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신중국 60년

급성장하는 중국 태양광산업

화이트보스 2010. 1. 25. 17:25

태양광기업 3천개 `솔라러시`… 외국기업도 가세
유럽 10년동안 투자한 태양열 집열기
중국정부 육성정책으로 1년만에 보급

◆ 글로벌 포커스 ◆ 급성장하는 중국 태양광산업

중국 베이징 동남쪽으로 376㎞ 떨어진 산둥성 더저우(德州)시. 베이징에서 4시간가량 자동차를 달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면 시내로 통하는 도로변 10㎞ 남짓엔 태양광 가로등이 줄지어 서 있는 게 눈에 확 들어온다.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태양광 가로등 길이다. 도심에 설치된 가로등은 물론 신호등과 교통안내 전광판이 모두 태양광을 끌어 쓴다. 시내 아파트 옥상엔 태양열 온수기가 빼곡하다. 가히 `태양의 도시`라는 별명이 붙을 만하다. 더저우시는 2006년부터 모든 신축 건물에 태양에너지 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더저우에 이어 선양시도 신축ㆍ개조 주택에 태양열 온수기를 반드시 달도록 했고 상하이시도 태양에너지 사용을 늘리기 위해 자금 지원과 세금 공제 등에 나선 상태다.

이처럼 태양에너지 확대책이 잇따르면서 중국에서는 관련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2005년 기준 전 세계 태양열 집열기 가운데 76%가 중국에 설치됐다. 중국 태양에너지산업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태양열 집열기 총보유량은 7500만㎡에 달한다. 태양열로 데운 온수를 4000만가구, 1억500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한진 KOTRA 베이징 코리아센터 부장은 "2005년 한 해 동안 중국에 새로 설치된 태양열 집열기만 1500만㎡"라며 "이는 유럽이 과거 10년간 보급한 태양열 집열기 총량보다도 많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태양광배터리를 2300㎿ 생산해 국내에서 50㎿를 사용하고 98%가량을 수출했다. 특히 실리콘 태양광배터리 생산량은 1.78GW에 달해 세계 총생산량 가운데 26%로 1위다. 폭발적 시장 확대에 힘입어 중국 내 태양에너지 관련 기업은 3000여 개로 늘었다. 현재 중국에선 태양광 배터리 자재인 폴리실리콘 프로젝트만 20개가 추진되고 있다. 총투자액이 700억위안에 달한다. 급성장하는 중국 태양광 산업에 `솔라러시`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하다.

태양에너지 산업에 목을 매는 곳은 더저우뿐만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태양열발전소들이 중국 서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들어서면서 관련 설비업체들이 서부로 몰리고 있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AMAT), 퍼스트솔라 등까지 앞다퉈 진출했다. 중국 정부가 칭하이ㆍ쓰촨ㆍ산시성 등 서부 지역을 중점 투자지역으로 육성할 태세기 때문이다.

업체들도 서부에 공장을 만들어 물류원가를 절감하고 현지 정부와 조기에 우호적 관계를 맺어 입찰ㆍ판매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는 일거양득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발전 관련 제품 생산ㆍ판매기지로 중국 서부 지역이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산둥성 더저우시에 세워진 세계 최대 태양광 호텔. 이곳에서는 난방, 온수 등을 가동하는 에너지원으로 태양광을 이용한다.
중국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태양광발전 설비 공급업체인 AMAT는 산시성 시안에 3억달러 규모 태양광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세계 최대 민간 태양에너지연구개발센터로 태양에너지 박막패널 생산라인과 결정체 규소패널 시험생산설비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AMAT는 시안교통대 등 산시성 내 40여 개 고등교육기관이 이 센터에 태양광 분야 전문인력을 충분히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AMAT는 신아오그룹, 우시샹태양에너지전력, 창저우톈허태양에너지, 장시사이웨이LDK태양에너지첨단기술 등 중국 태양광 기업에 설비를 공급 중이다.

지난 9월 초엔 미국 퍼스트솔라가 네이멍구 어얼둬스에 2GW급 대형 태양광발전소 건설 계획을 내놨다. 64㎢ 땅에 세워지는 이 발전소는 40억~60억위안이 투입돼 10년 안에 건설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대형 업체뿐 아니라 중국 토종 태양광 관련 기업들도 잇따라 서부 지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뤄양중궤이첨단기술이 최근 네이멍구 바오터우에 공장을 세웠고 중궈난보그룹도 후베이성 이창에 4500t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 설립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현재 시안 첨단기술산업개발단지엔 시안화징전자, 시안황허태양광, 산시화산반도체자재 등 21개 태양광발전 관련 업체가 들어서 산업사슬을 형성한 상태다.

중국 재생에너지 개발 확대는 서부대개발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태양광ㆍ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인구밀도가 높지 않은 곳에서 에너지 공급을 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