.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남한 정부 길들이기와 더 많은 경제적 지원을 위해 북한은 우리 정부를 압박해 왔다.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유엔의 대북 인권 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는 핑계거리가 된 것이다.
북한은 축차적인 대남 압력을 위해 1단계는 관망 시기로 ‘6·15 공동선언과 실천 강령으로서의 10·4 정상선언’ 이행을 촉구했다. 우리 정부가 실무회담을 열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논의하자고 했음에도 회담은 뒷전인 채 정부에 대한 비난과 무조건적 지원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목적이 다른 곳에 있다는 뜻이다.
2단계는 대남 압박 단계로 지난 3월 말부터 개성공단 내에 있는 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남한 당국자 11명을 추방하며 실력행사에 나섰다. 이후 서해상에 미사일 시험발사, 이 대통령에 대한 실명(實名) 비난, 군부의 대남 군사충돌 위협 등으로 이어져 압박의 강도를 높여 왔다.
3단계는 본격적 행동단계로 지난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과 탈북자로 위장한 여 간첩 남파 사건 등 적극적으로 대남 공세를 펼쳤다. 특히 서해 NLL 침범이나 선박 충돌과 침몰 등의 문제를 일으킬 경우 올림픽을 앞둔 중국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동해에서 관광객을 피살하는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4단계는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경의선 철도 운행과 개성 관광 중단, 개성공단 통제 및 제한 조치, 군사적 충돌도 불사한다는 위기조성 단계다.북한의 계획된 행동은 남북 관계를 경색시키는 주요 원인이 됨은 물론, 북한이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인가를 깨닫게 해줬다. 북한은 언제라도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부단히 남한 내부를 분열시켜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신용도를 떨어뜨리고 고립시키는 등 현실적인 위협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줬다.북한은 자기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전에는 대남 압박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이익이나 삶의 질 향상보다 체제 유지가 최고 목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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