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8.03 02:56
서울 경전철은 2025년까지 8조5533억원을 들여 경전철 노선 9개와 전철 연장 노선 1개를 짓는 사업이다. 건설비 중 4조3000억원은 민간 자본을 유치하고 나머지는 국비로 1조1723억원, 서울시비로 3조550억원을 충당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국내 경전철 사업은 모두 실패했다. 용인시는 매년 200억원 운영 적자에다 민간 사업자와 벌인 소송에서 패해 빚 7900억원까지 뒤집어썼다. 의정부시도 매년 240억원씩 적자를 보고 있고, 김해시는 앞으로 20년간 2조원을 업자에게 물어줘야 한다. 지금도 빚이 27조원이나 되는 서울시가 그런 실패를 따라가면 훗날 시민들 세금 부담이 얼마나 커질지 알 수 없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달 24일 이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 지하철 서비스에서 소외된 지역이 38%나 된다"면서 "서울 어디서나 걸어서 10분 안에 지하철을 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엊그제 라디오 방송에 나와서는 "다른 건 다 줄이더라도 이것만은 꼭 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박 시장이 서민들 교통 편의를 그토록 걱정한다면 현행 버스 노선을 조정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충분히 검토했는지 궁금하다.
박 시장의 경전철 건설 계획에 대해 경제성이 있다고 등을 밀어준 서울연구원은 2004년 우면산터널 건설 때 하루 1만4000대에 불과한 교통량을 5만1000대로 부풀려 예측했던 기관이다. 그 때문에 지난 9년간 서울시가 터널 운영을 맡은 민간 업자에게 물어준 돈이 574억원이나 된다. 박 시장 쪽 사람들은 한강의 애물단지가 돼버린 세빛둥둥섬을 오세훈 둥둥섬이라고 조롱해왔다. 서울시는 훗날 서울 경전철에도 '박원순 전철'이란 꼬리표가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서 사업 추진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