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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10원 오르면 대한항공 순익 400억 늘어

화이트보스 2009. 9. 14. 03:41

원화값 10원 오르면 대한항공 순익 400억 늘어
원화값 연중최고 근접…상장사 희비 엇갈리는데

코스피가 1650선을 돌파한 가운데 증시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환율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11일 달러 대비 원화값은 1221.8원으로 연중 최고치에 근접하자 IT와 자동차 등 주도주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화 강세 자체는 IT와 자동차 기업, 달러로 매출이 계상되는 해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의류업체, 수입이 달러로 이뤄지는 해운회사 등에 부정적이다.

반면 원재료 수입 부담이 감소하는 음식료ㆍ정유ㆍ철강이나 소비 수요가 살아날 수 있는 항공ㆍ여행 업종엔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의 원화 강세 추세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아 흥미롭다.

13일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여전히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보다 높고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엔화도 동반 강세를 보여 환율이 급락하지 않는 한 수출 경쟁력도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도주의 모멘텀이 약화될 수는 있겠지만 "내수주를 중심으로 원화 강세 수혜주들의 반등세가 전개되면서 오히려 순환매를 자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급등한 주도주들의 가격 부담과 원화 강세 국면이 맞물렸으니 내수주에서 기회를 노리라는 얘기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수출주의 경우 단순히 환율만 볼 게 아니라 업황이나 경쟁력 개선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는 대우증권,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원화값이 10원 오를 때 주요 수출주의 올해 실적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봤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매출 5190억원, 영업이익 860억원, 순이익은 620억원 줄겠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늘고 브랜드 이미지에 따른 경쟁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하이닉스도 외화 관련 이익이 각각 500억원, 1500억~2000억원까지 늘면서 오히려 순이익은 늘어날 전망이다.

원화 약세 덕을 많이 본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겠지만 해외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상승과 글로벌 경기 회복 효과가 이를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 외화부채가 많은 기아자동차는 갚을 돈과 이자비용이 줄어들어 그나마 다행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만 떨어져도 순이익이 400억원 늘어나 원화 강세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CJ제일제당도 수입 원재료 투입원가가 떨어지고 외화부채가 많아 외환 관련 이익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수혜주다.

SK에너지 등 정유업체들은 외화부채 부담이 줄고 외화대출인 유전스(usance) 등 원유 도입 측면에서 유리해진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IT, 자동차 등 수출주 주가는 환율보다는 경기와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며 향후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경기 회복 정도가 수출주 주가 방향성을 결정 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소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