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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김일성 생일

화이트보스 2009. 4. 24. 19:58

<58>김일성 생일
지상 최대 인권불모지로 전락

4월 15일은 죽은 김일성의 96회 생일이다. 북한은 김일성이 태어난 날을 ‘태양절’이라 해 민족 최대의 명절로 기념한다. “인류역사의 한 시점에 위대한 인물이 태어나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고 민족의 미래를 밝게 비추는 태양과 같은 존재가 태어난 날”이라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김일성을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로 받들고 있다. 한마디로 4월 15일에 김일성이 태어나지 않았다면 “오늘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태양처럼 숭배받았던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 김일성은 권력을 아들에게까지 세습하고도 먹는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해 북한을 아사자가 속출하는 세계 최빈국으로, 지상 최대의 인권 불모지로 전락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이 시작되면 평양시 전체는 김일성 생일행사 준비로 분주해진다. 기본적으로 예술 공연을 비롯해 김일성화 축전, 영화제, 만경대상 체육경기대회, 횃불행진, 경축무도회 등 국가적인 여러 행사가 벌어진다. 가정과 학교는 물론 직장에서도 주민들이 총동원돼 거리를 청소하고 지역에 따라 건물 도색과 도로를 정비하며, 4월 15일에 맞춰 꽃이 피도록 꽃 모종 이식 작업도 실시한다.

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소위 ‘영생탑’ 주변의 화단정리와 조경·도색작업에 공을 들인다.생일날 아침 주민들은 김일성 동상이나 선전용 유화작품 앞에 단위별로 준비한 생화 등 꽃바구니를 올려놓고 절을 한다. 이때 개인이 바치는 생화나 꽃바구니의 크고 화려함 정도에 따라 표창장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날 북한의 노동신문을 비롯한 모든 언론과 당·정·군 고위 간부들은 생일기념 중앙보고대회를 개최, 김일성의 ‘유훈’을 이어받은 김정일의 업적과 노고를 집중 부각시키고 충성맹세를 다짐한다. 청년중앙회관에서는 모범 청년단체와 학생에게 ‘김일성 청년영예상’ ‘김일성 소년영예대상’ 수여식이 열렸고, 각 지역의 우수기관·단체와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에는 ‘3대혁명 붉은 기’가 수여된다.

생일행사 참석차 평양을 방문한 외국 인사들은 김일성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고,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들은 북한정권과의 친분 정도에 따라 생일 축하연회를 열기도 한다. 한편 북한 주민에게는 김일성 생일이 되면 필요한 식료품과 생필품을 특별 공급받고, 이틀간(15∼16일) 연휴를 얻게 되므로 기다려지는 날이기도 하다.

이번 김일성 생일행사 중 특징적인 것은 1982년부터 해외 예술인들을 초청해 치러 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을 올해부터는 격년제로 개최한다는 것이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제1차 태양절기념 전국예술축전’(4. 10∼18) 개최소식을 전하면서, 이 축전을 “2년 주기로 정례화해 기존의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과 번갈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북한이 국제대회로 매년 개최한 생일축전이 실속 없고 과다하게 외화를 낭비했다는 자체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금까지 생일행사에 동원된 해외 예술단의 모든 비용을 북한 문화성이 부담해 왔다. 격년제로 국제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외화 부담을 줄이려는 북한 당국의 고육지책인 셈이다.북한이 ‘태양절’이라고 주장하는 김일성의 생일축제가 진행되는 지금 이 시각에도 북한 주민들은 소위 ‘지상천국’을 탈출하기 위해 목숨 걸고 국경을 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