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村으로 Turn… 귀농ㆍ귀어ㆍ귀촌 성공하기

화이트보스 2016. 7. 15. 16:04



村으로 Turn… 귀농ㆍ귀어ㆍ귀촌 성공하기
● '스마트팜' 귀농 성공기를 듣다 새싹삼 재배 윤희네 농장 대표 박윤희씨
땀흘리는 삽질은 없다… ICT 융합농법 미래농업 대안
새로운 웰빙채소 인삼쌈채
6년근삼보다 사포닌 10배
입력시간 : 2016. 07.15. 00:00



박윤희 대표가 포장에서 새싹삼의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2시 장성군 황룡면 신호리 박윤희씨(53)가 운영하는 윤희네 농장을 찾아 가는길.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 무더웠다.

새싹삼(蔘)이 크고 있는 포장안에 들어서니 서늘함이 얼굴에 닿았다. 비닐하우스내 온도를 섭씨 25도로 항상 유지해주고 있어서였다.

뙤약볕 아래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쪼그려앉아 밭을 맬때 숨이 턱턱 막히는 전통적 노동집약형 농사와는 사뭇 달랐다.

시쳇말로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마치 여름철 에어컨이 가동된 쾌적한 제조공장안과 진배 없었다. 실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다. '스마트팜(smart farmㆍ지능화 농장 )이라 불리는 박씨의 하우스 안에서는 화분처럼 생긴 용기 5000개 안에서 15만채(인삼 세는 단위)의 새싹삼이 자라고 있다.

박 대표가 귀농한 지 2년반만에 '전문여성 농업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도 스마트팜과 새싹삼이란 작목을 선택한 것이 주효했다.

새싹삼은 소비자들에게는 '인삼쌈채'로 알려졌다. 파종후 1년쯤 자란 묘삼(苗蔘)을 밭에서 캐내 입체용기에 옮겨심고 50일쯤 키운 것이 인삼쌈채다. 인삼은 주로 뿌리를 먹었지만 인삼쌈채는 뿌리는 물론 줄기와 잎까지 통째로 다 먹는다.

14개월된 인삼쌈채의 잎에는 6년근삼의 뿌리보다 8~10배나 많은 사포닌 성분을 함유해 몇년전부터 '새로운 웰빙채소'로, '농가의 새로운 소득 작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포닌은 면역력 증강효과가 있어 인삼쌈채는 주로 음식점에서 후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윤희네농자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인삼쌈채' 대신 '새싹삼'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박씨가 어감이 부드럽고 산뜻해 이렇게 이름을 붙였다한다.

그의 귀농 과정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녀는 광주에서 피잣집을 8년간 운영했다. 모든 일에는 부침이 있기 마련. 식구처럼 줄곧 배달일을 해왔던 아저씨가 병이 나 새 사람을 구하려했는데 여의치가 않자 이 일이 계속해야 할 것인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런 차에 남편이 업무적으로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서 인삼쌈채에 관한 정보를 듣게 됐다.

"인삼쌈채 시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 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피잣집 운영 8년 경력을 통해 사업성에 대한 직감이었던 것 같아요."

때마침 박씨의 셋째아들이 고교 진학을 앞두고 있어 그는 50년을 보낸 광주생활을 접기로 하고 장성을 귀농지로 선택했다. 쉰 즈음에 도시자영업자에서 농업인의 삶을 살기로 마음먹고 인생을 '턴(Turn)'한 셈이다.

박씨의 남편은 농작물연구기관 연구사였고 그녀에게 귀농을 권유한 사람은 장성에서 가장 먼저 인삼쌈채를 재배하고 있던 선진 농업인이었다.

결단을 내린 뒤 바로 실행에 옮겼다. 2013년 6월 인삼쌈채 이야기를 처음 들었고, 9월에 땅을 구입하고, 12월에 비닐하우스를 완공했다. 이듬해 2월 첫 수확을 거뒀고 이것도 설날 선물용으로 판매했다.

"포장에서 매순간 커가는 새싹삼을 지켜볼때 마치 자식들처럼 여겨져요. 예뻐 죽겠어요. 상품을 판다는 면에서 같지만 피잣집 운영할 때와는 비교할수 없는 뿌듯함, 돈의 가치만으로 채울수 없는 만족감을 얻는 것 같아요. 이것이 생명산업의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올해로 3년차밖에 되지 않은 초보농부이지만 농업의 매력에 빠진듯 보였다.

이런 즐거움 뒤에는 기본으로 어려움도 따랐다. 우선은 마을주민들과의 동화가 쉽지 않았다. 비닐하우스 농장을 지을때 경계석이 도로쪽으로 너무 많이 들어왔다거나 마을 도로에 차량을 주차할때도 자신의 담벽이 무너질수 있으니 자신의 집 근처에 하지말라고 마을주민들의 지청구를 들어야 했다.

