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엑스포 400억 적자ㆍ녹스는 80억짜리 광주 광엑스포장 |
광주ㆍ전남 지자체 파산위기 ● 이벤트성 행사에 멍드는 지방재정 |
입력시간 : 2013. 10.24.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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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의 '양날의 칼'
'나비'의 고장으로 유명한 함평군은 2008년 개최한 '함평 세계나비ㆍ곤충엑스포'가 관람객을 120만 명 유치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3년 뒤 감사원 감사 결과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마디로 엑스포가 '속빈 강정'이었다는 평가였다.
감사 결과 함평군은 2008년 세계나비ㆍ곤충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애초 예산보다 196억 원이 추가된 549억 원을 투입하고도 수익은 137억2000만 원에 그쳐 411억8000만 원의 적자를 봤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2013년 엑스포를 개최하더라도 지출 규모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함평군은 이런 감사 결과를 받아들여 올해 4월부터 한 달간 열기로 했던 나비ㆍ곤충엑스포를 포기했다. 개최 효과가 크지 않은 엑스포를 강행해 군민에게 재정 부담을 떠안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실 엑스포 개최는 군 재정을 심각하게 압박하는 요인이었다. 국비 33억 원, 도비 37억2000만 원, 군비 96억8000만 원 등 총 예산 167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군이 확보한 예산은 현재까지 국비 13억 원과 군비 4억 원 등 총 17억 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10.5%에 불과했다. 재정자립도가 8.2%로 전국 군 단위 85개 지자체 중 84위인 함평군으로서는 모자라는 금액을 충당할 여력도 없다. 함평군의 연간 예산 총액은 2440억 원. 지방세 수입이 110억 원에 불과해 예산의 대부분을 정부에서 받는 교부세로 채우고 있다.
여론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말 함평군 공무원 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5%가 엑스포 개최에 반대했다. 주민 여론도 개최 반대가 우세했다. 당시 안병호 함평군수는 "엑스포 대신 군민의 피부에 와 닿는 사업에 엑스포 예산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먼지 풀풀' 공립박물관
강진청자박물관 등 전남지역 공립박물관이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3년간 누적적자가 500억원에 달할 정도다.
감사원은 최근 전남지역 공립박물관 운영실태 감사 결과, 32개 박물관의 최근 3년간(2010~2012년) 운영수지 적자액은 2010년 136억원, 2011년 152억원, 지난해 160억원으로 해마다 늘면서 총 488억원을 기록했다.
전남지역 박물관의 연면적은 최대 1만1200㎡, 최소 325㎡ 규모다. 이들 박물관 건립에 투입된 예산은 국비 1265억원 등 총 2910억원에 이른다. 전남도의 재정자립도가 10%대 임을 감안할 때 무리한 예산투자로 빚더미에 앉았다.
실제 지난해 운영 흑자를 기록한 박물관은 한 곳도 없었다.
적자 규모는 강진청자박물관이 2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순천시 낙안읍성 내 민속자료관이 20억원, 목포자연사 및 생활도자 박물관이 17억원, 해남공룡박물관이 16억원, 함평군 나비전시관이 12억원 순이다.
연간 관람객수는 순천만자연생태관(235만)과 순천민속자료관(117만) 2곳이 100만명을 넘겼고, 광양역사문화관, 하의3도농민운동기념관, 황금박쥐전시관, 고분탐사관, 여수민속박물관, 나주배박물관 등 6곳은 1만명도 채우지 못했다. 이들 박물관은 운영비가 없어 전시품이나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악순환 고리가 끊이질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 같은 부실 운영은 지방자치단체 민선 단체장들이 자신의 치적을 쌓기 위해 사업을 과다하게 벌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애물단지 신세된 '광엑스포 주제관'
세계광엑스포 전시관은 지난 2010년 열린 광주세계광엑스포를 위해 지어진 건물이다. 광엑스포 당시 설치된 시설 중 유일한 영구 전시관이다.
서구 치평동 상무시민공원 내 연면적 1500㎡ 지상3층 규모다. 시는 이 건물을 지으면서 국비 34억원 등 모두 80억9800만원을 들였다. 하지만 광엑스포가 끝난 뒤 주제관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광엑스포 행사에 맞춰 설계된 탓에 대관도 임대도 어려워 현재는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등 영화 상영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무대 폭이 3~4m로 공연을 하기에 너무 좁고 공연 등의 필수 시설인 조명과 음향 장비가 없어 대관은 엄두도 못내고 있어서다.
주제관을 이용하는 접근성도 문제다. 상무시민공원이기는 하지만, 주제관 주변에는 암벽등반 체험시설밖에 없어 산책 시민들이 전부다. 주제관 주차장과 인근 시내버스 승강장과의 거리도 300m 이상이다.
부대시설 역시 부족해 중ㆍ장년층을 대상으로 유료상영관 운영에도 한계가 있다. 1층 다목적 시설은 유동인구가 적어 수익시설이나 사무실 용도로 이용하는데 부적합한 실정이다.
광주시가 주제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3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음향시설이나 조명설비, 무대 증설 등에 나섰지만 주제관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현재 홀로 남은 주제관은 시 출연기관인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떠맡았고, 지난해 주제관을 운영하면서 들어간 돈은 2억7000원 가량이었다.
행ㆍ의정감시연대 이상석 운영위원장은 "엑스포나 축제가 단체장 치적쌓기용으로 변질된 측면이 있는데 이제라도 포기해 다행이지만 타당성 조사에서는 장밋빛이다 나중엔 해묵은 재정난을 들어 발을 빼는 관행은 분명 잘못됐고, 타당성 조사에 대한 책임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장 기자 sjhong@jnilbo.com
김성수 기자 sskim1@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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