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북한군 바로알기

92>신년공동사설-군사 분야

화이트보스 2009. 4. 18. 18:54

92>신년공동사설-군사 분야
‘총대·군사 중시 기풍’ 여전히 내세워

북한은 1월 1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비롯해 군보인 ‘조선인민군’과 청년보인 ‘청년전위’ 등 3개 신문을 통해 신년 공동사설을 발표했다.“총 진군의 나팔소리 높이 울리며 올해를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의 해로 빛내자”라는 제목의 신년공동사설은 2009년을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의 해’로 규정했다.

신년사설에 총공격전, 전 인민적 총공세, 천리마 대고조, 비약의 폭풍, 새로운 대고조의 역사 등의 용어가 등장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올 한 해 북한 사회는 천리마 운동류의 ‘혁명적 대고조’ 운동이 휩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의 공동사설은 김정일 건강 이상설 이후에 북한이 최초로 정책 방향을 밝혔다는 의미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신년 공동사설은 그해의 정책 방향과 주요 사업계획을 대내외에 제시하는 공식 문건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신년사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46년부터다. 1994년까지는 대체로 김일성이 방송을 통해 육성으로 발표했으나, 김일성 사망 이후 1995년부터는 김정일이 직접 나서지 않고 지금처럼 3개 신문에 공동사설을 게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일설에는 김정일이 연설 기피증이 있어 직접적인 연설은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는 북한 신년 공동사설의 내용 중 군사 분야에 한정해 언급하고자 한다. 북한은 올해 선군정치의 중요성을 그 어느 해보다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남북한 군사적 신뢰구축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한미 연합연습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것은 남한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라기보다 미국 오바마 신 행정부에 대한 관계 개선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북한군에 대해서는 ‘혁명적 대고조’에 군대가 앞장서야 하며, 김정일을 수반으로 하는 ‘혁명의 수뇌부’를 목숨으로 사수하기 위해 “사상과 신념의 강자, 일당백의 총폭탄 용사 육성”을 강조하면서 “전투정치훈련과 오중흡 7연대칭호 쟁취운동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오중흡은 항일 무장투쟁 시기에 일본군으로부터 김일성의 목숨을 구해 준 영웅으로 북한에서 추앙받는 인물이다. ‘오중흡 7연대칭호’는 북한군 내에서 최고로 영예로운 부대의 상징이다. 각급 부대별로는 관병(官兵) 일치·군정(軍政) 배합·군민(軍民) 단결을 주문하고, 군이 혁명적 군인정신의 창조자로서 모든 면에서 사회의 본보기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노농적위대 창건 50돌을 계기로 “민간 무력강화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민 무장화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민간 무력의 군사훈련 강화 요구는 예비전력의 정예화뿐만 아니라 김정일의 와병설에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체제위협이 가중될 위기에 처하자 내부 단속을 위해 단결을 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에 대한 대내외적 위협에 대해 북한이 “자주권과 존엄, 사회주의 제도를 건드리는 자들”에 대해서는 “계급적 각오와 적개심이 서릿발 치는 우리의 총대는 원수들의 그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의 대북 인권문제 제기와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에는 군사 충돌도 불사하며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이 올해에도 총대 중시와 군사 중시의 기풍을 내세워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에 군대를 앞세운 것은 ‘군국주의적 병영국가체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