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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천막은 놔두고 태극기 게양대는 안 된다니

화이트보스 2015. 9. 24. 10:44

세월호 천막은 놔두고 태극기 게양대는 안 된다니

    입력 : 2015.09.24 03:22 | 수정 : 2015.09.24 10:32

    국가보훈처가 서울 광화문광장에 추진 중인 태극기 게양대 설치가 서울시 반대로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박승춘 보훈처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월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 15일에 대형 태극기를 걸 수 있는 게양대를 광화문광장에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그 뒤 행정 절차를 거치느라 공사가 늦어져 완공 시기가 6·25 때 서울 수복 65주년인 오는 28일로 미뤄졌다. 그런데 시민단체 출신들이 포함된 서울시 광장심의위원회가 최근 광화문광장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만 임시로 태극기를 걸거나 설치 지점을 광화문광장에서 차도(車道)를 건너 50m쯤 떨어진 작은 공원으로 옮겨 내년 8월까지 게양하는 방안을 보훈처에 제시했다. 그러나 보훈처는 광화문광장이 서울의 중심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이곳에 상설 게양대를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태극기 게양대라고 해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장소를 옮길 수도 있다. 그런데 서울시 심의위는 광장이 시민들을 위해 비워져 있어야 하는데 게양대가 시민들의 통행과 이용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를 들었다. 태극기 게양대 받침대는 땅속에 설치하게 된다. 광장 통행과 이용에 큰 불편을 줄 리가 없다.

    설사 다소 불편이 있다 해도 지금 광화문광장에 1년 넘게 세워져 있는 세월호 천막 10여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을 것이다. 지난 7월 서울시는 이 천막들이 조례 위반인데도 튼튼한 가건물 형태로 리모델링하는 것까지 허용했다. 광장이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용을 위해 비워져 있어야 한다면 제일 먼저 이 천막부터 치워야 한다.

    세계 주요 국가 중에는 그 나라의 상징이 될 만한 광장이나 건물마다 대형 국기 게양대를 설치하고 1년 내내 국기를 게양하는 나라가 많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도 있는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을 상징할 만한 장소다. 여기에 태극기를 올리는 것을 문제 삼는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과거 민노당·통진당은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했었다. 서울시 심의위가 앞뒤 안 맞는 주장으로 국기 게양대 설치를 계속 반대한다면 '이용 불편'은 핑계이고 실제로는 태극기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