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은 북한군 창건일이다. 북한은 정권을 수립하기도 전에 군대부터 창설했다. 정권수립의 목적이 남조선 혁명이었기 때문이다. 1978년 이전에는 군 창건일을 2월 8일로 정했으나 이른바 김일성이 ‘반일 인민유격대 결성일’이라고 주장하는 1978년 4월 25일로 변경했다. 김일성의 항일 무장투쟁을 부각시켜 “조선의 혁명이 김일성에 의해 주도됐다”고 강변하고 싶은, 일종의 역사왜곡인 셈이다.
1997년부터 이틀간 휴무
북한에서는 일년 중 가장 행사가 많고 주민 동원이 빈번한 시기가 2월 16일 김정일 생일행사부터 4월 25일 북한군 창건일까지다. 북한의 주요 행사는 대부분 이 시기에 몰려 있다. ‘민족 최대의 명절’로 불리는 김일성·김정일 생일, 국제기념일인 ‘국제부녀절(3월 8일)’, 국가적 명절인 ‘북한군 창건일’ 등이다.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입장에서 행사가 잦은 4월은 ‘잔인한 계절’일 뿐이다.
김일성 생일행사가 끝나면 바로 북한군 창건 기념일 행사준비로 이어지고, 김정일의 ‘선군정치’ 정당성에 대한 선전이 강화된다. 김정일이 최근 한 달여간의 침묵을 깨고 연일 군부대 시찰을 이어가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김정일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중국대사관 방문과 국립교향악단 공연 관람 등 단 두 차례만 공개 활동에 나섰지만, 4월 들어 지금까지 여섯 차례에 걸친 공개 활동을 했는데 모두 군부대 시찰일 만큼 군부 다독이기에 열성이다.
그는 군부대를 방문해 “인민군대는 ‘훈련도 학습도 생활도 항일 유격대식으로’라는 당의 구호를 철저히 구현해 훈련으로 밤을 밝히고 새 날을 맞는 혁명적 훈련 기풍을 확립한 결과 백전백승의 혁명무력으로 자라날 수 있었다”면서 “위대한 일심단결의 전통과 역사를 빛내며 그 위력을 떨쳐가고 있는 무적의 강군이 있기에 우리 혁명 위업은 필승불패”라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군대에서의 중대 역할을 높일 것을 주문하면서 “중대의 전투력을 일층 강화하는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중앙통신은 밝혔다.1997년부터 북한군 창건일은 ‘국가적 명절’로 이틀간 휴무다. 창건일 행사는 열병식과 군악 연주, 각급 부대의 시가행진, 예포 발사, 평양시민 환영 등의 형식을 갖춘다.
대규모로 진행되는 열병행사는 정주년(꺾어지는 해, 5·10년 주기)에 주로 실시하며, 다른 해에는 소규모로 축하행사만 한다. 올해는 창군 76주년으로 정주년 다음 해이므로 핵문제에 대한 북미 합의로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무력시위와 같은 대대적인 행사는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열병식·연주·시가행진등 행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군 창건행사를 통해 핵을 보유한 군사강국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한편, 그 중심에 ‘탁월한 영도력(?)’을 가진 김정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군과 주민들의 충성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북한은 군 창건일 이전인 김일성 생일 때에 장성급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군 장성 승진인사는 군 우대정책의 일환으로 선군정치를 강화하고 군에 의한 체제수호 의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인 것이다.예년의 북한군 창건 행사 시에는 반미대결과 내부단결을 독려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으나, 올해는 대미 비난보다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 국면의 책임을 전가하는 대남 강경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북한군의 움직임에 어느 때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