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식물공장

무인영농, 에너지생산, 식물공장, 존중받는 농업…

화이트보스 2010. 6. 6. 20:40

무인영농, 에너지생산, 식물공장, 존중받는 농업…
 

특집Ⅰ 10년후 한국농업·농촌

◆미래학자·농업전문가의 눈=‘농촌은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꿈의 공간이 될 것이다.’ 미래학자들 사이에서 설득력 있게 제기되는 주장이다. 이들은 2015년부터 도시에서 농촌으로 인구이동이 본격화되면서 농촌의 생활환경이 대폭 개선되고, 지구온난화와 저탄소 녹색성장에 발맞춰 농업이 에너지 공급과 안전한 유기농산물 생산산업으로 변모, 국가 발전을 주도한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미래학자와 농업전문가들이 바라본 10년 후의 한국 농업·농촌을 들여다본다.



#안전성 확보된 유기농업… 농촌은 에너지기지

10년 후 우리 농업은 국가 발전을 주도하는 기간산업으로 탄탄히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전통적인 농·축산물 생산 외에도 지구온난화와 석유고갈 등 위기가 점차 현실화되면서 농촌에 설치된 태양열·지열·풍력·바이오가스 시설 등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농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승룡 고려대 교수는 “탄소배출권 거래가 본격화되면 온실가스를 줄여주고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농촌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밖에도 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인공장기와 의약품원료 등이 본격 생산되면 수입대체는 물론 고소득을 올릴 ‘블루오션’ 개척도 기대된다.

이 무렵 한국 농업의 대세는 유기농업이다. “세계적으로 2015년 무렵 대체유기영농이 활성화되고, 2020년 영농자동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미국의 미래학자 윌리엄 하랄(조지워싱턴대 교수)의 전망처럼 유기농업을 통한 안전 농·축산물 생산체계가 정착될 전망이다. 농기계·화학비료·농약 등 석유에 의존하던 고투입농업이 식물공장 등 친환경·저탄소농업으로 대대적으로 전환된다. 또 농가들을 괴롭히던 일손부족 역시 인공지능이 장착된 무인 농기계 기술개발을 통해 상당부분 줄어들고, 그 결과 농가별 경작규모도 대폭 넓어진다.

농축산물 유통도 직거래 중심으로 진화하고, 전국적인 직거래 네트워크 운영센터, 유통도우미 관리 네트워크 등 농협과 연합 경영체가 유통망 구축과 운영을 주도하면서 ‘강한 농업’을 뒷받침하게 된다. 김완배 서울대 교수는 “10년 후 국산 농산물 유통체계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을 아우르게 될 것”이라며 “이미 일본이 중국 등의 상류층을 겨냥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점에 비춰볼 때 국내에도 이들의 요구에 따라 농산물을 주문생산하는 맞춤형 생산체계가 머지않아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드림 소사이어티… 돌아오는 농촌으로

우리 농촌은 ‘누구나 살고 싶은 곳’으로 변신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내 미래학계를 대표하는 하인호 한국미래학연구원장은 ‘2015년 재택근무 분위기가 확산, 위치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이 선호하는 곳에서 삶을 꾸리려는 대규모 귀촌행렬이 일어난다’는 전망을 2007년에 발표했다.

하원장은 “8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델파이조사(미래연구 방법의 일종)를 통해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면서 “이미 농촌 구석구석까지 세계 최고의 초고속통신망이 깔려 있는 환경을 적극 활용, 앞으로 발달할 인공지능기술을 기반으로 홈스쿨링·원격진료 등을 확충하면 도시와 큰 격차를 보이던 교육·의료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농촌 학교와 마을 문화센터 등의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이 초고령화사회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노인 돌보미 등 ‘돌봄경제’활동이 활성화되면서 농촌에는 새로운 일자리와 활력이 생겨난다. 꿈과 이미지가 사회를 이끄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가 도래한다는 세계적인 미래학자 짐 데이토의 전망처럼 농촌의 가치가 재조명된다. 그 결과 친환경농업이 자연의 가치를 드높이는 숭고한 행동으로 존중 받고, 농촌관광·체험교육이 진화해 꿈과 상상력을 함양하려는 사람들의 욕구를 적극적으로 만족시키게 된다. 이를 위해 풍부한 경험을 지닌 농촌의 노년층과 도시에서 온 신세대가 힘을 모으는 가운데 농업과 농촌관광을 통합하는 관광문화 컨소시엄, 체험교육과 농업을 통합하는 교육활동 컨소시엄 구축이 활발해진다. 농촌 다문화가정도 농촌의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농촌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

류수연 기자 capa74@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