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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이 '표 떨어진다'며 말려도… 호남 간다는 문재인

화이트보스 2016. 4. 4. 13:35



김종인이 '표 떨어진다'며 말려도… 호남 간다는 문재인

입력 : 2016.04.04 03:11 | 수정 : 2016.04.04 06:58

[총선 D-9]

金 "호남 反文정서 알지 않나… 文, 도움된다고 생각하면 착각"
文 "난 호남민심이 그렇다고 생각 안해… 지지층 함께 끌어내야"
그동안 金 '자중 요구' 듣던 文, 호남行엔 제 목소리 내며 충돌

- 더민주 '문재인 재등장'에 贊反
"일반 野 지지층 결집엔 플러스" "수도권의 호남 유권자까지 반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는 3일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원 유세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김 대표가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해도 침묵하며 김 대표 뜻에 따랐지만, 이번에는 호남 유세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야당 관계자는 "두 사람의 협력 관계에는 변화가 없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대주주(大株主)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유세와 관련해 "검토하는 건 자유지만… 모르겠다"며 "광주 출마자들이 요청하면 올 수도 있겠지만, 현 상황으로 봤을 때 과연 요청할 사람이 있겠느냐 하는 것에 회의적"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제주 기자간담회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한) 광주 반감(反感)을 우려해서냐'는 질문에 "(기자들이) 광주 가서 분위기를 봤으면 나한테 안 물어봐도 알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2일 광주에서 문 전 대표의 수도권 유세와 관련해 "그러고 다니니까 호남 민심이 더 나빠진다.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는 "우리 당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이 총동원돼야 한다"며 김 대표의 '자중 요구'를 거부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중·성동을 지원 유세에서 "김종인 대표께서 우리 당을 안정시키고 확장하는 것은 잘해주고 계신다"며 "그러나 지금 선거는 그것만으로 이길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지지층들을 함께 끌어내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표 측은 "호남을 일부러 피해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가발과 어묵 - 김종인(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방화 근린공원에서 파란 가발을 쓰고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가발은 눈에 띄는 유세를 위해 현장의 젊은 지지자가 김 대표에게 씌워준 것이다. 문재인(오른쪽) 전 대표도 이날 서울 남성시장에서 어묵을 먹으며 지원 유세에 나섰다. 두 사람은 이날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원 유세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가발과 어묵 - 김종인(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방화 근린공원에서 파란 가발을 쓰고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가발은 눈에 띄는 유세를 위해 현장의 젊은 지지자가 김 대표에게 씌워준 것이다. 문재인(오른쪽) 전 대표도 이날 서울 남성시장에서 어묵을 먹으며 지원 유세에 나섰다. 두 사람은 이날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원 유세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성형주 기자 ·연합뉴스
김종인 대표가 '문재인 자중론'을 꺼낸 것은 문 전 대표가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호남 유권자들의 '반(反)문재인 정서'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더민주는 호남 지역구 28곳 중 8곳에서만 우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광주의 반문재인 정서는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문 전 대표가 사죄의 '3보 1배'라도 하라는 지역 여론까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호남 유세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호남에 언제 갈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호남 유세를 특별히 다르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호남 민심이 그렇다고 생각 안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제가 선거 운동 지원을 다니면 좋지 않다는 것은 저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총선 기간 문 전 대표가 호남을 안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선 후보로서 본인이 결정해야 하는데, 우리가 먼저 (호남 유세를) 요구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표의 '재등장'에 대해선 찬반 양론이 혼재하고 있다. 문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면서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의 호남 지지층까지 흔들린다는 비판이 있다. 서울의 더민주 초선 의원은 "국민의당 후보가 인물 경쟁력과 무관하게 적게는 5%, 많게는 10%까지 가져가고 있다"며 "호남 향우회 관계자들은 대놓고 '우리가 국민의당에 추천한 후보'라고 말한다. 반문(反文) 정서에 따른 호남 이탈표 같다"고 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야권 지지층을 결집해 수도권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반론도 힘을 얻고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문 전 대표의 총선 유세는 일반 수도권 유권자와 친노(親盧) 지지층 결집에는 플러스이지만 호남의 반문 정서 측면에서는 마이너스"라며 "당이 '문재인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광주 북갑에 출마한 더민주 정준호 후보는 이날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 포기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본인의 선거용 발언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인물 정보]
문재인 "호남 민심 그렇다고 생각 않는다"
[인물 정보]
김종인 "광주 가서 분위기를 봤으면..."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