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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관리 "아프리카 나라들에 핵무기 확산할 터"

화이트보스 2009. 7. 18. 13:40

北관리 "아프리카 나라들에 핵무기 확산할 터"

연합뉴스 | 입력 2009.07.18 07:01 | 日연구원, 5월 北관리와 만나 대화..북한판 대미 무시정책 발언들 전해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북한은 북미 대립관계가 지속되는 한 미국에 대적하기 위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하고 핵무기를 다른 나라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북한의 "대외정책 결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60대 관리"가 말했다고 미국 맨스필드재단의 아베 아미 객원연구원이 전했다.

아베 연구원은 16일(미국 시간) 노틸러스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한 '새단계 진입한 북한:"우리는 더 이상 미국에 관심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이 제2차 핵실험을 하기 직전인 지난 5월 중순 나흘간 북한을 방문, 이 북한 관리와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으나 이 관리의 신원에 대해선 더 이상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 북한 관리는 북한의 최종 목표는 여전히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대로 한반도 비핵화이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북한이 미국 및 한국과 동등한 입지의 핵보유국이 돼야" 하기 때문에 핵무기 보유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핵확산이 김 주석의 비핵화 유훈에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관리는 "미국이 핵무기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먼저 그들의 힘을 약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우리의 핵무기를 아프리카 같은 데의 다른 나라들에 확산하면 미국 (핵)무기의 힘은 그만큼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고 아베 연구원은 전했다.

이 관리는 특히 미국이 "북한의 실험은 실패작이다"라거나 "북한의 전형적인 벼랑끝 전술이다"는 등의 인식을 보이는 것은 미국의 현 대북 정책이 잠정적인 것을 말하며 이는 궁극적으론 "나중에" 북한을 다루겠다는 뜻이어서 결과적으로 북한에 군사력 증강에 필요한 시간을 주는 셈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선 미국에 고마워했다"고 아베 연구원은 덧붙였다.

북한 관리는 "50년전엔 미국이 대학생이고 우리는 유치원생이었다면 지금은 미국이 대학생이고 우리는 전문대 학생"이 됐다면서 "시간은 늘 우리편"이라고 주장하고 "이제부터 우리의 핵무기를 미국을 미워하는 나라들에 팔 것이다. 이를 이유로 미국이 우리에게 전쟁을 걸어오면 우리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남한을 공격, 통일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아베 연구원은 소개했다.

아베 연구원은 그러나 불과 수개월전인 지난 1월만 해도 북한내에선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놓고 "미국이 우리에게 문호를 열고 있으니 발사하지 말고 미국과 협상 노력을 해야 한다"은 온건론과 "(미국이) 근본적으론 우리를 무시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선 우리가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강경론이 함께 존재했고,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수용해 평양에서 북미 양자대화를 갖는 것을 검토해보는 등 대미 강경정책이 확립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1년전인 지난해 5월 방북, 문제의 북한 관리를 만났을 때는 이 관리가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었는데 이번엔 "더 이상" 미국과 협상에 관심없다고 명확히 말했다고 아베 연구원은 대비하면서 북한판 대미 '무시정책' 가능성을 주장했다.

북한 관리는 이번에 만났을 때는 "우리는 우리 스스로 해야 할 것을 한다. 미국에 관심없다. 그들과 대화해봐야 이로울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리는 그러나 "자신하건대 미국이 지금은 우리를 무시하고 비난해도 결국엔 우리와 대화하자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베 연구원은 소개하고 이는 북한이 "지금은" 대미 양자대화에 관심없지만 "종국적으론" 미국과 양자대화가 자신들을 위해 매우 필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추정했다.

아베 연구원은 대북정책을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그의 후계자만 볼 게 아니라 북한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강경파들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간에서 "김 위원장이 사망하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말들이 있으나, 북한에 새 정부가 들어선다 해도 지금과 크게 다른 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더구나 이미 보다시피 북한이 미국과 동등해지겠다는 의도에서 핵과 미사일 등 군사력 개발을 재강조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차기 북한 정부를 기다리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없다"고 아베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또 대북 제재는 필요하고 자신도 이를 지지하지만 제재가 "충분" 조건은 아니다면서 현재의 위험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선 미국이 "어느 때보다 근원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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