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下野, 30년 독재 끝나… 모든 권력은 군사최고委에 넘겨
"홍해 휴양지로 떠나"
국민들의 퇴진 압박을 받아온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1일 오후 6시(한국시각 12일 오전 1시) 하야하겠다고 밝혔다.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대독한 하야 성명에서 "나는 오늘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며, 모든 권력은 이집트 군사최고위원회에 이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지난달 무바라크 대통령이 임명한 측근 인사다.
이로써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해온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달 1월 25일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18일 만에 권좌에서 물러났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되자 부통령으로서 권력을 승계해 정확히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했다.
전날 국영TV 연설을 통해 시위대와 군부 인사들의 하야 요구를 거부한 무바라크 대통령은 거부 발표로 분노한 시위대의 시위가 이집트 전역으로 확대되고, 대통령궁까지 포위하자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중대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 ▲ 중동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가장 위대했던 시민 혁명이 성공했다. 30년 철권통치를 펼쳐온 독재자는 국민의 뜻을 더 이상 거스를 수 없었다. 11일 저녁 6시(현지시각) 국영방송을 통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 성명이 발표되자, 그동안 시위의 메카였던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은 폭발했다. 시민들은 환호하고, 눈물 흘리고, 기도했다. 이 순간을 위해 18일 동안 노숙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었다. /로이터 뉴시스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권력 이양과 민주화를 촉구해온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도 즉각 반응을 나타냈다. 오바마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카이로를 떠난 것은 긍정적인 첫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