초기 투자도 예상을 뛰어넘었다. 집을 판 돈으로 땅 800평을 사고 묘삼을 구입하고 보니 바닥이 났다. 장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시설자금 2억원을 연리 3%로 융자받아 15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지었다.

이래저래 5억원이 들어갔다. 대출이자는 부담이 됐으나 농업기술센터 귀농인 창업지원자금을 지원받아 해결할 수 있었다. 전남지역 대부분 지자체의 경우 농기센터에 귀농귀촌담당부서가 설치돼 상담 및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창업 첫해 박씨는 경험부족에 따른 쓴맛을 피해갈 수 없었다. 5000만~6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묘삼을 구입해 포장 화분형 용기에 옮겨심은 삼들이 제대로 크지 않은 것이다. 몇개월만에 화분의 토양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박씨는 2014년 매출 1억2000만원에 순수익 5000만원을 얻었다. 작년 매출은 1억8000만원, 올해는 2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박씨는 "귀농 당시만 해도 새싹삼 재배농가가 적었지만 최근 들어 후발주자들이 공급 가격을 낮춰 경쟁하는 바람에 시세가 떨어져 재미가 덜해졌다"고 귀띔했다. 15~17㎝ 크기의 새싹삼 100뿌리 가격은 작년 4만원이었는데 올해는 3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

가격 하락이 조금 걱정이 된다고 말했지만 그의 얼굴에 웃음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우려 수준은 아닌듯 보였다.

여기에는 그만의 대비와 자신감이 있었던 탓이다. 중국 수출을 통해 어려움을 타개한다는 구상이었다.

박씨는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식품박람회에 참가해 새쌈삼을 중국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에 선보여 호응을 얻었고, 적은 양이지만 바이어로부터 오더도 받은 만큼 중국 수출 전망이 높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를 위해 화분재배 이외 순수수경재배를 통해 새싹삼을 시험재배해 성공을 거둔 상황이다. 수경재배법은 중국 수출을 위해 시도한 것. 수출을 위해서는 흙세척이 필수인데 새싹삼은 물기를 닿으면 잎이 시든다. 신선도 유지가 생명인데 이는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물에서 재배하면 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초고속으로 귀농 성공을 이룬 배경이 궁금해 물어보니 전남대 원예학과를 졸업한 학사농군이었다. 실제가 아닌 이론적인 농사는 어느 정도 숙지해놓은 상태였던 셈이다.

박 대표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예비귀농인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첫째,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 것이 싫은 사람은 귀농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큰다는 옛말을 하려는 듯했다.

둘째, 자신이 좋아할 수 있는 작목을 선정하되, 선정했으면 그 작목으로 일정부분 성공을 거둔 농가가 있는 곳으로 귀농해야 실패확률을 줄일수 있다고 했다. 선진 농가를 롤모델로 삼아서 노하우와 경험을 배우고 같은 작목반에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 이미 안정된 재배법과 판로가 확보된 때문이다.

셋째, 귀농하기전에 해당 지자체 귀농귀촌담당부서 공무원과 심도있는 상담이 필요하다. 집이나 시설 건립시 각종 정책자금 이용에 차이가 있는 만큼 사전 상담을 통해 지원 내용을 파악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글ㆍ사진=이기수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온도ㆍ습도ㆍ환기… 생육 환경 인터넷ㆍ모바일 자동 제어
스마트팜

윤희네농장은 '스마트팜(smart farmㆍ지능화 농장 )'이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를 비닐하우스ㆍ축사ㆍ과수원 등에 접목해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원격ㆍ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 환경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농장을 말한다. 온도, 습도, 환기(바람), 햇빛 등 작물 성장 환경을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조절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미리 설정한 최적의 환경 조건에서 벗어날 경우는 자동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경고음이 울리게 되어 있어 손쉽게 원격조절이 가능하다.

노동력ㆍ에너지소비 ㆍ양분(퇴비 또는 비료 등 )등을 기존 관리방식보다 덜 투입하고도 생산성과 품 질향상이 가능한 최첨단 농업기술이 적용된 농장이다.

특히 스마트팜은 주로 시설원예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 농법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도가 2008년부터 자체적으로 추진해 누적 스파트팜은 210농가 202ha에 이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분야 신성장동력 확보차원에서 지난해 10월 스마트팜 확산대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와 한전도 지난 6월 협약을 맺고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팜 모델 공동개발을 위한 실증연구에 들어갔다. 홍성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