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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북한군 동계(전투정치)훈련―2008년 진행상황

화이트보스 2009. 4. 24. 20:01

<55>북한군 동계(전투정치)훈련―2008년 진행상황
공군·기갑부대훈련 예년보다 대폭 증가

북한군은 해마다 12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등화관제훈련을 시작으로 다음해 4월 말까지 대규모 동계(전투정치)훈련을 실시한다. 인민반별로는 등화관제훈련과 함께 주민대피훈련이 진행된다. 주민들은 식량을 가지고 거주지로부터 20∼30리 밖으로 벗어나 하룻밤을 자고 돌아와야 한다. 탈북자들은 온기가 전혀 없는 진지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은 상당한 고역이었다고 증언했다.

북한이 이러한 대규모 군·민 합동훈련을 겨울에 실시하는 것은 ‘혹독한 추위라는 최악의 조건에서 적과 대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주민들에게 강조해 왔다. 용어 그대로 군국주의적 병영국가인 셈이다.2007년 12월 1일부터 시작된 동계훈련은 훈련지침이 하달되지 않았고 등화관제훈련도 실시하지 않아 주민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군부대들도 12월부터 소규모 훈련만 실시했다.

그러다가 한 달 늦은 2008년 1월 중순부터 본격 훈련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국경 도시인 함경북도 회령시의 경우 새벽 3시를 기점으로 주민들과 노농적위대·교도대·붉은청년근위대원들에게 비상소집령이 하달되고 전투준비태세와 전시 비상용품 검열에 들어갔다. 검열 후 교도대는 진지 점령훈련을, 노농적위대는 수색훈련에 돌입했다. 훈련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훈련 강도는 예년보다 훨씬 강화됐다고 한다.

최근의 북한군 동계훈련에서 주목할 점은 공군과 기갑부대 훈련을 예년보다 대폭 증가시켰다는 것이다. 북한 공군은 2005년 이후 실시하지 않았던 전방 기지로의 전투기 전개훈련을 지난달에만 3차례나 실시했다. 특히 1995년 이후 13년 만에 전투기의 일일 출격 횟수만으로는 단기간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평시에는 연료부족으로 비행연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북한 공군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기습 전력의 핵심인 기계화부대도 과거 포사격 중심의 소극적 훈련에서 대량의 값비싼 연료를 소모하며 전차 기동훈련과 포사격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지상군은 휴전선 일대에 배치된 4개 전연(전방)군단을 중심으로 혹한의 날씨 속에서도 장거리 산악행군을 실시했다. 한편 그동안 소규모로 참가했던 미사일부대가 이번에는 대대급 규모로 참가해 미사일 조작과 지휘소연습(CPX) 등을 확대 실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부대들이 보유한 장비는 사거리가 각각 500㎞·1300㎞ 안팎인 스커드와 노동미사일로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이 외에도 북한군은 전후방 군단에 수개의 경보병 여단을 경보병 사단으로 증편했다. 또 2개의 기계화 군단 예하 기계화 보병여단을 ‘도하기계화보병여단’으로 재편하면서 방사포 200문을 증가하는 등 화력지원 능력을 보강했다. 그리고 신속한 도강(渡江) 능력 확보를 위해 다수의 도하장비도 기계화부대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군이 심각한 경제난과 열악한 연료난에도 불구하고 전투력 증강은 물론 이처럼 기습공격에 중점을 둔 대규모의 동계훈련을 실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추측건대 한미 합동 ‘키 리졸브’(Key Resolve)연습에 대한 대응, 군부 중심의 체제 내부 결속 도모,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과 대북 상호주의 추진에 대한 경고와 불안감,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무력시위,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미 메시지 등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윤규식 정치학박사 육군종합행정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