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정치, 외교.

北 지뢰 도발' 부상 河하사를 찾아온 탈북 청년들

화이트보스 2015. 9. 24. 11:26

北 지뢰 도발' 부상 河하사를 찾아온 탈북 청년들

입력 : 2015.09.24 03:00

바자회 통해 모은 500만원, 치료비에 보태려 성금 전달
"의연한 모습에 北 겁먹을 것"

22일 오후 8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의 한 병실에 들어선 한 청년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병실 침대에 누워 있던 다른 청년이 답했다. "아닙니다. 절대 그런 생각 마십시오." 병실 한쪽에는 하사 계급장이 달린 군복이 걸려 있었다. 군복 왼쪽에는 '육군 1사단' 표지가, 가슴에는 비무장지대(DMZ) 부근 부대 군인들이 착용하는 '민정경찰' 표지가 붙어 있었다. 북한의 DMZ 목함지뢰 도발로 지난달 4일 전상(戰傷)을 입은 하재헌(21) 하사와 그를 찾은 탈북 청년 단체 '위드유(with-U)' 회원들이었다.

22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탈북 청년 단체 ‘위드유’ 회원들이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부상을 당한 하재헌 하사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22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탈북 청년 단체 ‘위드유’ 회원들이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부상을 당한 하재헌 하사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고운호 객원기자

위드유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 청년들이 2010년 만들었다.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지난달 10일, 강원철(33) 위드유 기획팀장은 두 번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사건 자체도 충격이었지만 인터넷 댓글을 보고 더 놀랐죠. 80~90퍼센트 네티즌들이 탈북자들을 싸잡아 욕하고 있더라고요. 우리도 분단의 피해자인데…."

위드유 회원들은 "억울하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땅에 뿌리내리기로 마음먹은 만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함께 아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했다. 때마침 위드유 회원들이 모아 둔 돈이 있었다. 바자를 열어 탈북 대학생 70여 명과 함께 3일 밤낮으로 일해 모은 돈 500만원이었다. 이달 초 하 하사가 자비(自費)로 치료비를 내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자, 위드유 회원들은 모아둔 돈 전부를 하 하사에게 전달하기로 뜻을 모았다.

무거웠던 분위기는 곧 밝아졌다. 하 하사는 "혹시 DMZ를 건너서 온 분도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물론이죠, 바닷가를 통해 들어온 사람도 있습니다"고 답하자 "우와 신기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밝게 지내는 하 하사의 모습에 위드유 회원 김영호(31)씨는 "북한이 하 하사가 이렇게 의연히 지내는 모습을 보면 겁먹을 것"이라고 했다. 하 하사의 어머니는 탈북청년들에게 "젊은이들의 정성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위드유 회원들은 "하 하사가 다시 군복을 입고 철책선에 서는 게 가장 큰 보답"이라고 답했다. 하 하사의 어머니가 군복을 보며 "재헌이는 꼭 다시 군으로 갈 거예요"라고 하자, 옆에 누운 하 하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