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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측 재산 몰수하면 外資 유치 끝이다

화이트보스 2010. 3. 20. 09:17

北, 남측 재산 몰수하면 外資 유치 끝이다

입력 : 2010.03.19 22:21

 
북한 아태평화위원회는 18일 통일부현대아산에 보낸 통지문에서 "오는 25일부터 금강산 관광 지구 내 남측 부동산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며 "25일까지 (남한 시설물 소유자들이 금강산에) 오지 않으면 남측 부동산을 몰수할 것이며 (그들이) 다시는 금강산에 오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가 2008년 7월 남한 관광객이 북한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 이후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면서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자, 남측 요구는 들은 체도 않고 이젠 금강산 지구에 있는 남측 부동산을 빼앗겠다고 협박하고 나섰다.

금강산 일대 남측 부동산은 우리 정부가 600억원을 들여 지은 이산가족 면회소를 비롯해 현대아산 소유의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 관광공사 소유 온천장·문화회관, 에머슨퍼시픽의 골프장 등 3593억원에 달한다. 이 시설들은 현대아산이 2002년 북한 당국과 맺은 50년간의 토지 임대 계약,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에 관한 남북 합의 등에 따라 지어졌다. 북한 땅에 있다 해서 북한 마음대로 빼앗거나 처분할 수 없는 시설들이고, 북한이 '몰수' 협박을 늘어놓는 금강산 시설 소유자들은 북한의 관광객 사살 사건으로 1년 반 넘게 사업을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이다.

북한은 남한 관광객 사살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는커녕 남북 합동 진상조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지난달 26일 남측 주민 4명을 억류하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뒤 21일이 지나도록 억류된 사람들의 신원과 붙잡힌 경위, 현재 상태 등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남한 정부가 어떻게 이런 북한을 믿고 국민들에게 금강산 관광을 허용할 수 있겠는가.

북한은 올 들어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을 세워 조선족 사업가를 총재로 임명하는 등 외자(外資)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특구(特區) 형태로 운영되던 금강산 관광 지구에서 관광객 신변 안전조차 보장할 수 없는데다 이것을 문제 삼자 거꾸로 "부동산을 몰수하겠다"고 협박하는 북한에 선뜻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나라와 기업이 이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북한이 국제사회와 정상적인 비즈니스를 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가리는 시험대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최근 중국 여행사가 금강산 관광상품 판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다. 현대아산 모르게 금강산 관광이 이뤄지는 것은 현대아산에 금강산 관광 독점 사업권을 보장했던 계약 위반이고, 남측 시설물을 남측 동의 없이 다른 상업적 용도에 쓰는 것은 북한이 국제 비즈니스를 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만천하에 알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