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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메카 전남 ]“아직도 제주도나 동남아로 골프투어 떠나십니까”

화이트보스 2008. 12. 31. 09:53

[골프 메카 전남 ]“아직도 제주도나 동남아로 골프투어 떠나십니까”
‘사계절 골프 천국’ 남도서 환상의 굿샷을…
저렴한 그린피·따뜻한 기후로 겨울내내 라운딩
전국 골퍼들로 연일 북적…전라도 음식·情 넘쳐
     입력시간 : 2008. 12.31. 00:00


저렴한 그린피·따뜻한 기후·환상적인 코스 등으로 남도가 ‘골프천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지난해 선정한 ‘전국 10대 퍼블릭 코스’ 가운데 非수도권 1위를 차지한 레이크힐스 순천CC 골프장. 순천/기경범 기자 kgb@namdonews.com
경기 광주에 살고 있는 회사원 박한진(41)씨는 연휴땐 종종 전남지역 골프장을 찾는다. 회사 동료나 선·후배들과 팀을 이뤄 1박 2일 일정으로 라운딩을 즐긴다. 박씨는 골프장마다 색 다른 분위기를 잊을 수 없어 올해도 연휴가 기다려진다.
라운딩을 마치고 먹은 무안 세발낙지와 석화물회의 맛은 아직도 군침을 삼키게 한다. 너무 너무 맛이 좋아 세발낙지 1접(20마리)을 사서 집으로 가져갔다. 낙지값 6만원은 ‘60만원의 효과’를 나타냈다. 가족들이 평생 먹어보지 못한 원조 세발낙지의 맛에 반했기 때문이다.

세발낙지 맛 못잊어

회사 간부인 구태원(51·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씨도 전남지역 골프장 예찬론자다. 서울이나 수도권 라운딩 비용에다 몇 푼만 더하면 1박 2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골프장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거의 비슷비슷한 수도권 일대 골프장 분위기와 다른 남도의 멋과 맛에다 여행의 맛까지 덤으로 즐기고 나면 힘이 절로 솟는다. 그는 “앞으론 비싼 경비들여 제주도나 동남아로 골프투어를 떠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할 정도로 남도 골프장에 애착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남도가 ‘사계절 골프 천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폭설이나 폭우 등 천재지변을 제외하곤 연중 문을 열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에도 온화한 기후 속에 저렴한 그린피로 골프를 즐길 수 있어 외지 골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페블비치’

지난해 10월말 현재 전남도내 골프장은 회원제와 대중제를 포함해 모두 18곳이 운영 중이다. 또 13곳이 공사를 하고 있으며 10곳은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게다가 18홀 거의 모든 코스가 바다와 인접한 ‘시사이드(Sea-Side) 골프장’으로 ‘한국의 페블비치’를 꿈꾸는 해남 화원 파인비치CC도 올해 오픈할 예정이어서 골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현재 전남도내에서 운영 중인 18곳의 골프장은 회원제 189홀과 대중제 204홀 등 모두 393홀을 가동 중이다. 22개 시·군 가운데 절반인 11개 시·군이 골프장을 보유, 선택의 폭도 그만큼 넓다. 이 가운데 순천 4곳과 화순 3곳 등 광주 인근과 동부권 중심지에 골프장이 몰려 있다.
전남 골프장이 사랑받고 있는 것은 한 곳에서 회원제와 퍼블릭 코스를 동시에 밟을 수 있다는 점이다. 순천의 파인힐스CC(회원 18홀·퍼블릭 9홀)와 레이크힐스 순천CC(회원 18홀·퍼블릭 18홀), 나주의 골드레이크CC(회원 18홀·퍼블릭 18홀) 등이 회원제와 퍼블릭 코스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또 무안CC의 경우 무려 54홀에 이르는 퍼블릭 코스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대중제 골프장도 회원제 못지 않는 시설과 저마다 독특한 경관 등을 갖춰 골퍼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국의 페블비치’를 꿈꾸며 올해 개장 예정인 해남 화원 파인비치CC 전경.

전국 10대 코스 3곳

실제로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한국 10대 퍼블릭 코스’를 선정해 보니 레이크힐스 순천CC가 총점 72점.550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수도권인 경기 포천의 베어크리크 베어(36홀·총점 73.636점)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레이크힐스 순천CC는 코스 관리, 심미성, 시설에서 각각 최고 점수를 받아 비수도권 골프장으로는 최고 순위 영예를 안았다.
나주의 골드레이크CC가 총점 65.893점으로 7위를, 영암의 아크로CC코스가 총점 62.600점으로 10위에 각각 랭크됐다.
이들 3곳의 골프장이 한국의 10대 퍼블릭 코스로 선정된 것은 전남이 골프메카로 자리잡고 있음을 전국에 알린 셈이다.

그린피 수도권 절반

골프장 관련 세법 개정으로 지방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 인하 등에 따라 수도권보다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 것도 전남 골프장을 찾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수도권의 경우 주말이나 휴일에 22만∼23만원의 그린피를 주고 라운딩을 해야 하지만 전남에서는 절반 가량으로 골프를 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일엔 그린피 ‘10만원 이하 시대’가 열려 주중 골퍼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남의 온화한 체감기후와 맑은 공기 등 천혜의 자연조건 등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산과 섬이 많아 북서풍과 해풍을 막아주는 바람에 제주도보다 체감온도가 높아 겨울내내 라운딩이 가능한 것이다.
정갈스런 남도 음식 맛과 푸짐한 정(情)도 골퍼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전남지역 어느 골프장을 가도 주변에 맛깔스런 먹거리가 많아 라운딩하는 즐거움보다 먹는 즐거움이 더 크다는 골퍼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공항·KTX, 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 확충으로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진 접근성도 ‘전남 골프 천국’ 조성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홀당 이용 증가율 최고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전남지역 골프장 이용객은 모두 142만명으로 전년도(115만4천명)에 비해 23.1%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홀당 이용객의 경우 5천89명으로 18% 증가율로 전국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는 ‘대한민국 레저의 중심은 골프산업’이란 슬로건 아래 친절 마케팅, 특색있는 골프장 조성, 친환경 먹거리 제공, 광주·전남지역 호텔과 연계한 패키기 상품 개발 등을 통해 골퍼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도는 이를 위해 ▲관광문화와 연계한 테마별 골프패키지 상품 개발 ▲전국 규모 이상 이벤트 골프대회 유치 ▲주민참여형 친환경적 골프장 조성 ▲남도적인 내음이 풍기는 특색있는 골프장 조성 ▲골프장과 레저시설을 겸한 테마랜드 조성 등에 나설 계획이다.
장태기 전남도 스포츠산업과장은 “도내 회원제 골프장 세금감면에 따른 그린피 인하 등에 힘입어 전남을 찾는 골퍼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골프장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주민 소득 증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정용 레이크힐스 순천CC사장도 “앞으로 항공사와 연계한 고급상품 도입, 주중·비수기 이용객 확대 방안 마련 등을 통해 전남도민과 골프장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치남 기자 ocn@namdonews.com        오치남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