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기행/토속주

술도가 주인장 김견식씨

화이트보스 2009. 2. 11. 15:18

[전라도토속주재발견] 술도가 주인장 김견식씨


 


[전라도토속주재발견] 술도가 주인장 김견식씨





50여년 역사의 술도가 ‘병영주조장’. 김견식 대표는 술도가의 산증인이다.

장흥군 부산면이 고향인 그는 이 곳으로 옮겨와 술도가 일을 배웠다. 김씨가 술도가를 인수한 것은 지난 90년께. 탁주 또한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공장도 어려움을 겪자 20여년전 그가 직접 주조장을 인수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당시 술도가는 막걸리만 생산했었다”면서 “겨우 인건비나 건질 정도로 쇠락하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당시 어려웠지만 35년을 해 온 일이라 과감하게 술도가를 인수했다”는 김씨는 “농촌에서 오히려 막걸리를 외면하고 있다. 그래서 청주, 사또주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과거 탁주와 소주를 만들었던 전통 방식에 한약재 등을 첨가시켜 나름대로 우리술을 찾아 나선 것. 술도가 사무실은 김씨의 연구·실험실이다. 술 개발, 병 디자인 등을 고민한다.

막걸리, 동동주, 청주 등을 빚던 술도가는 2000년 1월부터 청세주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된다. 그렇지만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브랜드 ‘청세주’를 출시하자마자 J사와 상표권을 둘러싼 소송에 휘말렸다. 김씨는 “J사의 ‘천세학’이라는 브랜드와 혼돈된다는 이유였다”면서 “2년간에 걸친 소송 끝에 겨우 사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청세주를 직접 들고 발로 뛰며 판매에 나섰다. 그는 “처음에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냉담해 방치되다시피 했다. 손해도 많이 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렇지만 더 큰 어려움은 주세(酒稅). 그는 “술에 대한 세금 뿐만 아니라 용기, 포장 등 모든 원가를 반영해 주세가 결정되므로 그만큼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면서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우리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씨는 술도가들은 휴업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며 안타까워했다. 마침 지난 9일 병영주조장에서 인근 지역 술도가 사장들의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농촌들녘에서도 막걸리를 외면하고, 외지 술들이 마구 몰려들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강승이 기자 pinetree@namdo.com

[ 기사 목록으로 ]     [ 프린트 서비스 ]      [ 메일로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