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節電 외에는 길이 없다

화이트보스 2013. 6. 4. 11:35

節電 외에는 길이 없다

  •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수요관리연구실장
  • 입력 : 2013.06.04 03:06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수요관리연구실장 사진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수요관리연구실장

    하절기 전력 수급이 위기 상황을 맞았다. 시험 성적서가 위조된 부품을 사용한 신고리 원전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가동이 지난달 29일에 중지됨으로써, 예방 정비 중인 8기와 합치면 현재 원전 23기 중 10기가 가동을 멈춘 상태다. 서류 조작 부품이 들어간 원전을 재가동하는 데 넉 달이 걸림에 따라 현재 정비 중인 신고리 1호기를 포함해 원전 3기(총 300만㎾)가 올여름 가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전력 공급에 초비상이 걸린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이번 여름철 전력 피크를 앞두고 예비 전력이 부족해 비상 대책을 세워놓은 터였다.

    문제는 다가오는 하절기 전력 수급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금번 전력 수급 위기는 9·15 순환 정전 사태가 발생한 2011년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전 2기 가동 중단으로 공급 능력이 7700만㎾에 그치지만 8월 둘째 주에 예상되는 최대 전력이 7900만㎾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으로써 전력 공급이 무려 200만㎾ 부족한 상황이다. 비록 올해 하반기 몇몇 신규 발전소가 확보될 예정이지만, 당장 코앞에 있는 하절기 최대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공급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전력 공급을 당장 늘리기 어렵다면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력 수요를 줄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정부는 기업체를 중심으로 휴가 분산, 조업 조정 등을 강력히 시행해서 하절기 수급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하지만, 이러한 하향식 대책만으로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경제에 큰 어려움을 초래하는 '블랙아웃'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계각층 모두가 절전에 동참해야 할 상황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 일본에서는 기업과 상업용 빌딩들이 하절기 최대 전력 수요를 15% 줄였을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절전 대열에 동참해 21%나 절전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는 전력 공급의 차질을 염려한 일본 정부의 호소에 국민이 섭씨 30도 이상의 무더위를 애써 참으며 절전을 몸소 실천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 국민도 일본만큼 절전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미 작년 하절기에 국민발전소 건설 등의 절전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전력을 최대 166만㎾ 절감한 바 있으며, 정전 대비 전력 위기 대응 훈련을 통해 금번 가동이 중단된 원전 5기에 해당하는 500만㎾ 이상의 절전이 가능함을 확인한 바 있다.

    절전은 우리 생활 주변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다. 적정 실내 온도를 맞추고, 늘 켜져 있는 컴퓨터를 끄고, 빈방 불을 끄는 등 생활 속 전기를 잡는 것이 첫걸음이다. 각 가정에서 전기 절약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부모가 앞장서서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도 필요한 때이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절기에는 사무실, 상가, 가정 등의 냉방용 전력 소비를 슬기롭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더위로 에어컨 등 냉방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 최대 전력이 발생하는 오후 1~4시대를 피해서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제 절전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당위성 차원을 넘어 생존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생활 속의 작은 관심과 실천을 통한 절전 생활화가 작게는 가정경제를 돕고 크게는 국가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