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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관광을 오는 중국인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화이트보스 2009. 12. 19. 11:32

한국에 관광을 오는 중국인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무엇을 즐기기 위해  한국에 올까? 한국의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 대답은 물론 “No”다. 자국의 유구한 역사문화와 장대한 스케일의 자연경관을 보아온 중국인 앞에, 한국의 자연과 문화는 사실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 한국의 자연풍광을 보러 온 중국인이 있다면, 아마 실망만 안고 돌아갈 것이다. 태산, 만리장성 그리고 자금성을 보고 자라온 중국인들이 설악산을 보고 나서 “우리 동네 뒷산만 하네”라고 투덜댄다는 한 여행 관계자의 말이 괜한 말은 아닐것이다.


분명 한국의 자연경관은 중국인의 관심 밖이지만, 한국에 온 목적이 “쇼핑”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렇다면, 중국인은 한국에서 어떤 물건을 구입할까? 한국의 많은 쇼핑몰과 매체가 이를 진단하는 기사를 쏟아냈고, 조선일보도 “한국 찾은 관광객들 쇼핑백에는?”(2009.11.21일자 사회면)이라는 기사로 이를 소개했다. 기사는 일본 관광객들은 김과 김치를 좋아하고 중국관광객은 한국산 손톱깍기에 열광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이 사실일까?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으로서 겪은 생생한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위의 말은 사실이 아닌 듯 하다.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입하고 세금 환급을 받고있는 중국인 남성 쇼핑객/ 조선일보 DB

나는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서 주로 화장품 등 스킨케어 관련 제품을 구입한다고 말하고 싶다. 친구인 한 중년여성은 한국에서 쇼핑을 하다보면 특별히 사고 싶은 물건은 없는데 화장품 등 스킨케어 제품만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자신이 쓸  “설화수” 두 세트와 동료들에게 선물로 줄 화장품을 잔뜩 사가지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 친구가 한 말이 중국 관광객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한국 음식? 중국인의 입맛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다. 일본인들이 김과 김치를 좋아한다지만, 중국인들에겐 그다지 매력적인 상품은 아니다. 의류도 한국의 옷이 디자인이 세련되고 마무리가 꼼꼼하지만, 이도 대부분 “메이드 인 차이나”이고 중국인보다는 한국인의 스타일에 더 맞는 편이다. 한국의 전자제품은 어떤가. 이미 유럽,미국의 디지털 제품에 익숙한 중국인들로서는 한국 제품도 큰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지 못한다.


한류와 한국 모델의 영향인지, 오직 화장품만이 중국 여성들의 “예뻐지고 싶은” 욕구를 자극해 지갑을 열게 만든다.


아내와 함께 거리를 나서다 보면 쇼핑중인 중국 관광객들과 마주치게 된다. 그들 대부분은 여성이고, 대략 20대에서 60대 정도로 보인다. 그들에게 어떤 물건을 사갈 것이냐고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은 화장품이라고 대답한다. 지난 주 명동에서 더페이스샵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있는 중국여성 5명을 보았다.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 인터넷에서 제품의 명칭과 사진을 인쇄해와 판매원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또 다른 화장품 매장인 스킨푸드 매장에서도 한 무리의 중국관광객들이 제품을 고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사실 이러한 광경은 이제 한국의 화장품 매장에선 전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중국 관광객의 구매 욕구에 부응해 수많은 화장품매장이 중국 유학생을 종업원으로 고용해 제품 구입을 도와주고 있으며, 스킨푸드는 심지어 모든 제품에 중국어 라벨을 달기도 했다.


중국인들이 이렇게 한국 화장품을 좋아하는 데에는 한국이 확실히 이 방면에 남다른 재주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첫째,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한국인의 성격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필자의 극히  주관적인 견해로는, 한민족은 세계에서 아마도 가장 미美를 사랑하는 민족이 아닐까 싶다. 이런 성향이 한민족의 DNA에 각인되어 한민족 문화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둘째, 한국 화장품의 제품력은 분명 뛰어나다. 특히 “설화수”같은 경우, 주름을 예방하고 보습작용이 뛰어난 제품이라고 인식되어 홍콩의 많은 부자 “사모님”들이 애용하는 제품이 되었다.  또 BB크림은 어떤가. 화운데이션 기능을 하면서도 화장한 것 같지 않은 내츄럴한 이미지를 연출할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중국여성의 성향이야말로 한국 화장품을 구입하는 강력한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중국경제가 부상함에 따라, 일반 가정에서도 레저오락에 지출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점점 더 많은 중국 여성들이 더 자신의 외모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한국 화장품은 그녀들을 더욱더 젊고 아름답게 보여주는 또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사는 물건들도 여러 종류다. 한국 특유의 전통공예품,  섬세하게 만들어진 정밀 제품, 또 고려인삼도 빠질 수 없다. 그러나 중국 관광객들 중에서 구매욕구가 가장 왕성하고 가장 경제력있는 집단이 청,중년층 여성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화장품은 그녀들이 가장 사랑하는 쇼핑 아이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 독자 러윈 樂雲씨 (한국 한림대학교 객원교수)


조선닷컴 중문판 독자레터/정리=중문뉴스팀 정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